부모의 양육행동

자녀는 출생 순간부터 부모로부터 끊임없는 보호와 양육을 받는다. 일반적으로 수유, 기저귀 갈기, 잠재우기, 놀아 주기 등 자녀의 신체적 보호에서 시작하여, 사회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규범이나 규칙을 내면화시키는 방향으로 발전한다. 부모의 양육행동은 자녀가 소속된 사회의 구성원으로 참여하는 데 요구되는 지식, 기술, 특성을 습득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양육행동이란 자녀가 올바르게 성장하도록 물리적, 심리적 측면에서 도움을 제공하고 보살펴 주는 일련의 활동을 의미한다. 사회적으로 수용될 수 없는 잘못된 행동을 수정하거나 자녀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함양하도록 요구하는 행동, 부모의 권위에 순종하도록 요구하는 행동등이 포함된다.

■ 부모의 양육행동 유형

부모의 양육행동은 다양한 방식으로 수행되지만 보편적인 공통성이 존재하는데, 이를 일반적인 양육행동 유형으로 설명할 수 있다. 대표적인 양육행동 유형을 통해 자녀의 건강한 성장과 발달에 도움이 되는 양육행동과 그렇지 못한 양육행동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1) 쉐퍼의 양육행동

쉐퍼는 신생아부터 초기 청년기에 이르기까지 30여 년의 종단 기록에 근거하여 부모의 양육행동을 애정-거부, 자율-통제 두 개의 축으로 분류하였다(Schaefer, 1959). 먼저 애정-거부 차원에서 '애정'은 칭찬, 애정표현, 요구에 대한 민감한 반응 등이 포함되며 '거부'는 애정과 상반되는 행동이 포함된다. 애정적인 유형의 부모는 자녀에 대해 긍정적, 수용적, 애정적, 평등주의적 태도를 보인다. 반면, 거부적인 유형의 보므는 자녀를 무시하고 거부하거나 벌을 주는 성향을 보인다. 부모의 양육행동 중 애정은 자녀의 사려성, 이타심, 부모에 대한 애착, 책임감 발달 등 긍정적 영향을 미쳤지만, 거부는 자녀의 공격적 행동 발달과 같은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자율-통제 차원은 애정-거부 차원이 자녀의 발달에 미치는 영향력만큼 명백하게 나타나지는 않았다. 이는 부모의 통제를 측정하는 데 연구자 간 차이를 보였기 때문으로 설명된다. 자율-통제 차원에서 '자율'은 허용적인 태도를 말하며, '통제'는 자유를 얼마나 많이 제한하는가, 또는 부모가 자녀에게 성숙한 행동을 얼마나 많이 요구하는가로 측정되었다. 따라서 부모의 통제를 자녀행동의 제한이나 간섭으로 정의한다면, 통제는 자녀의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다. 반면, 부모의 통제를 자녀에게 성숙한 행동을 요구하는 것으로 정의한다면, 통제는 자녀의 협동성, 이타심, 친절, 자기통제 등과 같은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녀의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자율-통제 차원의 영향력은 부모의 애정-거부 차원의 위치 정도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예를 들어, 부모가 엄격하면서 자율적이라 하더라도 애정적이면 아동은 긍정적 방향으로 성장, 발달할 수 있다. 그러나 정서적 불안행동을 나타낼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부모가 자녀에게 자율적인 동시에 거부적이라면 자녀는 공격적 행동을 발달시킨다.

애정-거부, 자율-통제 두 가지 축으로 유형화된 양육행동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애정-자율적 태도

애정-자율적 태도는 애정적인 태도로 자녀에게 책임이 따르는 자유를 제공하며, 자녀로 하여금 행위의 결과를 인식하고 관심을 가지게 하는 것이다. 자녀에게 새롭고 도전적인 과제를 제시하고, 문제해결을 통한 내면적 기쁨과 성취감을 느끼며 자신의 행동이 타인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애정-자유적 양육태도가 가장 바람직하다고 보았는데, 이는 부모가 자녀에게 애정을 가지고 인격적으로 존중하는 태도로서 자녀의 행동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최대한 인정한다. 이러한 환경에서 자란 자녀는 부모를 신뢰하며 다른 사람을 사랑할 줄 알고 관용적으로 대한다. 또한 자신의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며 우호적인 대인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2) 애정-통제적 태도

애정-통제적 태도는 애정은 있으나 자녀의 행동을 통제하려는 태도로, 애정을 가지고 있으면서 동시에 자녀의 행동에 간섭과 통제를 보이는 태도를 말한다. 이런 양육태도의 부모는 자녀의 발달단계를 고려하지 않고 자녀의 행동을 일괄적으로 통제하고자 한다. 특히 인지발달에 집착하여 학교성적에 관심을 많이 두고 자녀의 학습성취 여부에 따라 애정수준과 통제수준을 조율한다. 이는 자녀의 학업성취도를 높일 수는 있지만, 의존적이며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고자 하는 자신감을 떨어뜨린다. 케이건과 모스(Kagan & Moss, 1962)에 의하면 애정적이면서 자율성을 부여하는 가정에서 성장한 아동보다 애정적이고 통제적인 부모에게서 자란 아동이 더 의존적이고 사교성 · 창의성이 적은 편이며 다른 사람에 대해 적대감정을 품는 경향이 높다고 하였다. 한편 애정-통제적 태도의 부모는 심리적 통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주로 보이는 통제유형은 부모의 배척, 신체적 처벌, 위협, 강압적인 명령, 거부, 무관심, 자녀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는 태도 등인데, 이러한 태도는 자녀의 적대감과 공격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 실제로 부모의 양육태도 중 신체적 처벌 및 심리적 통제와 같은 행동은 아동의 공격행동을 유발시키는 요인으로 확인되었다(Perry, Kusel & Pessy, 91988).

(3) 거부-자율적 태도

거부-자율적 태도는 애정이 없는 상태로 자녀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지 못하고 양육을 귀찮게 생각한다. 자녀의 행동에 간섭하지 않고 제멋대로 행동하게끔 내버려두는 태도로, 자녀를 사랑하지도 않고 돌보지도 않으며, 마음대로 행동하게 하여 무관심, 방임, 태만, 냉담적인 태도로 자녀를 대한다. 이러한 환경에서 자란 자녀는 정서적으로 불안하고 소극적이며 사회적, 정서적으로 미성숙한 행동을 보인다. 또한 사회적 규범을 익힐 수 없으며 사회 부적응을 보이며, 자신의 행동을 적절히 통제하지 못해 반사회적인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다.

 

(4) 거부-통제적 태도

거부-통제적 태도는 자녀를 따뜻하게 대하지 않으며 잘못된 행동에 대해 쉽게 처벌하고 심리적인 억압을 가하는 것을 말한다. 부모는 자녀에게 관대하지 않으며 신체적, 언어적, 심리적 처벌을 가하는 권위적, 독재적, 거부적인 반응으로 상호작용한다. 이러한 환경에서 자란 자녀는 부정적인 자아정체감을 형성하기 쉽고 내면의 갈등과 사회성 부족으로 퇴행적 행동을 보인다. 부모에 대해서는 적대적이고 배타적인 감정을 가질 뿐만 아니라, 자기 감정에 대한 분노로 자학적인 성향을 보인다. 이들은 사회성이 부족하여 친구관계도 정상적으로 유지하지 못하는데, 정신질환을 보이는 아동의 부모에게서 이러한 태도가 관찰되었다(Higgins & McCabe, 2003). 엄격히 통제하는 방식으로 학대받은 영유아기의 경험은 성인이 되었을 때 내적 · 외적 · 성적(性的) 부적응행동 같은 정신병적 증상을 일으킬 수 있으며, 후일 자신의 자녀를 학대하는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았다.

 

■ 바움린드의 양육행동

바움린드는 통제를 제한적, 강압적 태도가 아니라 규칙을 준수하도록 요구하는 엄격한 훈육으로 정의한 후(Baumrind, 1967), 가정 안에서 이루어지는 부모와 자녀간 상호작용을 관찰하였다. 그리고 그 결과를 토대로 부모의 통제형태에 따라 양육행동을 독재적 또는 권위주의적 양육행동, 민주적 또는 권위 있는 양육행동, 허용적 양육행동으로 유형화하였다. 

 

(1) 독재적 또는 권위주의적 양육행동

독재적 또는 권위주의적 양육행동(authoritarian parrenting)은 절대적 기준이나 규칙에 따라 자녀의 행동을 통제하고 권위지향적인 훈육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태도를 지닌 부모는 자녀에게 무조건 복종하도록 요구하면서 자녀에 대한 반응은 거의 하지 않는다. 자녀를 복종시키기 위하여 신체적 처벌도 사용하며, 부모가 정한 규칙에 대한 설명은 하지 않는다. 권위주의적 부모는 자녀가 무엇을, 어떻게 언제 해야할지를 명령하고 힘을 사용한다. 자녀는 규칙을 왜 따라야 하는지 모르지만, 부모의 지시와 명령을 거역할 수 없다. 이러한 태도를 지닌 부모는 자녀와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며 전통, 일, 질서유지와 복종에 중요한 가치를 둔다. 자녀가 무조건 복종하기를 원하고, 자녀가 부모에게 말대꾸하거나 자기 의견을 표현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으며, 자녀의 개별성, 자립성, 자율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권위주의적 양육행동은 자유는 주어지지 않고 한계만 주어지는 지도방법(limits whitout freedom)으로, 닫힌 원으로 표현할 수 있다.

 

방종적 양육행동과 자녀의 발달특성

부모의 양육행동	자녀의 발달특성
- 규칙을 엄격히 강요 - 옳지 않은 행동에 대해 처벌 - 분노와 불쾌감을 보임 - 자녀의 욕구와 의견을 고려하지 않음 - 반대와 강압에 직면했을 때 규칙을 일방적으로 강요 - 가혹하고 처벌적인 훈육을 행사 - 자녀에 대한 애정과 동정심이 적고 양육에 융통성이 없음 - 자녀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공동활동을 계획하지 않음 - 자녀들이 무엇을, 어떻게, 언제 해야 할지를 명령 - 자녀의 욕구와 의견을 무시하고 부모의 의도만을 강요 - 자녀에게 매우 성숙된 행동을 요구	- 갈등을 많이 일으키고 화를 잘 냄 - 걱정이 많고 항상 긴장하고 불안 - 기분 변화가 심하고 불행하다고 느낌 - 수동적, 적대적이며 스트레스를 받기 쉬움 - 분명한 목적이 없음 - 스트레스에 취약 - 낮은 자아존중감, 자기비하가 많음 - 진취적, 자율적이지 못함 - 매사 자신감이 부족 - 죄책감, 열등감 - 공격적, 비우호적 행동을 하거나 지나치게 복종적, 순종적 행동을 함

▶ 부모가 보완해야 할 사항

   - 권위를 세울 필요가 있다.

   - 자녀에게 침착하게 적절한 벌을 가한다.

   -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분명히 하고, 말과 행동이 일치해야 한다.

   - 부모가 주는 벌에 대한 항의에 단호하게 대처한다.

   - 협동하여 공동의 목표를 성취하는 기회를 경험하게 한다.

(2) 허용적 양육행동

허용적 양육행동(permissive parenting)의 특징은 자녀를 하나의 인격체로 대하고 자녀의 자유성을 전적으로 존중하는 것이다. 자녀의 행동에 대해 수용적이고 긍정적으로 반응하며, 부모란 권위를 지닌 존재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통제나 처벌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또한 자녀에게 성숙한 행동을 요구하지 않으며, 자녀 스스로 자신의 행동을 조절하도록 한다. 허용적 양육행동은 다시 방종적 양육행동과 방임적 양육행동으로 나뉜다.

 

① 방종적 양육행동

방종적 양육행동을 보이는 부모는 수용적이지만 통제적이지 않은 양육행동으로 자녀가 하고 싶은 일을 마음대로 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요즘 젊은 부부들 사이에서 많이 나타나는 양육행동의 유형 중 하나이며 자녀에게 따뜻하고 반응적이다. 이 유형의 부모는 자녀에게 규칙을 설명하고 자율성을 격려하지만, 행동을 감독하거나 통제하지는 않는다. 즉, 규칙 준수를 요구하지 않음으로써 자녀로 하여금 방종하도록 한다.

이 유형의 보모는 온정적이기는 하나 자녀를 통제하지 못하고 성숙된 행동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자녀의 심부름꾼처럼 행동하며 자녀의 요구를 계속 들어주다 보면 어느 시점에 가서 스트레스가 쌓여 결국 화를 내고, 또 화를 내는 것에 대해 죄책감을 가지기도 한다. 즉, 방종적 양육행동은 자녀에게 제한된 행동은 주지 않고 자유만 제공하는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양육태도를 지닌 부모 밑에서 성장한 자녀는 미숙하고 의존심이 강하며 자아통제를 하지 못하고 퇴행성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종적 양육행동은 제한은 주어지지 않고 자유만 주어진(freedom without limits)지도방법으로 자유분방한 만용의 모습을 의미하는 지그재그 선으로 표현할 수 있다.

 

방종적 양육행동과 자녀의 발달특성

부모의 양육행동	자녀의 발달특성
- 규칙이 강요되지 않음 - 일관되지 않은 훈육태도 - 성숙된 행동에 대한 요구, 기대가 거의 없음 - 잘못된 행동을 간과하거나 허용 - 그저 그런 정도의 온유함을 보임 - 절제되지 않은 충동과 욕구 표현을 수용 - 무제한의 자유 허용 - 자녀의 모든 요구를 다 들어줌 - 자녀의 울음, 떼씀, 강압에 순응하거나 양보 - 때로는 극단적으로 벌을 주거나 분노 폭발로 죄책감을 느낌 - 가능한 한 통제나 제한을 피하고 거의 벌을 주지 않는 편임	- 충동적, 공격적, 지배적 - 어른에게 반항적이고 불순종 - 낮은 자기의존도 - 자기통제 결어 - 쉽게 화냈다가 금방 좋아지는 등 기분변화의 폭이 큼 - 과제를 수행할 때 끈기 부족 - 쉽게 좌절하고 좌절극복 능력 부족 - 자신감 부족 - 버릇없고 의존적이며 유아적인 특성을 보임 - 책임회피 목적이 없고 낮은 활동, 낮은 성취지향

▶ 부모가 보완해야 할 사랑

- 권위를 세울 필요가 있다.

- 자녀에게 침착하게 적절한 벌을 가한다.

- 되는것과 안 되는 것을 분명히 하고, 말과 행동이 일치해야 한다.

- 부모가 주는 벌에 대한 항의에 단호하게 대처한다.

- 협동하여 공동의 목표를 성취하는 기회를 경험하게 한다.

 

< 부모교육, 김진경 · 서주현 / KNOUPRES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