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모참여의 필요성
장애아교육에 부모의 참여가 필수적임은 대다수의 교육연구가나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것이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장애아동의 교육에 부모의 참여가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법률로 제정해 부모가 장애자녀의 교육과 배치에 뚜렷한 권리행사를 하도록 하면서 학부모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부모는 자녀의 삶에 변화를 가져오게 하는 동인이다. 부모가 장애자녀의 교육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 그 필요성에 대하여 구태여 언급한다면 교육의 성과는 가정과 학교가 하루 24시간 계속 연결되어 협동할 때, 즉 일관성 있게 접근할 때 가장 크기 때문이다.
장애아동의 교육에 부모참여의 필요성은 유아교육에서 부모참여의 필요성이 강조되는 것과 같다. 로쿠엘과 그래포드(Roekuell & Grafford, 1977)는 유아교육에서 부모 참여의 필요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부모와 학교는 서로 협동을 해야 한다. 이것은 이 두 요소에 아동이란 공통적 요인이 있기 때문이다. 가정과 학교란 아동이 자신의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영역이다. 아동은 이 두 영역에서 대부분 시간을 보내며 학습을 하게 된다. 아동이 이 두 환경영역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학습할 수 있게 하기 위하여 이 두 영역은 서로 협동해야 한다. 이 두 영역 간의 협동이 결여될 때 아동은 좌절과 불안을 느끼게 된다.”
부모의 참여는 크게 두 가지 방향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하나는 이들이 자녀의 교육프로그램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녀의 교육프로그램 자체보다는 자녀를 교육하는 데 필요한 여러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부모교육에 참여하여 이를 자녀지도와 교육에 활용하는 것이다.
■ 부모참여 방안
1. 부모모임
부모참여 방안으로 가장 보편적인 것은 부모들의 모임에 참여하는 것이다. 이러한 부모모임은 일반적으로 부모회 또는 자모회라 불리는 것으로, 비교적 많은 사람이 모인 집단에 교육적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집단모임은 자신과 비슷한 문제를 갖고 있는 다른 사람을 만나고자 하거나 이야기하고자 하는 부모들에게 환영을 받고 있다. 또 일부의 부모들은 전문가에게 지식을 얻고자 참여하기도 한다. 교사는 이와 같은 부모의 욕구를 가능한 충족시키도록 해야 할 것이다. 특히 집단모임은 교육적 관심과 사회참여 욕구가 어느 정도 균형이 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집단모임을 더욱 효과적으로 활성화하기 위하여 고려할 사항으로는 다음과 같은 점들이 있다.
첫째, 부모들 스스로 부모모임을 조직·운영하게 한다. 실제로 부모회 운영을 보면 부모들 스스로 주제와 강연자를 선정하고 모임의 시간이나 장소를 정하게 하면 더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둘째, 전체 부모모임은 너무 자주 갖지 않도록 한다. 전체 부모모임은 한달에 한 번을 넘지 않도록 한다. 그러나 비슷한 욕구를 가진 부모들의 소집단모임은 자주 하는 편이 더 바람직하다.
셋째, 모임은 사전에 통보해야 한다. 가능한 2, 3주 전에 가정통신문이나 전화로 알려 주고, 1주일 전에 다시 한 번 알려 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넷째, 모임의 내용을 신중히 선정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전에 부모들의 욕구를 조사하여야 할 것이다. 다양한 내용을 다루어 부모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야 한다. 강연회일 경우 강사의 선정도 중요하다. 강사가 많은 지식을 갖고 학구적인 경우라고 하더라도 부모들의 수준에 맞게 또 그들의 주의를 끌도록 강의를 하지 못한다면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섯째, 부모들이 모임을 갖는 동안 탁아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참여시간에 차량 서비스를 제공한다. 부모들이 참여를 하고 싶어도 그 시간에 자녈르 보아 줄 사람이 없는 것이 큰 문제가 된다. 따라서 탁아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차량을 운행하여 편의를 제공한다면 부모들의 참여도를 높일 수 있다.
여섯째, 평가를 하도록 한다. 반드시 공식적일 필요는 없으나 공식·비공식의 평가를 적절히 안배하여 집단모임에 대한 평가를 통해 어떠한 점이 좋았으며 반면에 어디에 문제점이 있었는지를 점검하고, 그것을 토대로 앞으로 어떻게 운영해야 할 것인지를 파악하도록 한다.
2. 수업참관
부모의 수업참여는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볼 수 있다. 하나는 관찰자로서 참관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학급활동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다.
관찰자로서 학급에 참여하는 경우 대부분의 부모는 어색함을 느낀다. 자녀가 수업시간에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또는 무슨 실수를 하지 않을까 하는 부정적 생각을 하거나 최악의 사태를 생각하기도 한다. 따라서 교사는 부모가 이러한 감정을 갖지 않고 편안하게 자녀를 관찰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수업참관은 학급 전체의 부모를 대상으로 참관시간을 정해 놓고 할 수도 있으나, 하루 중 자유로이 부모들이 적합한 시간에 와서 참관하게 할 수도 있다. 물론 이러한 경우도 사전에 참관시간의 계획을 짜야 한다. 처음 수업을 참관하는 경우 부모들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당황해한다. 이런 부모를 위해 교사가 관찰지침서를 마련해 주면 효과적이다. 교사는 관찰지침서를 가지고 참관한 부모의 자료를 참관 후에 부모와 협의시간에 활용할 수 있다.
수업참관 후 5분 또는 10분간 부모와 협의시간을 가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약 이것이 어렵다면 당일 전화를 이용하도록 한다.
또 다른 방법은 부모가 직·간접적으로 수업에 참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행동수정을 활용하여 구체적 기술을 아동에게 가르치거나 개발하는 데 부모가 관찰자나 보조자로 활동하는 것이다. 음악이나 미술 등 특수기술이나 재능이 있는 부모는 학급의 한두 활동에 직접 기여할 수도 있다. 또한 현장학습이나 소풍 등에 보조자로 활동할 수도 있다.
학급활동의 직·간접적 참여가 효과적이려면 주의 깊게 계획을 짜야 한다. 먼저 첫째 단계에서는 이전에 학급활동에 참여하였던 부모들과 모임을 마련하도록 한다. 프로그램의 계획과 실행에 이르기까지 이미 경험을 했던 또는 현재도 하고 있는 부모들의 이야기는 더욱 설득력이 있다.
학급활동에 참여하고자 하는 부모들을 대상으로 오리엔테이션을 한다. 오리엔테이션에서는 부모참여의 중요성과 부모들이 할 일에 대해 지도한다.
보조교사로 활동하는 부모에게 소규모의 활동이나 게임을 하게 하는 경우 다음과 같은 점에 유의한다.
첫째, 부모나 아동 모두가 성공할 수 있고, 쉽게 시범을 보여 줄 수 있는 과제나 게임을 택한다.
둘째, 아이들의 집단을 소규모(2명 또는 3명)로 한다.
셋째, 활동이나 게임의 목적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준다.
넷째, 과제가 어려운 것이어도 재미있게 이끌어 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다섯째, 부모가 가정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는 게임이나 과제를 선택한다.
여섯째, 아이들이 잘못하였을 경우나 바르게 행동하지 않았을 경우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학급활동에 참여한 후에도 수업참관에서와 같이 협의회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학급활동 후에는 평가회를 갖고 부모들의 참여를 격려하고, 시정할 점이 있으면 시정하여 부모들이 더욱 효과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한다.
3. 교사로서의 부모
일반아동은 장애아동과는 달리 체계적인 교수가 없어도 여러 기술을 터득한다. 그러나 장애아동의 경우는 일상생활을 해 나가는 데 필요한 여러 기술이나 자조기술조차도 체계적인 가르침이 필요하다.
부모는 자녀에게는 효과적인 교사이다. 일반아동의 부모와 마찬가지로 장애아동의 부모도 가정에서 장애자녀를 가르쳐 더욱 발달시킬 수 있음을 여러 연구들이 입증하고 있다. 체계적 가정교사 프로그램은 장애아동뿐만 아니라 부모에게도 긍정적인 경험이 된다.
가정기반 교사 프로그램이 부모나 아동 모두에게 즐거움을 주는 효과적인 프로그램이 되려면 다음과 같은 지침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 시간을 짧게 한다. 1주일에 3~4일, 한 번에 15~20분 정도가 적당하다.
둘째, 긍정적 경험이 되게 한다. 부모는 아동의 노력을 칭찬해 주어야 한다.
셋째, 일관성 있게 반응한다. 성공적인 반응에는 칭찬을, 오류에는 비정서적 반응(예 : 자, 다시 한 번 같이 읽어 보자.)을 일관성 있게 함으로써 가정교육 프로그램에서 발생할 수 있는 좌절감과 부정적 결과를 피할 수 있다.
넷째, 학교에서 이미 배운 기술을 연습하고 확장하도록 한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 새로운 어휘를 배웠다면 그것을 게임에서 질문으로 활용한다.
다섯째, 기록을 한다. 교사와 마찬가지로 부모는 기록을 하지 않으면 자신이 가르친 것이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 알기 어렵다. 매일매일 기록을 하면 부모와 아동 모두에게 진전과정을 알 수 있게 한다. 대부분의 아동은 잘 지도해 주면 진보하게 되고, 이를 기록해 둠으로써 부모가 아동을 새로운 긍정적인 견해로 볼 수 있게 한다.
전문가들은 부모가 어느 정도 가르쳐야 하는지를 잘 살펴야 한다. 모든 부모가 가정에서 자녀를 가르치기 원하지 않거나 또는 필요한 기술을 배울 시간이 있거나 사용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는 이러한 상황을 마치 부모가 자녀를 배려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
< 특수아교육, 송준만 · 유효순, KNOUPRES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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