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신분석 이론
1. 프로이트의 심리성적 발달 이론
1) 성격의 구조
프로이트(Freud)의 심리성적 발달 이론에 의하면 인간의 성격은 원초아(id), 자아(ego), 초자아(superego)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성격의 세 부분은 고정되어 있지 않고 어느 한 부분이 강해지면 다른 것이 약해지며, 이들의 강약에 의해 인간의 성격과 행동이 결정된다.
① 원초아
원초아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생물학적 본능이다. 원초아는 원시적이고 비합리적인 충동과 욕구로 구성되어 있으며 충동적인 본능을 즉각 만족시키려는 쾌락원리에 따라 작용한다. 욕구를 충족하지 못해 원초아의 본능적 욕구가 만족하지 못하면 공격적인 충동이 나타날 수도 있다. 원초아는 인간 심리의 일차적인 과정을 나타낸다.
② 자아
자아는 정신의 조정자 역할을 한다. 원초아가 요구하는 내면의 욕구를 현실에서 만족시키기 위해 현실의 정보를 원초아에게 제공한다. 자아는 원초아의 본능적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을 현실에서 찾는다. 이에 따라 자아는 비교적 합리적이고 현실적이며 문제해결 지향적인 이차적 과정을 표현한다. 2세경 유아는 자신의 욕구가 현실과 대치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자아가 발달하게 된다. 그러므로 자아의 발달은 유아가 충동적인 욕구를 통제하고 자신의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을 찾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③ 초자아
초자아는 부모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획득된 가회기준과 규칙 등의 내재화된 표상이다. 유아는 무엇이 옳고 그른 행동인지를 배우면서 사회 규칙을 내면화한다. 내면화된 규칙을 어기면 죄책감 혹은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되는데 이것이 초자아이다. 초자아의 발달로 자아는 원초아의 욕구를 초자아의 기준에 맞게 충족시키도록 조절하게 된다. 초자아는 양심(conscience)과 자신의 일을 추진하여 칭찬을 받음으로써 형성되는 자아이상(ego ideal)으로 구성된다.
2) 심리성적 발달단계
프로이트에 의하면 유아는 본능적 욕구를 가지고 태어난다. 이러한 욕구 가운데 가장 본질적인 것은 성적 에너지, 즉 리비도(libido)이다. 프로이트는 심리성적 발달단계를 리비도가 집중되는 신체 부위에 따라 구강기, 항문기, 남근기, 잠복기, 성기기로 구분하였다. 각 단계마다 유아는 부모의 통제를 받으면서 리비도를 어떻게 사회에서 수용하는 방향으로 발산할 것인가 하는 갈등에 직면한다. 이러한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성격이 형성된다.
① 구강기(oral stage)
출생부터 1세 정도의 시기로 리비도가 입 주위에 위치하여 빨고, 깨물고, 씹는 것에서 만족을 얻는 시기이다. 이 시기에 어머니가 애정적인 분위기로 수유한다면 영아는 만족감을 느끼며 어머니와 긍정적인 유대를 형성하게 된다. 이러한 유대는 이후 발달단계에서 사회적 관계의 형성과 성격 형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게 된다. 그러나 욕구가 충족되지 않거나 지나치게 충족되면 고착(fixation)된다.
② 항문기(anal stage)
1세부터 3세 정도의 시기로 입 주위에 있던 리비도가 항문 주위에 집중되어 대소변을 배출하거나 보유함으로써 만족을 느끼게 된다. 이 시기에 유아는 배변훈련을 통해 자신의 욕구를 조절하는 능력을 기르게 된다. 이때 유아는 처음으로 사회의 기준에 순응하도록 제재를 받으면서 자신의 욕구가 항상 만족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배변훈련을 너무 일찍 시작하거나 지나치게 엄격하게 하면 항문기에 고착되어 고집이 세거나 강박 성격 또는 난폭하고 공격적인 성격을 형성하게 된다.
③ 남근기(phallic stage)
3세부터 6세 정도의 시기로 리비도가 성기에 위치해 유아가 성기에 관심을 가지는 시기이다. 이 시기의 남아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Oedipus complex), 여아는 엘렉트라 콤플렉스(Electra complex)를 거치며 동성(同性)의 부모와 동일시한다. 동일시를 통해 유아는 부모의 도덕적 가치와 기준을 내면화하여 초자아를 형성하게 된다. 이 시기의 콤플렉스가 잘 해결되지 않으면 그 갈등은 계속 무의식에 남아 이후 성격에 결함이 생길 수 있다.
④ 잠복기(latent stage)
6세부터 11세 정도의 시기로 성적 욕구와 흥미가 약해지고 억눌려 있으며 리비도가 심리성적 현상과 관계하여 특별하게 표출되지 않는 시기이다. 유아는 가족이나 또래에 대한 강한 애정과 사회적 유대를 발달시켜 나간다. 또한 사회적 가치나 도덕적 규범을 발달시켜 나간다.
⑤ 성기기(genital stage)
11세 이후 청소년기로 2차 성징이 나타나고 성적 욕망을 갖게 되는 시기이다. 이성에 대한 성적 욕구를 독서, 운동, 사회봉사 등과 같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활동으로 승화시키지 못하면 비행을 저지를 수 있다. 욕구가 충족되면 성숙한 성격형성, 결혼, 출산, 양육에 이르는 발달을 이룬다.
3) 사회성 발달에의 시사점
원초아, 자아, 초자아는 성격의 단면을 보여 준다. 원초아는 성격의 본능적인 부분, 초자아는 성격의 이성적인 부분, 자아는 현실이다. 이러한 성격의 세 가지 상태는 인간의 내면에서 작용하여 발달하며, 성적 에너지인 리비도의 움직임에 따라 변화하므로 성격의 발달을 심리성적 발달이라고 표현한다.
프로이트의 이론과 사회성 발달과의 관계는 세 가지 성격의 구조가 각각 어떤 상태로 표현되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즉, 성격의 본능적인 부분인 원초아는 만족과 쾌락을 지향하며 추구하는 욕구가 만족되지 않으면 만족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다른 방법을 사용해서라도 즉각적인 만족을 추구한다. 이러한 모습이 강하면 개인의 성격은 충동적이거나 즉흥적인 상태로 비쳐진다. 만약 원초아가 만족을 추구하는 다른 방법이 있다면 그것으로 우회하게 되는데, 그것이 현실에서 만족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비현실적인 것이면 성격 이상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초자아는 원초아의 욕구를 제어하거나 차단하여 이성적인 판단, 도덕적인 모습으로 자아가 갖추어지게 한다. 그로 인해 원초아의 욕구가 더 이상 펼쳐지지 않게 하는 것으로 원초아와 초자아가 내면에서 갈등하는 모습이다. 즉, 우리는 현실의 욕구와 현실적 제어 상태에서 많은 갈등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공부를 해야 하는데 친구가 놀러 가자고 한다면 원초아의 욕구는 놀러 가는 것이지만 초자아는 공부하도록 요구한다. 이 두 가지 상태에서 자아는 현실에서 어느 것이 더 좋은지 판단하여 결정한다. 만일 공부를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정보를 가진다면 친구와 놀러 가는 것으로 결정할 것이다. 그렇지만 그 이후의 결과는 장담할 수 없다. 결국 유아의 사회화는 원초아와 초자아의 갈등이 어떻게 펼쳐지고 전개되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한편, 원초아는 추구하는 욕구가 현실에서 만족을 얻을 수 없을 때에는 다른 기제를 이용해서라도 만족을 얻으려고 하는데, 그러한 대체기제가 곧 방어기제이다. 방어기제는 추구하고자 하는 욕구가 충분히 충족되지 않았거나 혹은 절대로 충족할 수 없는 상태에서 나타나는 성격의 또 다른 모습이다. 예를 들어 동생이 생겨 어머니로부터 관심을 받지 못하는 유아는 어머니의 관심을 끌고자 하는 욕구로 인해 어머니에게 떼를 쓰거나 혹은 동생을 불편하게 만드는 일을 하게 된다. 이러한 모습이 점점 내면화되면 성격의 모습이 결정되고 성인이 되어 이러한 성격이 나타나게 된다.
성격의 구조가 발달하는 것이 심리성적 발달이다. 심리성적 발달은 단계적으로 진행되며 각 단계에서 추구하는 욕구가 충족되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각 단계에서 유아의 욕구가 충족되지 못했거나 과도하게 충족되면, 유아는 그 단계에 고착될 수 있다. 고착은 성인이 되었을 때 성격, 흥미, 적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심리성적 발달 이론은 무의식이 행동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무의식에 억압된 내적 갈등이 심리적 어려움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중요한 시각을 제공하였다. 특히 부모는 유아에게 중요한 존재임을 강조하였고 어린 시절에 부모와의 경험이 인성이나 성격발달, 가치관, 사회개념, 습관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또한 유아의 초기경험이 성격과 행동의 형성에 중요하고, 발달의 각 단계에 존재하는 욕구가 충족되어야 다음 발달단계로 넘어가며, 각 단계에서 만족감이 부족하거나 지나친 경우 그 단계에 고착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이 이론은 과학적으로 검증하기 어렵고, 성인 신경증 환자들로부터 얻은 자료에 근거했으므로 유아의 발달 특성을 설명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비판이 있다. 또한 인간의 성격형성에 있어 성적인 영향을 지나치게 강조했고 남성 중심의 문화적 배경을 반영한 것이어서 일반화시키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비판이 있다(고정곤 외, 2014)
■ 에릭슨의 심리사회적 발달 이론
에릭슨(Erikson)은 인간의 내적 욕구와 사회문화가 상호작용하여 심리사회적 발달이 전 생애를 통해 계속된다고 주장하였다. 프로이트의 이론은 자아가 원초아와 초자아의 입장을 반영하는 모습을 띠지만 에릭슨은 개인의 자아가 성격발달에 역동적으로 작용함을 주장한다. 에릭슨의 이론은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적 접근에 기초하고 있지만 다음과 같은 차이점이 있다.
첫째, 프로이트는 유아를 생물학적 욕구에 의존한 존재로 보아 자아의 역할을 수동적으로 보았으나, 에릭슨은 자아의 역할을 강조하고 능동적 존재로 보았다.
둘째, 프로이트는 부모의 역할을 중시했으나, 에릭슨은 사회문화적 요인과 이에 따른 자아의 역할을 강조했다.
셋째, 프로이트는 심리성적 발달단계에서의 잘못된 것은 되돌릴 수 없다고 보았으나, 에릭슨은 적절한 사랑과 보살핌으로 잘못된 것의 수정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넷째, 프로이트는 발달단계를 특정 시기로 제한했으나, 에릭슨은 전 생애에 걸쳐 발달한다고 하였다.
에릭슨에 의하면 자아는 심리사회적 위기를 통해 발달한다. 인간은 전 생애에 걸쳐 각 발달단계에서 심리사회적 위기를 맞이하게 되는데, 이 위기는 개인의 본능적 욕구와 사회에 적응하려는 욕구 사이의 갈등이기도 하다. 이러한 위기는 각 발달단계에 따라 다른 형태로 표현된다.
에릭슨의 심리사회적 발달단계
시기 | 심리사회적 발달단계 |
특징 | 프로이트 단계 |
영아기 (출생~약1세) |
신뢰감 대 불신감 | 양육자의 온정적이고 민감한 반응을 통해 신뢰감을 형성한다. | 구강기 |
유아 초기 (약 1~3세) |
자율성 대 수치심 | 자신을 통제하는 경험(배변훈련, 혼자 밥 먹기 등)을 통해 자율성을 형성한다. | 항문기 |
유아 후기 (약 3~6세) |
주도성 대 죄책감 | 자유롭게 목표를 세우고 탐색하는 과정을 통해 주도성이 발달한다. | 남근기 |
학령기 (약 6~12세) |
근면성 대 열등감 | 다양한 기술을 습득하며 근면성을 발달시킨다. | 잠복기 |
청소년기 (약 12~20세) |
정체감 대 역할 혼미 | ‘나는 누구인가’를 알아내고자 하며 사회적·직업적 정체감을 형성한다. | 성기기 |
청년기 (약 20~40세) |
친밀감 대 고립감 | 애인, 배우자, 친구 등과 우정, 사랑을 경험하며 친밀감을 형성한다. | |
중년기 (약 40~65세) |
생산성 대 침체감 | 직업을 갖고 자녀를 양육하며 생산성을 경험한다. | |
노년기 | 자아통합감 대 절망감 | 자신의 일생을 회고하며 성공과 행복의 자아통합감을 경험한다. |
<유아사회교육, 김희태·김경희 / KNOUPRES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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