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긍정적인 자아개념 발달 조력자
에릭슨은 아동기를 자아성장의 결정적 시기라고 보았는데, 아동에게 건전한 자아상을 확립시켜 주는 것이 중요한 과업이라 할 수 있다. 즉, 이 시기에 아동으로 하여금 자신의 능력에 대한 현실적인 자신감과 긍정적인 자아개념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먼저 아동이 현실적인 자신감을 가지게 하기 위해 부모는 아동을 신뢰하면서 정확하게 민감한 강화를 통해 아동 스스로 자신의 능력을 정확히 이해하고 판단하도록 해야 한다. 아동중에는 자신감이 없고 자아개념이 낮으면서도 능력이 높은 아동이 있는 반면, 자신의 능력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서 오는 잘못된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아동도 있다. 이는 성장과정에서 자신이 한 일에 대한 적절한 피드백을 받지 못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부모는 아동이 보다 신중한 태도로 자신의 일을 성취하도록 적절한 강화를 제공해야 한다. 허황된 자신감을 가진 아동에게는 자기의 실제능력을 보다 잘 이해하도록 도와야 한다. 또한 아동은 언제나 문제에 직면하기 전에 주저하게 되는데, 주저한다고 해서 자신감이 결핍되었다고 판단해서는 안된다. 아동기의 자아개념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타인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아동이 긍정적인 자아개념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부모나 교사, 또래 등과 같이 중요한 사람이 아동을 존중하고 인정해야 한다. 아동은 부모의 따뜻하고 애정 어린 사랑을 통해 자신이 사랑받을 만한 사람, 중요한 사람이라고 인식함으로써 건전한 자아상을 형성할 수 있다. 따라서 부모는 아동의 장점을 발견하도록 노력하고 그것을 인정하고 격려하며, 성공 경험을 많이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아동은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영역에서 능력을 발휘하며 자신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긍정적인 자아개념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반면아동의 부족한 점과 실수를 지적하면, 아동은 자신이 쓸모없는 사람, 가치 없는 사람이라는 부정적인 자아개념을 형성하게 된다. 아동기는 비교적 독립적이고 자신에 대한 책임감이 증가하기 때문에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평가하고자 한다. 자아개념 형성과정에서는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 매우 중요하다. 아동의 행동에 대한 부모의 반응이 아동의 자아개념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므로 아동이 실패한 일에 대해서도 그 노력을 인정하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아동이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를 시도하는 경우에는 적절한 도움을 주어 성공하도록 지원하며, 실패에 대해 지나치게 비난하는 일은 자제한다. 높은 학업성취만을 강조하고 부모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에 대해 비난하는 것은 아동의 성취에 자극이 되기보다는 학업에 대한 내적 동기를 잃게 하고 부정적인 자아개념을 형성하기 쉽다.
지글러(Zigler, 1988) 는 자녀에게 긍정적인 자아상을 가지도록 하기 위해 부모가 해야 할 일과 하지 않아야 할 일
① 부모는 자녀에게 자신이 학교 다닐 때 잘했던 것에 대해 자꾸 이야기하고 싶어지는 것을 참아야 한다.
② 부모는 자녀에게 자신이 받아들이지 않는 한 그 어느 누구도 그를 열등하게 느끼도록 만들 수 없으며, 결코 열등하게 취급하도록 내러벼두어서도 안 된다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③ 부모는 자녀에게 대화를 나누고 일을 처리해 나가는 방법 그리고 예의를 가르쳐야 한다. 예를 들어, 누구에게 소개될 때 "만나게 되어 정말 기뻐요"라고 말하는 것을 가르치고 악수하는 법, 전화를 걸고 받는 범, 손님을 반갑게 맞아들이는 법도 가르쳐야 한다. 자녀를 다른 사람에게 소개할 때는 자녀가 스스로를 대단히 귀한 사람이라고 느끼도록 "이 아이가 제 딸(아들)입니다"라고 억양에 신경을 써야 한다.
④ 자아상을 고양시키기 위해 무슨 일이든 완성하도록 한다.
⑤ 또래집단의 역할이 중요한 이 시기에 친구선택에 신중을 가하도록 한다.
⑥ 자기 자신의 자질과 장점을 알 수 있도록 한다.
⑦ 읽기습관을 길러 준다.
⑧ 자녀가 독창적인 상상력을 개발하도록 한다.
⑨ 긍정적이고 사랑이 넘치는 가정환경을 조성한다.
5) 다양한 학습경험 제공자
아동기는 학교의 구조화된 학습환경 속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방과 후의 시간을 활용하여 자신의 역량을 키우기 위한 여러 가지 학습활동에 참여한다. 아동은 무한히 성장할 가능성을 지니며, 부모는 자녀의 가능성이 최대한 발휘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부모는 자녀가 능력을 개발할 수 있도록 가정환경을 조성하고 학교생활에 관심을 보이며 적절한 방과 후의 활동을 경험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가정밖의 활동에는 학습영역, 예능영역, 스포츠 영역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경험들은 노력과 기술로 성취되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자신감을 고취시킬 수 있다.
부모는 아동의 학습내용에서 어려움을 겪는 부분을 설명하고 자료를 제공하는 학습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자녀의 학습지도를 위해 우전선 중요한 것은 학습의 기초를 만드는 것이다. 자녀의 학습지도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부모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주의해야 한다.
첫째, 부모는 자녀에게 자율성과 책임감을 기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부모의 지나친 간섭은 학교생활과 학습에서 수동적이며 의존적인 아동으로 만들기 쉽다. 또한 학습에 대한 의욕이 떨어지며 그 결과에 대한 책임감도 줄어들 수 있다. 부모를 위해 공부한다는 태도를 가지지 않도록 부모는 자녀에게 스스로를 위해 학업에 임하는 내적 동기화를 시킬 필요가 있다. 부모의 욕심에 따라 아동에게 참여를 강요한다면 그러한 활동은 아동에게 효과적인 학습경험을 제공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학습 잠재력마저 잃게 한다.
둘째, 아동이 자신에게 알맞은 학습방법을 선택하고 적용함으로써 보람과 기쁨을 느끼고 학습에 거부감을 가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작은 진전이라도 노력하는 모습에 대해 구체적으로 칭찬하고 격려하여 자신감과 학습의욕을 고취시킬 수 있다. 가정 내에서는 자발적이며 능률적으로 공부하는 습관을 길러 주고, 발달에 맞추어 학습의욕을 일으킬 수 있는 적절한 과제를 준다.
6) 사회적 능력 촉진자
아동기는 사회성 발달에 있어서 또래집단의 역할이 보다 중요한 시기이므로 교우관계의 지도가 중요하다. 아동은 가족이라는 작고 친밀한 세계에서 벗어나 또래집단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게 되는데, 또래 집단에 참여하는 것은 사회학의 중요한 근원이다. 부모는 자녀가 어떤 또래집단에 소속되느냐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또래집단에 소속되지 못한 아동에 대해서도 대책을 세워야 한다. 부모는 아동의 또래를 알며 또래와 잘 어울리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다면 원인에 따라 적절히 지원한다. 일반적으로 친구를 가지지 못하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친구를 사귀는데 주저하고 다른 아동에게 무엇을 말해야 할지를 몰라 또래로부터 무시되는 아동과, 공격성을 행사하거나 다른 아동을 방해하는 행동을 주도함으로써 거부되는 아동이다. 이러한 사회적 고립은 지나치게 이기적이고 고집이 세고 자기 마음대로 하는 유아적인 성격특성이 원인이 될 수도 있지만, 외모나 옷차림, 신체적인 특징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거부되는 아동에게는 또래 간에 지켜야 할 규율이 있음을 알려 주고 공격적인 행동이 아닌 적절한 말로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표현하는 방법을 가르칠 필요가 있다. 또래와 협동하기, 또래 도와주기, 요청이나 제안을 하는 언어기술, 분노조절 능력 등 긍정적인 사회적 기술을 함양하도록 도와야 하며, 다른사람의 관점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 주어야 한다.
수줍음이 많은 아동은 또래에게 접근하는 것을 망설이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또래집단에 어떻게 참여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런 아동은 거부에 대한 두려움이 있으므로 자신간을 고취시킬 필요가 있다. 수줍음이 많은 아동의 부모는 아동에게 표현력을 증가시키고 사회적 접촉 기회가 증가되도록 지원한다. 부모가 또래집단을 구성하여 함께 어울리는 기회를 마련하고, 필요하다면 사회성 증진 훈련 프로그램에 참여시키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학령기 아동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려면 부모의 협조가 필요하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에는 학교에서 요구하는 사항을 독립적으로 관리하기 어렵기 때문에 부모의 지도와 감독이 필요하다. 이런 과정에서 부모가 학교나 교사에 대해 보이는 태도가 중요하다. 부모가 학교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협력한다면 아동도 학교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학교생활을 충실히 할 것이다. 반면, 학교나 교사에 대해 부모가 거부하는 태도를 보이면 자녀가 학교생활에 적응하기가 더욱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부모는 아동을 위하여 학교와협력관계를 맺고 협조하는 입장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아동이 학교에서 겪는 어려움이 커서 학습과 학교 적응에 장애를 일으키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에는 부모와 교사의 적극적인 대처가 요구된다. 학교생활 부적응이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장기간 지속된다면, 부모는 아동의 행동에 대해 정확히 진단하고 가능한 한 빨리 전문적인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극심한 불안이나 우울 같은 정서적 문제도 학업성취에 방해가 되는 요인이므로 학령기 자녀가 낮은 학업성취도를 보인다면 그러한 정서적 원인이 작용하는 것은 아닌지 면밀히 탐색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정서적 어려움을 유발하는 문제가 있다면 자녀가 그 문제에 대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제공한다. 자녀가 지닌 강점을 찾아보고 그 강점을 활용하여 즐거움과 만족감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면 자녀가 문제에 대처하는 데 힘이 될 것이다.
8) 정서조절 지원자
아동기는 가정을 벗어나 새로운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면서 많은 변화를 겪는 시기이다. 최근 심리적인 문제를 지닌 아동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녀의 정신건강에 대한 부모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아동기에는 여러 가지 정서 중 특히 분노와 좌절감이 학교생활에서 흔히 경험되는 것인데, 반드시 조절되어야 하는 정서라고 할 수 있다(Brooks, 2008). 먼저 아동의 분노는 몇 가지 중요한 특징을 지닌다. 화가 난 아동은 슬픔, 실망, 좌절과 분노를 구분하지 않으며 모든 부정적 경험을 분노로 느끼는 경향이 있다. 이런 아동은 자신이 겪는 어려움이 누군가의 의도적인 행동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며 부정적인 사고를 하고 문제해결 능력이 부족하다. 그런데 분노는 가족의 상호작용 유형과 어느 정도 관계가 있으며 분노수준이 높은 가족에서 분노는 힘을 상징하기도 한다. 부모는 자녀가 분노의 감정을 키우지 않도록 긍정적인 부모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부모는 아동의 관점에서 자녀를 이해하고 공감하며 자녀에 대한 비판의 말을 자제한다. 문제상황에서 조급해하지 않으며 여유를 가지고 유머스럽게 넘기며, 자녀가 표현하는 감정에 관심을 기울이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한편 아동은 또래와 비교하면서 또래보다 자신이 수행한 과제나 자신이 맺고 있는 관계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느낄 경우에 열등감이나 좌절감을 느끼기 쉽디. 이런 경우 부모는 아동이 느끼는 감정은 수용하되, 아동이 경험하는 문제를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해 줌으로써 긍정적으로 사고하도록 도와야 한다. 아동이 겪는 대부분의 문제는 노력을 통해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으므로 부모와 아동이 같은 마음으로 최선의 해결책을 찾아보는 과정은 의미가 있다. 이때 부모가 해결책을 제시하기보다 아동의 문제를 진지하게 함께 고민하며 해결책을 찾아보고 아동의 노력하는 모습을 격려해야 한다. 좌절감을 경험하는 아동에게 부모가 비난의 말을 하는 것은 오히려 아동의 자신감을 더욱 떨어뜨리므로 주의해야 한다.
< 부모교육, 김진경·서주현 / KNOUPRES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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