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득주의 이론
촘스키(Chomsky), 레넨버그(Lennenberg), 맥닐(McNeill) 등은 유아의 언어발달은 생득적으로 타고난 능력의 발현이라고 주장하며 모든 인간은 노출된 언어권의 언어를 습득할 수 있는 정신적 능력을 아주 어려서부터 갖고 있다고 믿었다. 촘스키는 모든 개인은 언어획득장치(Language Acquisition Device: LAD)를 가지고 있으며, 이 장치는 모든 언어에 공통적으로 있는 언어의 규칙(문법)의 체계를 다룬다는 것을 이론화했다. 즉, 유아들은 문법규칙을 내면화함으로써 언어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고 무한정의 문장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하였다. 유아들은 언어의 새로운 패턴을 배우고 언어의 새 요소에 대한 새로운 규칙을 무의식적으로 생성하기도 한다. 유아가 더 복잡한 언어를 만들어 낼 수록 그 문법체계는 더욱 복잡해진다. 레넨버그는 언어 습득은 유아들의 내부에서 유발되고 언어를 학습하는 것은 자연적 능력이라고 주장하였다(Morrow, 2001). 이러한 생득주의 관점은 언어발달을 설명하는 데 있어서 인지적, 환경적 기여를 고려하지 않은 제한점을 갖는다.
■ 상호작용주의 이론
피아제(Piaget)는 아동이 주변의 물리적 환경과 상호작용함으로써 인지발달이 이루어진다고 주장한다. 언어는 인지적 성숙의 결과로 획득되므로 인지발달이 언어발달을 결정짓는다고 본다. 유아들이 세상을 알게 되는 것은 환경에 대한 감각적 경험이나 행동과 연결된다. 이 이론에 따르면 유아의 첫 단어는 그들 행동에 입각한 자아중심적인 것으로서 자신에 대한 이야기와 스스로 한 행동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유아의 조기 언어와 일반적 발달은 만지고, 듣고, 보고, 맛보고, 냄새 맡으며 경허했던 행동, 사물, 사건과 관련된다.
피아제는 유아들을 구체적이고 비언어적 방법으로 개념을 자기 나름대로 발견하거나 구성하다가 나중에 언어와 연결시키면서 점차 사회적으로 되어 가는 존재로 보았다. 유아의 언어발달은 유아의 인지적 구조에 의해서 결정되므로 그 인지 구조에 적합한 물리적 환경을 풍부하게 구성하여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피아제는 유아가 놀이할 때 자기중심적 말(egocentric speech)을 많이 사용하다가 만 5세가 되어서야 상호작용적 상황 속에서 볼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질문을 하는 등 진정한 대화라고 할 수 있는 사회적 말(socialized speech)을 사용한다는 사실을 관찰했다. 피아제는 유아들의 대화유형을 분석하여 자기중심적 언어와 사회화된 언어의 유형을 설명하고 있다(Maxim, 1997). 유아들의 대화는 자기중심적이고 비의사소통적 말로부터 사회적, 의사소통적 말로 발달해 나간다.
1. 자기중심적, 비의사소통적 말
① 반복(repetition)
유아가 좋아하는 단어나 구절을 반복하거나 들은 것을 흉내 내어 말하고, 완전히 이해하지는 않지만 즐겁게 말을 한다. 가령 그네를 타면서 “랄, 랄, 랄, 흔들고, 타고, 랄, 랄, 랄”하고 흥얼대는 것처럼 행동에 따라 리듬에 맞추어 말한다.
②독백(monologue)
유아는 말을 하지만 굳이 누구에게 전달하려는 의도는 없다. 영아의 옹알이나 3세아가 모래놀이 상자에서 불도저 장난감을 갖고 혼자 놀면서 중얼거리는 것 등이 독백이다. 가령 “부릉 부릉, 모래를 실어 옮겨…도로를 만들어, 부르릉…다리를 만들어.” 등으로 만 5세아도 독백을 하는데, 완두콩 씨앗을 뿌리면서 한다. “컵에 흙을 담고, 위에 흙을 더 담는 게 좋아. 이제 물이 필요해.”
③ 집단적 독백(collective monologue)
유아들은 크게 말하고 다른 유아들이 있지만 말하는 것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유아는 다른 사람들이 듣고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다른 사람들이 반응하거나 상호작용하는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 사실상 유아는 다른 사람이 함께 있어도 자기 자신에게 말한다.
2. 사회적, 의사소통적 말(socialized speech)
유아는 자신의 생각이나 아이디어를 다른 사람들에게 전할 의도로 의사소통적 말을 한다. 청자를 의식하게 되고 대화를 이해하며, 정보를 공유하고(“노랑과 빨강을 섞으면 주황이 돼.”); 질문을 하고(“왜 그것을 했니?”);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고(“만약 내가 엄마를 못하면 너와 안 놀거야.”); 감정을 나누며(“친구야, 난 기차를 운전하고 싶어”)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한다.
상호작용주의적 관점에서 볼 때 유아는 자신이 속한 물리적 환경 속에서 탐색하고, 문제를 찾아내며, 가설을 설정하고 검증하며 규칙을 찾아내고, 지식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언어적 성숙도 일어난다. 직접 경험을 통해 유아들은 스키마(schema)와 개념을 획득한다. 그러한 개념들이 단어로 표현되지 않기도 하지만 이러한 구조가 한번 연마되면 구체적인 성숙의 수준에 도달한다. 상호작용주의적 관점에서는 아동을 지식을 구성하는 역동적인 존재로 보는데, 다만 지식 구성을 개인적인 활동으로 보았다.
< 유아언어교육, 박선희 · 박찬옥, KNOUPRES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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