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가 어떻게 언어를 습득하는가에 대한 모든 답을 얻지는 못하지만, 영아가 어떻게 말을 배우는가를 설명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많은 이론들이 있다. 언어 습득방법에 대해 아는 것은 언어발달을 증진시킬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데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하고, 문식성이 어떻게 발달하는지 밝히는 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 행동주의 이론
언어발달에 대한 전체적인 그림을 보여 주는 것은 아니지만 행동주의는 교수를 위해 고려해야 하는 언어 습득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대표적인 학자인 스키너(Skinner, 1957)는 언어를 화자와 청자의 상호작용에서 일어나는 관찰되고 생산되는 말로 정의했다. 그는 사고는 언어의 내적 과정이고, 즉 언어와 사고는 환경의 상호작용을 통해 시작된다고 보았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언어발달도 결국 다른 학습원리와 마찬가지로 자극, 모방, 강화가 중요한 요소로서 작용한다. 이 이론은 유아의 주변 사람들이 보여 주는 반응이 유아의 언어발달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가정한다. 행동주의자들은 성인이 언어적 모델을 제공하여 유아들이 모방을 함으로써 배우게 된다고 했는데, 유아의 언어는 성인의 긍정적 강화에 의해 향상되고 격려된다.
스키너는 언어학습의 방법을 다음과 같은 반응의 유형으로 제시하였다.
① 요구(mand) 반응
‘공’과 비슷한 발음을 듣고 공을 요구하는 것으로 생각하여 공을 주면서 ‘공’이라고 말한다.
② 반향적(echoic) 반응
우연한 기회에 부모나 어른의 음성을 모방했을 때 칭찬의 보상을 받으면 그것이 강화의 역할을 한다.
③ 접촉(tact) 반응
공을 만져 보다가 공과 비슷한 발음이 날 때 ‘그래 그건 공이야’라고 강화해 주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공’이라는 명칭을 익히게 된다.
유아가 성인의 모델을 모방하고 긍정적 강화로 언어 사용이 지속되도록 동기유발된다는 것은 자명하다. 풍부한 언어에 둘러싸인 유아는 모방이 때로는 잘못된 이해를 낳기도 하지만 주변에서 들은 언어를 사용하기 시작한다. 4세 된 유아가 TV나 라디오를 통해 들었던 노래 가사인 “두 연인 사이에서 느끼는 고통”을 “두 엄마 사이에서 느끼는 고통”으로 부른다. 유아는 들리는 대로 따라 부르면서 언어를 습득하지만 낯선 단어를 들었을 때는 이전 경험에서 의미를 가졌던 유사한 단어로 대체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성인에 의해 중개되는 언어는 의미를 보다 정교화하고 확장하기도 한다. 신생아가 쿠잉하거나 다른 소리를 만들어 낼 때 대부분의 부모들은 기뻐하며 격려하는 친근한 말로 반응한다. 이에 대해 영아는 긍정적인 강화에 대해 쿠잉 소리를 반복하면서 반응한다. 6개월 된 영아가 ‘음~마’ 또는 ‘바, 으바’라는 소리를 낼때 부모는 첫 단어로서 ‘엄마’나 ‘아빠’를 의미한다고 가정한다. 흥분한 부모는 아기를 안고 볼에 입맞춤을 하면서 “다시 해 봐, 엄마, 엄마, 엄마”, “아빠, 아빠”라고 말한다. 이에 대해 영아는 더 많은 긍정적인 강화를 받기 위해 그 소리를 계속하려고 노력한다.
유아가 구어로 단어를 알아갈 때 더 자주 많은 단어들을 시도한다. 장난감을 가리키며 명명하기도 한다. 공과 놀면서 ‘공’을 반복하여 말하면 부모는 그 단어를 확장하여 상호작용한다. 즉, “그래, 이게 멋진, 큰, 둥근, 빨간 공이야.”와 같은 말의 확장과 강화를 통해 유아는 새로운 언어를 습득한다. 또한 성인은 영아의 단어에 연결하여 “우리가 이 멋진, 빨간 공으로 뭘 할까?”라고 질문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연결은 영아가 생각하고, 이해하고, 행동하기를 요구한다. 즉, 성인의 긍정적인 반응은 유아의 언어발달을 돕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불행히도 그 역도 일어날 수 있다. 만약 영아가 옹알이를 할 때 부모가 그 소리에 신경질을 내고, 무섭게 영아에게 말함으로써 부적 강화가 일어날 수 있다. “조용히 해, 시끄러워, 그만 소리 내.”라고 꾸짖으면 영아는 언어를 탐색하는 것을 중단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언어발달에 대한 행동주의 관점은 실제로는 유아가 성인으로부터 들은 언어만 사용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언어발달의 보편성과 사고의 문제를 설명하지 못하는 제한성을 갖고 있다.
■ 성숙주의 이론
게젤(Gesell)과 동료들은 인간의 발달은 유전적 요인이 가장 결정적이고, 인간 발달은 예정된 순서대로 특정 단계에서 그 다음 단계로 진행된다고 주장했다. 다음 단계로의 이행을 위해서는 요구되는 학습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그것이 준비도이다. 즉, 읽기를 학습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인은 성숙이고, 읽기 준비가 되기 전에는 읽기 지도를 해서는 안 되며 준비가 되었는지를 측정하는 것이 읽기 준비도(reading readiness) 검사이다.
모펫과 워시번(Morphett & Washburne, 1931)은 아동의 발달이 충분히 무르익을때까지 읽기 지도를 연기하는 것을 지지하였고, 읽기 학습의 적정 연령을 6.5세 경으로 밝혔다. 그동안 읽기에 필요한 인지적, 사회적, 신체적 준비를 시키는 것이 더 옳다고 믿었고, 만약 그 연령이 넘어서도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미성숙으로 돌려 성숙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옳다고 믿었던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나중에 비판을 받기도 하였다.
< 유아언어교육, 박선희 · 박찬옥, KNOUPRES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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