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성 발달
1) 주요한 사회성 발달
(1) 자기(self)발달
Lewis와 Brooks-Gunn(1979)은 영아의 코에 붉은 입술연지를 바른 다음, 거울 앞에 세워 놓고 영아의 반응을 관찰함으로써 자기 인식(selfrecognition)의 발달을 연구하였다. 이 연구 설계의 이론적 근거는 만약 영아가 자기 얼굴에 대한 도식을 갖고 있어서 거울에 비친 상을 자신이라고 인식한다면 곧 생소한 붉은 점에 주목하여 자신의 코에 손을 뻗어 지울 것이다. 15~17개월 된 몇몇 영아들은 손으로 자신의 콧등을 만진다. 즉, 이 시기의 몇몇 영아만이 거울이 그들의 모습을 반영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 도식
정보를 체제화하고 해석하는 인지적 개념 또는 틀
(2) 성 고정관념
장난감 선호의 성차는 매우 이른 시기부터, 즉 아이들이 아직 분명한 성 정체감을 확립시키기 전이나 장난감을 성별에 따라 분명히 구분할 수 있기 전부터 나타난다(Blakemore, LaRue, & Olejnik, 1979; Fagot, Leinbach, & Hagan, 1986; Weinraub et al., 1984). 14개월경이 되면 남아는 트럭이나 자동차를 더 많이 가지고 놀기 시작한다. 이런 경향은 연령이 증가될수록 더 분명해진다.
(3) 친사회성 발달
▶ 감정이입
13개월 이후부터 정서적 불편함을 표현하는 단서에 대해서 공감적인 표현을 하는 친사회적 행동이 점점 두드러지게 발달한다. 연구들에 의하면(Zahn-Waxler & Radke-Yarrow, 1982; Zahn-Waxler, Radke-Yarrow, Wagner, & Chapman, 1992) 약 9.5~15개월 된 영아는 타인의 불쾌한 정서 표현에 반응하였다. 즉, 이 시기의 영아들은 타인의 불쾌감에 대해 소리나는 곳을 돌아보거나, 괴로움을 호소하는 울음(distress cry)을 보이거나 혹은 긍정적 정서를 보이는 등의 반응(이러한 반응은 대개 생후 1년 이내에 나타나는 반응)을 나타냈다.
이처럼 12~18개월에 정서적 불편함을 표현하는 단서에 대해서 단지 공감적인 표현을 하는 친사회적 행동이 나타난다. 이 시기(대략 13개월부터 시작하여 24개월까지의) 친사회적 행동의 예로는 엄마, 아빠, 낯선 타인 등과 물건 나누기(Rheingold, Hay, & West, 1976), 엄마를 도와 어린 동생 돌보기(Dunn, Kendrick, & MacNamee, 1981), 자발적으로 집안일 돕기(Rheingold, 1982) 등이 있다. 따라서 진정한 공감 형성은 12~18개월에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 언어발달
1) 주요한 언어발달(과잉확장과 과잉축소)
(1) 특징
이 시기 영아들은 3~10개 이상(대부분 명사)의 어휘를 습득할 수 있으며, 빠른 영아들은 두 낱말로 이루어진 어구도 사용할 수 있다. 물론 아직까지는 말만 이용하여 의사 표현을 능숙하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몸짓과 발화를 동시에 사용하여 의사표현을 한다. 그러나 이제는 자기가 원하는 물건을 요구하는 등 간단한 의사표현행동도 더 많이 타나나고 발성 역시 성인과 유사한 억양패턴을 사용하게 된다.
이렇듯 영아들이 문맥과 상관없이 진정한 의미에서의 단어를 지시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13~16개월 정도가 되어야 가능하다. 영아들은 일부단어의 경우엔 처음부터 융통성 있게 사용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단어들은 문맥-의존적으로 사용하다가 점차 문맥과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게 된다.
(2) 표현어휘
영아가 첫 단어를 말한 이후부터 50단어를 획득할 때까지는 어휘의 증가가 완만하며, 처음의 50단어도 전형적으로 엄마, 아빠, 물, 과자, 자신이 좋아하는 동물 이름 등 자기 주변의 사건이나 중요한 대상물의 이름이다. 이렇게 영아가 어휘를 발달시켜 나가는 과정에는 여러 가지의 발달 현상들이 나타난다.
▶ 과잉확장 및 과잉축소
과잉확장은 영아가 하나의 단어를 성인들이 통상 적용하는 대상물 이외의 사물에까지 확대 적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영아가 멍멍 이라는 말을 알 때 개뿐 아니라 개처럼 네 발로 다니고 털이 난 고양이, 여우, 소에게까지 멍멍이라고 하는 것이 그 예다. 이는 영아가 단어의 명확한 의미를 모를 때 그와 유사한 사물에 그 단어를 적용시켜 나가는 것이다. 이러한 영아의 발달현상은 인지적 측면에서의 분류나 유목화 작업과도 연관이 있다. 그러나 때로는 영아가 자신이 사용하는 단어가 적합한 것이 아닌 줄 알면서도 잘못된 단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영아는 자신이 단어를 잘못 말할 때 성인이 정확한 단어를 알려주기 때문에 사물의 올바른 이름을 찾아내기 위해 과잉확장하기도 한다.
또한 영아는 어떤 단어들에 대해서는 과잉축소하기도 한다. 동물이라는 단어를 포유동물에게만 국한시켜 사용하며, 물고기나 곤충은 동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 그 예다. 이는 영아가 아직 전체-부분의 유목 포함 관계에 대해 확실한 개념을 형성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영아가 그림책이나 동물원에서 동물이라고 보고 들은 것은 주로 포유동물인 말, 염소, 호랑이 등이며, 그 외 동물에 포함되는 물고기, 곤충들은 '물고기가 많이 있네, 개미는 곤충이야'라고 물고기, 곤충의 명칭으로만 들어 왔기 때문에 물고기나 곤충은 동물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다.
▶ 의미의 수평적 발달과 수직적 발달
의미의 수평적 발달은 영아가 자신이 사용하는 어휘의 의미에 새로운 속성을 덧붙여 나가는 현상을 말한다. 예를 들어, 호랑이라는 단어에는 동물의 한 종류를 뜻하는 의미 외에 무서운 사람을 뜻하는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를 자신이 알고 있던 호랑이의 의미에 덧붙이는 과정이다. 이러한 발달특성은 한 단어가 여러 의미로 쓰일 수 있는 다의어나 사회에서의 관습적 표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의미의 수직적 발달은 어떤 어휘개념의 속성을 알고 난 후에 계속해서 그 어휘와 관련된 단어들을 습득하게 되고 이 어휘들이 군집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영아가 호랑이라는 단어를 안 후에 이와 유사한 속성을 가진 동물, 즉 털이 있고 다리가 네 개이며 몸집이 큰 동물들인 사자, 표범의 이름도 쉽게 익히고 의미상으로도 그룹을 지을 수 있음을 말한다.
(3) 이해능력의 발달
16~18개월경의 많은 영아들은 점차 여러 단어들로 이루어진 문장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간단한 지시를 듣고 이를 수행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시기의 영아들은 대부분 자신이 들은 문장을 구문구조보다는 문장에 포함된 일부 단어나 세상에 대한 지식을 통해 이해한다. 예를 들면, 이 시기의 영아들은 '기저귀 갈아야지?'라고 말했을 때는 물론 '자, 이제 기저귀 갈았다'라고 말했을 때도 새 기저귀를 들고 오는 행동을 보이는 것이다.
(4) 부모 말의 영향
Tomasello 등(1986)에 의하면 엄마의 언어사용방식이 아이의 언어습득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엄마와 아이가 동일한 대상이나 사건을 함께 보며 주의를 기울인 시간이 갈수록 아이의 어휘 수가 늘어났다. 최근 Huttenlocher 등(2002)의 연구에서는 엄마가 통사적으로 복잡한 문장을 많이 사용할수록 아이가 4~5세가 되었을 때 복잡한 문장을 많이 사용하고 더 잘 이해하였다.
(5) 쓰기발달
이 시기의 영아들은 우연히 수직선을 긋는 경험을 하게 되고 이후에 의도적으로 수직선을 그어보려고 끄적거리는 행동을 많이 하게 된다.
< 한국영아발달연구, 곽금주·성현란·장유경·심희옥·이지연·김수정·배기조 / 학지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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