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성 발달
1) 주요한 사회성 발달
(1) 성 정체감
24개월 된 영아들은 사진 속의 여성이 짧은 머리를 했거나 바지를 입고 있다 해도 그들이 여전히 여성임을 알 수 있지만(Thompson, 1975), 자신의 성 정체감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히 알지 못한다. 2.5~3세 된 대부분의 영아들이 아직 '성 항상성'(생물학적 성이 변할 수 없다는 보존개념의 인식)을 발달시키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자신이 남자인지 여자인지를 정확하게 명명할 수는 있다.
28개월 무렵이 되면 엄마나 아빠라는 단어가 소년, 소녀라는 단어보다 더 빨리 남녀를 구분하는 명칭으로 이해되고 획득된다. 이때 성별 명칭의 단서로 이용되는 것은 생식기관에 대한 것이나 머리카락의 길이와 머리 색깔 등이다(Leinbach & Fagot, 1986). 특히 영아들은 처음에는 의복이나 머리모양 같은 외적 특성으로 남성과 여성을 구분한다(Thompson & Benther, 1971).
영아는 자신이 남자 또는 여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성 정체감의 확립 시기에 대해 단순히 부모가 일러준 대로 자신이 남자 또는 여자라고 인식한다고 하나, 영아 자신의 경험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즉, 시간이 지나도 외모가 변해도 행동이 달라져도 여전히 같은 성으로 남아 있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게 된다(Maccoby, 1980). 대부분의 영아들은 가끔 반대 성의 장난감을 가지고 놀거나 반대 성의 복장을 한 경험이 있지만 자신의 성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다.
▶ 성 고정관념
성 역할 고정관념은 성에 따라 승인된 외모, 행동양식, 말씨,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 및 다른 여러 가지 특성들에 대한 구체적인 개념들로 정의된다(Hurlock, 1981). 인간이 전 생애를 통해 수행하는 역할 가운데 성 역할만큼 생의 초기에 형성되어 오랫동안 지속되는 역할도 없다.
2세 영아도 성 역할 고정관념의 지식을 소유하고 있으며, 성을 영속적이고 바뀔 수 없는 것으로 간주한다(Kuhn & at al., 1978). 따라서 영아가 특정한 성에 자신이 속한 것을 인식함으로써 동성의 부모와 동일시가 이루어진다.
1~2세의 영아들은 자신의 성 정체감을 인식하는 것과 거의 동시에 또는 그 직후부터 성 역할 고정관념을 습득하기 시작한다(Huston, 1983; Weinraub et al., 1984). Kuhn과 동료들(Kuhn, Nash, & Brucken, 1978)에 의하면 2.5세 된 영아의 대부분은 성 역할 고정관념을 습득한다. 예를 들면, 여아는 수다를 잘 떨고 치고받는 거친 싸움을 결코 하지 않으며, 돕는 행동을 잦주 하고 인형놀이를 좋아하며, 엄마를 도와서 요리나 청소와 같은 일을 하기를 '좋아한다'라고 생각하였다. 이와 대조적으로 남아는 자동차놀이를 좋아하고 아버지를 도우며, 블록 맞추기 놀이를 좋아하고 '나는 너를 때릴 수 있어'와 같은 말을 자주 사용한다. 나이가 많은 아이들(즉, 40개월)은 어린아이들(27개월)보다 성 역할 고정관념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으며, 특히 성이란 안정된 속성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영아들의 성 고정관념은 의상, 활동내용, 장난감, 게임 등 여러 분야에서 나타난다. 26개월 무렵의 영아들은 어른의 소유물(예: 넥타이, 셔츠, 화장품), 역할, 신체적 특징(머리모양 같은 외모의 특징), 부드러움과 같은 추상적 속성 등과 관련된 성차를 인식한다(Weinraub et al., 1984; Etaugh & Duits, 1990). 장난감 선호의 성차는 매우 이른 시기부터, 즉 아이들이 아직 분명한 성 정체감을 확립시키기 전이나 장난감을 성별에 따라 분명히 구분할 수 있기 전부터 나타난다(Blakemore, LaRue, & Olejnik, 1979; Fagot, Leinbach, & Hagan, 1986; Weinraub et al., 1984).
(2) 친사회성
▶ 감정이입
2~3세경의 영아들에게는 조망수용능력(perspective-taking)이 나타난다. 이 시기의 영아들은 타인의 감정은 자신들의 감정과 다른 것이며, 자신의 것과 무관한 것이라고 인식하기 시작된다. 즉, 영아는 다른 사람은 자신과는 다른 감정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이제 다른 사람의 고통의 원인을 찾아 해결하려고 한다. 따라서 다양한 정서 표현을 통하여 공감을 형성하며, 타인이 눈앞에 존재하지 않아도 그 사람에게 적절한 공감적 정보에 의해 공감 형성이 가능하다.
이 시기에 보이는 친사회적 행동은 타인의 독특한 요구와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시기의 공감적 반응은 아동기 후기나 초기 청소년기까지 지속되지만 상황의존적인 경향이 있다. 그래서 고통받는 사람의 존재가 자기 눈앞에 보일 때에만 감정이입이 가능하다.
(3) 공격성
Goodenough(1931)에 의하면, 발구르기(stamping)와 때리기(hitting)가 2세까지 증가하다가 그 후에 급격히 감소하면서 언어적 공격으로 대치된다. 2~3세 사이에 영아들은 놀이친구가 자신을 좌절시키거나(때리거나 차는 행동으로써) 공격했을 때 신체적으로 보복하기 시작하면서 이유 없이 내는 짜증(unfocused temper tantrums)이 줄어든다. 짜증, 또래와의 싸움, 좌절 참아내기 등의 문제가 3세에서 높은 비율로 나타나며(13%까지), 그 이후에는 감소한다(Crowther, Bond, & Rolf, 1981; Earls, 1980; Richman, Stevenson, & Graham, 1982).
24개월부터 언어발달과 함께 언어적 공격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Jersild & Markey, 1935) 신체적 공격이 줄어든다(Cairns, 1979). 이 시기부터 영아들은 때리고 밀치는 등 물리적 공격석을 주로 보이지만, 3세경부터는 놀리고 흉보고 욕하며, 상대방을 위협하고 모욕을 가하는 것과 같은 언어적 공격성으로 바뀌게 된다. 이는 부모들의 제재와 더불어 난폭한 행동이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적합한 도구적 수단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영아들이 깨닫기 때문이다(Emmerich, 1966; Hartup, 1974).
■ 언어발달
1) 주요한 언어발달(두 단어 시기)
(1) 특징
어휘폭발기가 끝나는 약 24개월이 되면 영아들은 단어를 서로 연결하여 산출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 시기에 영아는 단어를 조합하기는 하나, 대체적으로 그 의미적 속성에 의해 단어를 나열할 뿐 어떤 문법적 규칙에 의해 문장을 형성하지는 못한다.
(2) 표현어휘와 이해어휘
이 시기 영아는 50~250단어 이상의 어휘를 표현할 수 있다. 영아들은 일상용품의 이름을 명명하여 그 물건을 요구할 수 있고 단어를 듣고 그에 해당하는 그림을 지적할 수 있으며, 미숙하기는 하지만 주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 또한 이 시기에는 '작다, 크다'와 같은 크기개념이나 '없다'와 같은 부정적 상태를 이해할 수 있으며, '공하고 사과를 가져오세요'와 같은 두 가지 사물에 대한 지시를 듣고 따를 수 있다. 또 '힘들어, 피곤해'와 같이 자신의 신체상태나 감정 표현을 말할 수 있다.
(3) 발화의 특성
이 시기 영아들의 발화를 살펴보면, 잘못 발성된 소리를 고쳐주면 따라할 수 있으며, 상황에 따라 음성의 크기 및 음색의 강약을 조절할 수 있다.
(4) 문법발달
이 시기의 영아는 동사의 과거시제와 미래시제를 사용할 수 있다. '갔어', '줄거야'와 같이 시제에 관계된 어휘는 이 시기에 비슷하게 나타나지만 '오늘, 내일'과 같은 시기에 관계된 어휘는 영아 후기에 와서야 가능하다.
수동태는 영어권이나 유럽어권 영아보다 우리나라 영아의 언어에서 일찍 나타난다. 2세 반을 전후하여 '신어줘' 하던 영아가 '신겨줘'라고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시기 영아가 가장 먼저 이해하고 사용하는 질문의 형태는 '무엇, 어디, 네/아니오'의 형식이고 그 다음이 '누구'이며, '왜, 어떻게, 언제'가 포함된 질문은 그 후에 나타난다.
(5) 의사소통의 발달
이 시기 영아는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상대와의 의사소통 발달이 유연해진다. 의사소통하기 위해 대화에 참여하는 것은 사회적 상호작용에 관심이 있을 때이며, 이러한 상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타인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영아가 필요한 인지적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을 때 영아의 대화기술은 제한받는데, 대체로 3세 정도 되면 대화와 사회적 양상을 조금씩 인식하여 언제쯤 상대방에게 말할 기회를 주어야 할 것인지를 깨달을 수 있고 상대방이 말을 하고 있을 때는 잠시 기다릴 줄도 알게 된다.
(6) 쓰기발달
이 시기 영아는 쓴것과 그린 것을 구별하고 연필이나 볼펜 등의 필기도구를 사용해 보는경험을 많이 하게 된다. 읽기 발달과 관련하여, 이 시기에는 주위의 글자에 관심을 갖고 책과 글자는 읽는 것임을 알게 된다.
< 한국영아발달연구, 곽금주·성현란·장유경·심희옥·이지연·김수정·배기조 / 학지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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