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영아발달 - 영아기

by ⍣Humpback whale⍣ 2022. 9. 24.
반응형

'영아'란 단어는 '갓난아이 영(嬰)'과 '아이 아(兒)'로 이루어져 있으며, '갓 태어난 아이'라는 뜻으로 대개 신생아부터 2세 된 아기를 이르는 말이다. 일상적으로 쓰이는 아기라는 말도 사전적으로 '젖을 먹는 아이'로 정의된다. 이처럼 단지 젖 멎는 아이라고밖에 인식되지 않았던 어린 인간 생명체는 어떤 특징을 갖고 있으며, 인간발달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가? 좀 더 구체적으로, 영아들은 기쁨과 슬픔을 느끼는가? 영아들은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기억하는가? 영아들은 사람들의 말을 이해하는가? 이런 의문들은 자녀의 성장 과정에 관심이 있는 부모뿐 아니라 발달의 근원을 밝히려는 발달 학자들에게도 주요 연구대상이다.

■ 영아기 연구의 중요성

1) 인생의 독특한 시기이다

영아기는 인생에서 특별하고 독특한 시기다. 인간은 생의 초기 몇 년 동안 전적으로 양육자에게 의존하여 자신의 욕구나 필요를 충족한다. 영아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일들은 그들의 통제권 밖에 있다. 영아들은 목표를 달성하는 데 서툴고 상대적으로 무능력하다. 이로 인해 영아들은 쉽게 다치거나 고통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영아기에는 많은 장점도 있다. 영아들은 놀이와 탐색에 소비할 시간이 많으며, 성인들이 경험하는 일상의 문제들로부터 자유롭다. 또한 대부분의 영아들은 자신의 환경에 맞게 조율되어 있다. 신체는 부드럽고 유연하며, 사회적인 접촉에 개방되어 있고, 세상에 관한 기초적인 지식도 갖추고 있는 듯하다.

 

2) 영아기는 개인차의 기원이 된다.

모든 사람은 다르다. 사람들간의 차이는 아동이나 성인으로서 학교, 가족, 친구, 직업 등에서 계획되었거나 혹은 계획되지 않은 경험으로부터 나온 것들이다. 그러나 개인차 중 일부는 영아기에 그 근원이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개인의 특성 중 어느 부분이 영아기와 관련 있는가? 이것은 대답하기 매우 어려운 문제다. 왜냐하면 초기 경험은 순수한 형태로 보존되기 어려우며, 이후 경험들과 복잡한 방식으로 조합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아기와 영아기 동안 형성되는 많은 차이들은 인간발달과정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친다.

 

3) 발달을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영아기는 모든 인간 특성의 기원과 발달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쥐고 있는 시기이다. 특히 발달의 주요 논제 중 하나인 본성론과 경험론에 대한 핵심적인 몇 가지 답들을 포함하고 있는 시기다. 영아기 연구에서 밝혀질 결과들을 통해 인간의 타고난 능력과 학습된 능력에 대한 잘못된 미신들이 제거되면, 인간발달에 대한 보다 분명한 설명을 하게 될 것이다.

 

4) 성인발달과 치료에 적용된다.

영아기의 경험은 성인발달을 설명할 뿐 아니라 성인기에 발생하는 여러 문제들에 대해 치유적인 효과가 있다. 영아기는 전적으로 신체적 감각경험에 몰두된 시기이다. 영아기 이후 아동과 성인들이 겪고 있는 많은 신체적 장애와 정신적 장애들은 신체적 감각경험의 결핍, 즉 접촉을 잃은 것으로부터 유래된 것일 수 있다. 문화적 가치는 종종 신체적 요구와 반대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문제들에 대한 한 가지 해결책으로 영아기를 재경험하는 치료방법이 제안되기도 한다. 특히 마비나 근육장애 혹은 사고나 부상으로 괴로워하는 사람은 아기와 같은 움직임이나 이완을 통해 효과를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환자-치료자간의 관계에서 건강한 부모-아기관계의 순수함과 신뢰를 만들어내는 것은 치료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5) 조기 개입을 통해 건강한 발달을 증진시킬 수 있다.(영아기때는 호환되는 기능이 있다)

아동기와 성인기의 많은 질병들은 태내기와 영아기에 그 기원이 있다. 특히 엄마에게 노출된 질병, 영양실조, 유독물질 등은 위험요인이다. 따라서 임신기간 동안 적절하게 먹고, 특정한 약물과 화확물질을 피하고, 스트레스를 줄임으로써 아이들이 갖게 될 수도 있었을 많은 장애들을 예방할 수 있다. 이런 예방적 개입은 단지 신체적인 발달이나 생리학적 발달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영아기 동안 주변 환경에서 적절하게 제공되는 여러 가지 물리적, 사회적 자극들은 인지발달, 사회성발달, 언어발달의 기초가 되며, 이후 아동기나 청소년기의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면, 영아기에 형성되는 양육자와의 안정되고 신뢰가 높은 관계는 이후 아동과 성인들이 형성할 대인관계를 결정디으며, 다양하고 풍부한 언어적 경험은 아동들의 언어와 지적인 성장을 촉진한다.

6) 부모와 양육자들을 위한 교육자료를 제공한다.

영아는 의존적인 존재로서 성인의 사랑, 지원, 인내가 필요하다. 처음 부모가 되는 사람들 혹은 어린 나이에 부모가 되는 사람들에게 아가의 탄생은 기대와 불안을 모두 유발한다. 영유아와 관련된 모든 의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묻거나 책을 사거나 인터넷을 뒤질 것이다. 일반적으로 아기에 대해 많이 알수록 부모의 불안은 줄어들고 아이에게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따라서 영아와의 직접적인 경험을 대체할 수는 없을지라도 양육에 대한 정확하고 가치있는 정보를 풍부하게 제공하는 일은 부모와 영아 모두에게 필수적이다.

 

7) 육아정책의 지표가 된다.

복지정책에서 육아 관련 정책들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핵가족화나 맞벌이 부부의 증가 등과 같은 사회적 변화는 새로운 육아정책을 요구하는 사회적 압력이 되고 있다. 이제 단순히 아이들을 신체적으로 보호하는 것에서 벗어나 아이의 발달에 적합한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기를 원하고 있다. 태아나 영아발달의 가능성과 위험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은 모자보건법, 출산휴가, 적절한 탁아시설 등 영아나 가족의 복지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도록 압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 영아발달에 대한 지식은 단순히 부모나 육아 관련 종사자뿐 아니라 정책을 수립하는 사람들에게도 유용한 자료가 된다.

 

■ 영아에 대한 역사적 관점

1) 그리스 로마 시대

고대 그리스 로마(2000 B.C.~300A.D.)의 역사와 문헌들은 영아들에 대한 다소 가혹한 양육법을 보여준다. 애정을ㅇ 보이는 것을 피하고, 시민으로서 가치있는 몸을 만들기 위해 영아를 붕대로 꼭 싸두었다. 아이들이 너무 연약해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찬물로 목욕을 시켰다. 또한 간호사들은 아이의 두개골을 가능한 한 둥글게 만들기 위해 머리를 누르고, 신체의 모양을 잡기 위해 신체부위들을 잡아당겼기 때문에 아이들은 목욕하는 것을 가장 싫어했다.

로마의 부모들은 이런 처치들이 자신들의 사랑을 표현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들은 아이들이 강하게 자라기를 원했고, 신체 비율이 잘 맞고 적절한 자세를 취하기를 원했다. 실제로 로마 문헌에 따르면 부유층 부모와 아이들은 서로에게 강한 헌신을 보이며, 아이들이 나이가 들고 자신들의 성격을 형성하기 시작하면서 안거나 뽀뽀하거나 애정을 표현하는 행동을 보였다(Dupont, 1989; Gies & Gies, 1987).

고대 로마와 같은 많은 초기 문명사회에서는 원치 않는 아기를 계획적으로 죽이는 영아살해(infanticide)가 행해졌다. 신생아를 살릴 것인지 죽일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가족 우두머리의 임무였다. 이런 풍습으로 인해 장애가 있는 아기들뿐 아니라 많은 건강한 아기들도 가난이나 원치 않는다는 이유로 죽임을 당했다(Dupont, 1989). 영아살해는 중세유럽에서도 계속되었고, 심지어 오늘날에도 일부 사회에서 자행되고 있다.

 

2)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

중세기 초(300~1100 A.D.) 로마 제국이 몰락하고 전 유럽 대륙에 기독교의 점진적인 전파가 시작되었으며, 많은 사람들이 도시로 이동하기 시작하였다.도시로의 대규모 인구이동은 많은 도시빈민이 생겨나는 계기가 되었다. 부적절한 공중위생과 여러 다른 도시오염원들 때문에 도시빈민 영아들은 농촌지역에 비해 죽거나 출생결함으로 고통받을 가능성이 더 높았다. 질병은 출산 시에 아기뿐 아니라 엄마의 생명도 빼앗기 때문에 많은 고아들이 생겨나고, 이들은 거리로 나가 구걸, 도둑질, 매춘을 하였다. 기독교 교회들은 400 A.D.경 이후 유럽 아동양육방식과 신념에 영향을 주기 시작하였다. 고대 유대인의 관습을 따르는 기독교인들은 부모의 사랑을 옹호했고 영아살해, 낙태, 학대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일했다. 영아들을 위한 묘비도 이 시기에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만일 부모가 아이에게 어떤 잘못을 하게 되면 특별한 참회를 해야 했다(Gies & Gies, 1987). 또한 중세기 후반(1100~1300 A.D.)에 아이 출생과 초기 영아 보살핌에 대한 조언을 하는 의료서적들이 등장하였다. 이런 변화에도 불구하고 영아살해는 여전히 자행되었다.르네상스 시대가 되면서 영아들은 성인들로부터 분리되어 독특한 새인으로 인정받기 시작하였다. 예를 들면, 르네상스 미술에서 영아와 아이들이 어른들과 다르게 표현되기 시작했으며, 아기 예수가 실제 아기를 더 많이 닮았을 뿐 아니라 일상의 가족생활에 대한 세속적인 그림과 개별 아이들의 초상들이 등장하였다. 때로 아이들은 장난감을 갖고 노는 것으로 묘사되었다(Koops, 1996) 또한 아기를 유모에게 맡기는 관심이 비난을 받았는데, 그 이유는 유모들을 통해 질병을 얻을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3) 계몽주의 시대

18세기가 되어서야 비로소 인간의 삶, 존엄, 자유의 가치에 대한 새로운 생각이 등장하고 인식이 전환되었다. 예를 들면, 프랑스에서 Jean Jacques Rousseau(1712~1778)는 아동기는 특권이 있는 시기며, 아이는 원죄가 아니라 선함을 갖고 태어나며, 교육은 영아와 어린아이들의 욕구와 경향성에 민감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Rousseau로 대표되는 이 사회원동은 낭만주의(romanticism)라 일컬어졌다. William Wordsworth(1770~1850)와 같은 낭만주의적인 작가는 아동기를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시기로 노래하였으나, Charles Dickens는 낭만주의적 관점을 거부하고 「올리버트위스트」와 같은 유명한 소설들에서 질병, 가난, 아동학대와 아동노동이 자행되는 암울한 시기로 19세기 영국에서의 아동기를 묘사하였다.

영국의 철학자 John  Locke(1632~1704)는 교육에 대해 합리적인 접근을 하였는데, 그는 아이들에게는 특별한 지도와 훈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Locke는 영아의 마음을 무엇이나 쓸 수 있는 백지상태(tabula rosa)라는 가정에서 출발하여, 교육은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기술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가 속한 철학운동을 경험주의(empiricism)라 불렀다.

 

4) 19세기

19세기 교육자들도 총체적 인간(whole individual)의 발달이라는 관점에서 신체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뚱뚱하거나 신체적으로 서툴거나 혹은 장애가 있는 아이들은 학교로부터 도움을 받게 되었다. 학교 커리큘럼에 체조와 무용과 같은 신체의 자유로운 표현과 창의성이 포함되었으며, 팀 경기와 다른 연습 프로그램들은 성인기 동안에도 신체적 훈련을 지속하는 기초가 되었다.

이 시기에 전업(full-time) 주부의 역할이 처음으로 역사에 등장하였다. 엄마들이 전업주부로서 집안에서 하루 종일 아기를 돌볼 수 있는 상황은 19세기부터 나타난 현상으로, 핵가족의 증가에 따른 것이다. 대부분의 인간 역사에서 영아들은 보모, 형제, 다른 친척들과 같은 여러 다양한 양육자들에 의해 양육되었다. 그러나 핵가족과 전업 주부의 발달은 초기에는 백인 중류 가정에 한정되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다른 계층이나 민족, 인종집단들의 가족들은 산업화 이전의 확대가족을 유지하였으며, 사랑, 일, 교육 모두가 가정 내에서 이루어졌고 아이를 보살피는 것은 가족 공동의 책임이었다.

19세기의 의료적 진보로 인해 영아 사망률이 감소하였고 이것은 가족을 단결시켰다. 가족을은 보다 많은 정서적인 에너지를 개별 아이들에게 투자하기 위해 자녀의 수를 줄이기 시작하였다. 19세기 중반이 되면서, 영아기와 아동기는 가치있는 분리된 삶의 단계로서 사람들의 마음속에 등장하였다(Harevwn, 1985). 1825년 유럽에서 처음으로 등장한 대량 생산된 아기 인형은 이런 경향을 증명하는 것이다.

 

< 한국영아발달연구, 곽금주·성현란·장유경·심희옥·이지연·김수정·배기조 / 학지사 >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