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발달은 아기가 출생하기 이전부터 시작된다. 아기는 태아기부터 엄마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으며, 엄마의 목소리를 다른 여자의 목소리와 구별할 수 있다(Kisilevsky, 2003).출생 이후에는 울음으로 자신의 욕구를 표현하며, 미소 또는 사람 쳐다보기 등의 사회적 상호작용행동을 한다. 이러한 초보적 의사소통행동(primitive communication behaviors)은 아직 의도적인 것은 아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욕구를 강력하게 전달하는 기능을 한다.
1) 주요 언어발달(옹알이와 차례 지키기)
(1) 특징
생후 1개월경부터 영아는 울음소리 외에 '우'나 '이'와 같은 쿠잉(Cooing)소리를 내다가 2개월경부터는 옹알이를 시작할 수 있다. 이러한 옹알이는 영아가 발성의 기초적 연습을 하도록 하고 의사소통능력의 기초를 형성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시기 영아들이 하는 옹알이는 'ㅁ,ㅂ,ㅍ' 등의 음소가 섞인 옹알이다. 또 목구멍을 꾸르르 울리는 소리를 내기도 하고 같은 소리를 반복해서 내기도 한다. 또한 이 영아들은 배고픈 것과 아프다는 생리적인 욕구에 대해서도 구별된 울음으로 울 수 있으며, 자신이 원하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 초보적이나마 소리를 사용하기도 한다.
(2) 음성지각의 능력
Femald 등(1985)의 연구에 의하면 이 시기 영아들은 다른 소리에 비해 사람의 음성을 더 듣기 좋아하고, 특히 엄마의 목소리에는 미소나 옹알이로 반응한다. 또한 외부에서 큰소리가 나면 그 소리에 놀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하고 고개를 돌려 소리의 근원지를 찾는 행동을 하기도 한다.
한편, 갓 태어난 영아들도 소리를 구별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Eimas등(1987)의 연구에 의하면 생후 1개월 된 영아들도 'ba'와 'pa'의 소리를 구별할 수 있었다. Werker & Tees(1984)는 영어, 힌두어, 인디언 부족의 언어를 사용한 실험을 통해서 6~8개월 된 미국 영아들이 이 세 가지 언어의 소리를 모두 구별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 그러나 이러한 음소변별 능력은 10~12개월 이후에는 점점 사라져서 자신의 모국어가 아닌 소리들은 구별하지 못하게 되었다.
(3) 언어 이전의 발달
이 시기의 영아들에게 어머니가 이야기를 건네면 영아들은 어머니의 목소리를 알고 미소짓기도 하고 마치 대답이나 하듯이 옹알이로 반응하기도 한다. 이렇게 엄마가 영아에게 말을 걸고 영아는 옹알이로 대답하고 다시 엄마가 말하는 경험을 통해서 영아들은 실제 대화에서 요구되는 차례 지키기를 연습하게 된다. 예를 들어, 딸랑이를 흔들어주고 나서 영아의 반응을 본다든가, 까꿍 하며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가 치우는 것도 놀이를 통해 차례 지키기를 연습하는 좋은 경험이 된다. 차례 지키기와 같은 엄마와 영아의 상호작용 연습은 이후 영아의 의사소통능력 발달에 기초가 된다.
◆ 7개월에서 12개월
■ 운동발달
1세까지 영아들의 성장률은 비슷하다. 남자아이의 키는 71.75 ~ 81.25cm고 여자아이는 69.85 ~79..38cm다. 남자아이와 여자아이 모두 다음 몇 년 동안 매년 10~13cm 정도 성장한다. 1세경 남자아이의 몸무게는 8.4 ~12.0kg이고 여자아이는 7.8 ~ 11.2kg 정도다.
5개월이 되면 영아들은 지지를 받아 앉을 수 있고 대상에 손을 뻗어 잡을 수 있다. 또한 잡는 것도 보다 정확해져서 엄지와 검지의 끝을 사용해서 콩처럼 작은 물체를 잡을 수 있다.
6~9개월 사이에는 자세가 향상되어 독립적으로 앉거나 지지를 받아 설 수 있다. 근육강도가 향상되면서 영아는 몸을 뒤집거나 기어서 이동 할 수 있게 된다. 9개월이 되면 가구나 성인의 손을 잡고 몇 걸음 걸을수 있다.
1세가 되면 거의 모든 영아들이 다양한 고체 음식을 먹고 스스로 숟가락을 잡고 두 손으로 컵을 쥐고 마신다. 또한, 이가 나는 고통을 경험하고 음식을 씹을 수 있는 몇 개의 이를 갖게 된다.
1) 주요한 운동발달
(1) 우세한 손(손잡이)
어떤 연구자들은 뇌의 좌반구와 우반구 기능이 다르다는 것과 손의 우세간에 어떤 연계성이 있을 것이라고 가정한다. 일반적으로 우반구는 공간적 패턴과 비언어적 정보처리를 담당하고, 좌반구는 언어를 이해하는 것과 같은 계열적 처리에 보다 민감하다. 이런 좌뇌와 우뇌 간 차이는 오른손잡이에게서 발견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왼손잡이에서는 반대로 나타난다.
뇌 반구의 전문화(speciallization)는 손잡이(handedness) 혹은 사용하는 손의 선호와 연관 있기 때문에 영아기에 나타나는 우세한 손의 출현은 뇌발달 이정표와 관련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만일 영아기에 선호하는 손이 있다면, 그것은 영아 뇌의 왼쪽과 오른쪽 피질(cortices)이 이미 다르게 가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손에 대한 선호는 시각적으로 유도된 뻗기가 시작되는 2개월경에 나타나기 시작한다. 성인들과 마찬가지로, 많은 아이들이 왼손보다 오른손으로 뻗기를 선호한다. 게다가 이런 손의 선호는 생의 첫해 동안 상당히 안정적이다(McDonnell, Anderson, & Abraham, 1983; Young, Segalowitz, Misek, Alp, & Boulet, 1983).
그러나 영아의 왼손-오른손 선호는 성인들과 다르다. 모든 문화권에서 성인의 약 90%가 오른손잡이다. 그러나 1세 이하 영아 중 약 30~50%만이 뻗기에서 오른손에 대한 선호를 보였고, 10~30%는 왼손을 선호하였다. 나머지 영아들은 선호를 보이지 않았다. 영아들의 대다수는 어느 시기에 손에 대한 선호를 보이지만 선호된 손은 나이가 들면서 변한다.
성인들의 경우 선호되는 손은 부모의 선호된 손과 상관있지만 영아들은 그렇지 않다(McCormick & Maurer, 1988). 이처럼 성인들의 경우 손의 선호가 유전적이라면 영아들의 선호는 무엇으로 결정되는가? 가능한 설명은 초기 자세 선호(postural preference)에서 발달된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성인들이 어떤 손으로 물건을 영아의 오른쪽이나 왼쪽으로 제시했을지가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Fogel, Kawai, 1990; Harkins & Michel, 1988). 영아기 동안 손에 대한 선호가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2세 이후다.
(2) 운동발달
▶ 뻗기(reaching)
뻗기기술은 이 기간 동안에도 계속 발달한다. 6~8개월에 영아들은 닿지 않는 거리에 있는 대상을 갖기 위해 몸을 앞으로 기울일 수 있다. 10개월이 되면 영아들은 몸을 기울여서 팔을 뻗음으로써 뻗는 것의 한계를 극복하기 시작한다. 12개월이 되면 닿지 않는 거리에 있는 물건들을 갖기 위해 긴 물체를 이용하거나, 성인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과 같은 기계적 혹은 사회적인 보조물(aids)을 사용할 수 있다(McKenzie, Skouteris, Day, Hartman, & Yonas, 1993). 이와 같은 기술의 발달은 몸, 어깨, 팔의 근육이 강해지면서 나타나는 자세의 안정성에 근거하고 있다.
성인의 경우, 업무에서 분업이 필요할 때 양손을 함께 사용하게 된다. 예컨대 무언가를 만들 때 한 손은 물건을 한곳에 고정시키는 데 사용하고 다른 한 손은 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할 수 있다. 양손을 뻗는 것은 물건이 한 손으로 잡기에 너무 클 때만 필요하다. 영아의 경우, 물건의 크기를 가늠하기 위한 양손 활동은 생후 2년에 접어들기 시작할 때 처음으로 발달한다(Fagard & Jacquet, 1996). 한손 뻗기 또는 양손 뻗기와 같이 새로운 패턴들은 협응이라는 이미 존재하고 있는 기능으로부터 나타나게 된다.
Corbetta와 Thelen(1996)은 생후 1년 동안에 나타나는 뻗기에 대한 근본적인 행동형태를 알아내기 위해 뻗은 팔과 뻗지 않는 팔의 움직임에 기초한 팔, 다리의 협응패턴을 분석하였다. 양손 뻗기가 일어나는 동안 동시에 무의식적으로 나타나는 팔 움직임에서 발견되었다. 그러나 몸의 한쪽으로만 뻗기하는 기간 동안에는 그러한 동시적인 움직임은 발견되지 않았다. 뻗기는 동시에 행해지는 팔다리의 협응패턴을 뚜렷하게 촉진시켰다.
Rochat(1992)의 연구는 영아들이 혼자 앉는 능력에 따라 뻗기방법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혼자 앉을 수 있는 영아는 그렇지 못한 영아보다 더 자주 한 손을 사용해 뻗었다. 또한 양손을 사용하는 기술의 획득은 손 뻗는 방법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왔다.
Fagard와 Peze(1997)도 생후 1년 말이 지나면서 양손을 사용한 뻗기의 증가와 양손을 사용하는 과제(한 손으로는 장난감 상자 뚜껑을 들어올리면서 다른 한 손으로는 장난감을 상자 밖으로 꺼내는 것) 성공률이 일치되었음을 보여주었다. 양손을 사용하는 과제에서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전까지 한 손만 사용하는 뻗기((unilateral reaching)가 특히 우세하게 나타났으며, 8~10개월 사이에 나타났다. 양손을 사용하는 뻗기는 6개월쯤 우세하게 나타나고 11~12개월경쯤 다시 우세해지는 것을 보면, 다른 기원(origin)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앞서 언급한 이유로는 6개월 된 영아는 수행과제에 따라서 더 적절하게 양손을 함께 사용하거나 또는 독립적으로 사용할 수 없는 듯 하다. 생후 1년 말쯤 되어서야 양손간의 분업이 가능해지는 듯하다.
▶ 잡기(grasping)
물체를 향해 팔을 뻗어 자발적으로 쥘 수 있게 되는 시기는 생후 4개월경이 되어야 한다(Hofsten, 1990). 이 시기의 팔운동은 대칭적으로 나타나며, 6개월경이 되면 한 손으로 물체를 쥘 수 있게 된다. 이후 양손이 서로 다른 역할을 할 수 있는 협응이 나타나는 순서로 발달이 진행된다(Williams, 1983). 즉, 5~6개월경에는 한 손으로 잡기, 6~7개월에는 양손으로 잡기, 7~8개월에는 물체 두 개를 부딪쳐 소리내기, 8~10개월경에는 양손이 서로 다른 행동을 수행할 수 있으며, 12개월경부터는 양손이 능동적, 수동적 역할을 분담하는 협응활동이 가능해지는 패턴으로 발달이 진행된다. 또한 3개월경부터 대상을 향해 팔을 뻗어 자발적 잡기를 시도하면서 4개월경에는 어깨에 힘이 생기고, 6개월경에는 팔을 내밀었다 당겼다 하는 행동을 활발히 하여 물체를 던지고 두드리는 행동을 한다. 엄지와 검지손가락을 사용한 잡기가 가능해진 이후로 손가락으로 원하는 것을 가리키는 행동이 나타나기 시작하며, 손가락으로 작은 음식을 혼자 먹거나 책장 넘기기, 긁적거리기 등과 같은 향상된 조작행동이 가능해진다(김재영, 2001 재인용; 홍창의, 1994; White, 1995).
사물을 잡는 것은 사물이 존재하는 공간 내에서의 방향(orientation)과 모양, 크기에 대한 형태 파악과 더불어 적절한 손의 조절이 요구된다. 특히 영아가 움직이는 사물을 잡아야만 할 경우에는 더 그럴 것이다. 또한 시각적 안내는 목표물을 파악하고 손으로 조절하는 데 중요하다.Lockman, Ashmead & Bushnell(1984)은 잡기를 위한 손 조절(hand adjust-ment)에 대한 연구를 하였다. 그들은 영아에게 나무못을 수직방향과 수평방향으로 제시하였는데, 9개월 된 영아는 만지기도 전에 제시된 나무못 방향으로 손을 조절하였다.
손의 방향(orientation)과 시각적 정보에 의해 이끌어지는 잡기는 목표지향적 뻗기(goal-directed reaching)가 시작됨을 보여준다. 뻗기와 잡기를 연습하면서 영아가 손의 궤도를 점점 잘 통제한 결과일 수 있다. 손이 목표물을 향해 접근하는 경우, 손이 흔들리는 대신에 매끄럽게 궤도를 따라갈 때 손을 조절하기가 더 쉽다. 다른 이유로는 사물을 향한 접근을 안내하는 시각적 정보를 사용하는 능력이 향상된 결과다. 손 움직임에 대한 통제, 그리고 머리와 몸의 안정성은 잡기 조절을 안내하는 정보를 쉽게 가려내도록 돕는다.(Bertenthal & Von Hofsten, 1998).
▶ 미세 운동과 지각·인지발달
미세 운동발달도 인지발달이나 지각발달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한 연구에서(ruff, 1984) 6, 9, 12개월의 영아가 무게, 모양, 재질이 다른 물건을 갖고 노는 동안 관찰하였다. 영아들에게 물건을 주고 탐색을 하게 한 다음, 처음 것과 한 가지 속성만 다른 새로운 물건을 주었다. 6~12개월 사이에 물건을 입으로 빠는 것은 감소하는 반면, 손가락으로 만지는 행동(fingering)이 증가하였다. 12개월 영아들은 그 물건의 속성과 관련된 특정한 행동을 더 많이 하였다. 물건의 재질이 바뀌면 아기들은 그 물건을 쳐다보고 손가락으로 만지는 행동을 더 많이 하였고, 모양이 바뀌면 보는것과 만지는 행동이 증가했으며, 또한 그 물건을 돌려보거나 양손으로 번가랑 이동해 보았다. 무게의 변화는 특이한 반응을 유발하지 않았다.
연구에 따르면 12개월 영아들은 정보를 모으는 대안적인 출처로서 만지고 듣고 보고 빠는 행동을 보였다. 이것은 감각간 협응일 뿐 아니라 서로 다른 유형의 운동기술의 협응이다(Bushnell, 1982; Gottfield, Rose, & Bridger,1977).이 연구에서 12개월이면 영아들은 자신이 잡고 있는 물건의 유형에 적응된(adapted) 특정한 행동을 하였다. 이처럼 운동기술의 향상과 감각간 정보를 관련시키는 것에서의 향상은 인지발달에 필수적이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영아가 자신들을 둘러싼 세상의 보다 많은 특면들을 직접 접촉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 몸의 균형 잡기와 이동하기
① 앉기 : 앉기는 시야를 확장하고 사물을 조작하는 기회를 확대한다. 3~4개월경에는 뒤에서 몸통을 받쳐주면 앉을 수 있고, 6개월경에는 몸을 앞쪽으로 숙이고 팔로 바닥을 집어 혼자 앉을 수 있다. 7개월에는 팔로 몸을 지탱하지 않아도 혼자 앉을 수 있으며, 10개월에는 10분 정도 혼자 앉을 수 있다. 하지만 눕거나 엎드린 상태에서 스스로의 힘으로 앉을 수 있는 것은 8~9개월부터 가능하다(김재영, 2001; 백운학·임종익, 1991; 홍창의, 1994).
② 기기 : 한 손을 다른 손과 독립적으로 뻗을 수 있다는 것은 기기(crawling) 발달에서 중요하다. 기기에는 여러 유형이 있다. 영아들이 여전히 두 손을 동시에 뻗는 한(손에 대한 선호를 보이지 않는), 그들은 배로 기거나(creep) 몸을 흔들 수 있다(rock). 영아들은 한 손으로 뻗을 수 있게 되자마자 곧 무릅으로 길 수 있다(crawl). 무릎으로 기는 것은 한 손과 발을 뻗고 다음에 다른 손과 발을 뻗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다(Goldfield, 1989).
영아들의 기기 행동이 동일한 순서로 발달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영아들은 무릎으로 기기 전에 배로 기고, 다른 영아는 배로 기는 단계를 뛰어넘고 바로 무읖으로 긴다. 그러나 무릎으로 기기 전에 배로 긴 영아들이 그렇지 않은 영아보다 더 잘 무릎으로 긴다. 즉, 움직임이 더 크고 더 효율적이다(Adolph, Vereijken, & Denny, 1998).
그러나 이런 행동의 차이가 장기적인 지체로 이어지는지에 대한 증거는 없다. 오히려 영아들은 자신들의 독특한 방식으로 무릎으로 기는 것과 관련된 움직임들을 조합한다. 영아들은 가장 발전된 한가지 형태의 움직임에 머무리기보다 자신의 목표를 성취하는 데 유용한 모든 수단을 사용한다(Goldfield, 1993).
3~15개월 사이의 영아들이 실험실에서 중간 정도의 경사를 기엉 오르고 내리는 것을 3주마다 관찰하였다(Adolph, 1997). 영아들이 오르고 내리는 데 사용된 방법들은 배로 기거나, 손과 무릎으로 기거나 혹은 걷는 것이었다. 대부분의 영아들은 자신들의 능력과 관련하여 경사를 점검함으로써 경사에서의 이동에 적응하였다. 경험이 많아지면서, 영아들은 성인의 도움을 덜 받는 '영리한' 이동방법을 선택하였다.
영아들은 자신의 능력에 따라 서로 다른 네 가지 책략을 사용하였다. 전형적으로 영아가 앞으로 갈 만큼 표면이 안전하다고 느낄 때면 잠깐 본 후 곧 이동하기 시작하였다. 만일 약간 어려워 보이면, 몸을 앞으로 기울이면서 오래 보았고, 그런 다음 전형적인 이동방식으로 앞으로 전진하였다. 만일 그것이 효과적이지 않으면 더 오랜 시간을 쳐다보고, 비탈을 점거하기 위해 경사를 만져 보았다.
그 다음에는 전형적인 이동수단을 사용하거나 대안적인 수단을 사용하였다. 만일 이런 기법들이 효과적이지 않으면, 마지막 수단으로서 바닥을 꼭 붙잡고 전진하기 전에 다른 이동수단들을 시도하였다. 이 시점에서 경사가 너무 위험한 것으로 지각되면 성인이 구해주기를 기다렸다. 그렇지 않으면 전형적으로 미끄러지는(sliding) 방법을 택하였다,.
③ 두 발로 서기 : 두 발로 서기는 4개월경부터인데, 이때 겨드랑이를 부축해 주면 다리에 힘을 주어 두 발로 서려는 시도를 보인다. 하지만 자발적인 서기가 나타나는 것은 8~10개월경부터고 이때에는 손을 붙잡아 주거나 가구 등을 붙잡고 서 있는 상태를 유지한다. 11개월에는 혼자서 설 수 있으며, 생후 1년경이 되면서부터 앉은 상태에서 스스로 일어서기 시작한다.
④ 걷기 : '아장이(toddler)' 명칭은 걷기기술을 충분히 숙달하지 못한 아이의 특징적인 걷는 모양에서 유래한 듯하다. 최초의 두발보행(bipedalism) 형태는 천천히 달리는 오리와 닮았다. 이것은 대부분의 양육자들에게 유머러스한 기쁨을 유발하는 광경이다.
이렇듯 불안정해 보이는 형태의 이동행동은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는가? 성인들은 걸을 때 두 발을 동시에 움직인다. 한 발이 앞쪽으로 움직이는동안 다른 발은 몸에 비해 뒤쪽으로 움직인다. 이런 종류의 움직임은 대칭적 걸음이다. 영아의 걸음걸이에서 많은 단계들이 대칭적이지만 많은 것들은 비대칭적이다. 이것은 한 발은 땅에 심어두고(plant) 다른 발은 로봇 같은 걸음으로 다른 발을 앞쪽으로 툭 떨어지듯이 내밀기 때문에 일어난다. 영아는 여전히 균형을 잡는 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넘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이런 방식으로 걸을 필요가 있다.
그래서 성인은 부드럽게 모든 발걸음(steps)을 대칭적으로 걷는 반면, 영아는 훨씬 더 다양한 발걸음을 보인다. 걸음걸이의 부드러움은 영아가 걷기 시작하는 연령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영아가 걷기 시작한 지 6개월 후 거의 성인 수준에 도달한다(J. E. Clark, Truly, & Phillips, 1993; J. E. Clark, Whitall, & Phillips, 1988). 영아가 성인의 지지를 받으면 더 조화롭게 걸을 수 있다는 것은 균형이 걷기를 제한하는 요인임을 의미한다.(Bril & Breniere, 1993; Clark, Whitall, &Phillips, 1988).
이동행동은 이곳에서 저곳으로 장소를 이동하는 것 외에도 영아에게 도움이 된다. 걷기 시작한 후 10개월 된 영아는 사회적 접촉의 빈도와 지속시간이 증가한다. 이것은 걸을 때 지원을 받든지 받지 않든지 일어난다. 똑바로 서는 영아는 성인을 바라보고 소리내고 미소지을 가능성이 더 높다(Gustafson, 1984).
더욱 놀라운 것은 이동의 경험은 인지발달을 향상시킨다는 것이다. 인지 지식을 평가하는 전형적인 검사 중 하나는 숨겨진 물체를 찾는 능력이다. 이동경험이 많고 주위 환경을 돌아다닌 것에 더 익숙한 영아들은 숨겨진 물체를 찾으려는 행동을 지속시킬 가능성이 높다. 기거나 지원을 받아 걷는 경우도 마찬가지다(Bai & Bertenthal, 1992; Bertenthal, Campos, & Barrett, 1984; Kermoian & Campos, 1988). 주변 환경을 스스로 돌아다닐 수 있는 것은 공간적 배열과 그 공간에서 사물의 위치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듯하다.
< 한국영아발달연구 , 곽금주·성현란·장유경·심희옥·이지연·김수정·배기조 / 학지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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