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유아기 건강의 개념
건강이란 일반적으로 질병이 없고 아프다는 자각이 없는 경우를 의미하는 말로 쓰여 왔는데, 그 전문적인 의미는 보다 광범위하다.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가 제정한 「보건헌장」(1948)에는 “건강은 단순히 질병이 없거나 허약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완전히 양호한 상태이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것은 질병 유무를 위주로 한 신체적 측면의 건강 개념만이 아니라 정신적, 사회적 건강까지 포괄하는 더욱 광범위하고 적극적인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건강의 개념을 유아에게 적용해 볼 때, 건강한 유아란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다.
첫째, 유아가 연령에 따라 알맞은 신체발달이 이루어지고 치료를 요하는 질병이 없이 신체적으로 건강하다. 둘째, 능동적으로 활발하게 활동을 함으로써 정신발달이 순조롭게 이루어진다. 셋째, 또래, 부모, 교사, 이웃 등 주변 사람들과 바람직한 사회생활을 한다.
이 중에서 하나라도 문제가 있으면 건강하다고 할 수 없는 것이다. 예를 들면, 성장과 발달이 왕성하게 일어나는 유아기에 안전사고를 당하여 활동을 하지 못하고 누워 있거나, 집이나 병원에만 있게 ehlauss, 신체발달은 물론이거니와 타인과의 교류가 줄어들어 사람, 사물, 상황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발달하는 전인적인 발달을 저해하고, 이것은 곧바로 유아의 신체, 정신, 사회적 건강을 해치게 된다.
따라서 영유아의 건강상태를 유지·증진시키기 위해서는 위험을 감소시키고, 질병을 예방하고 개인의 복지를 증진시킬 수 있도록 주변의 성인들이 도와야 할 것이다.
■ 영유아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영유아의 건강은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데, 크게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의 상호작용에 의해 복합적으로 결정된다. 어떤 요인이 더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으나, 모두 유아의 건강상태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들이므로 유아의 건강을 향상시키기 위해 각 요인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1. 유전요인
유전요인은 우리 인간의 개인적 특질과 건강상태를 결정해 주는 역할을 하는데, 좋은 유전요인은 건강한 체질과 정신적 능력의 기초를 이룬다. 이러한 것들은 유전에 의해 결정되기도 하지만, 환경의 영향하에서 유전적 소인이 나타나는 것도 있다.
혈액형, 눈의 빛깔, 머리카락의 색과 질은 대부분 유전적으로 결정되고, 체형이나 기질, 선천적 질병 등은 양쪽 부모로부터의 유전인자에 의해 특징지어진다. 태어날 때부터 나타나지 않고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유전적 특징도 있다. 페닐케톤 요증(PKU: phenylketonuria)이라는 병은 선천성 대사 이상 질환인데, 이것을 그대로 두면 뇌, 신장, 안구 등 장기에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주어 정신지체아가 된다. 그러나 영아기에 일찍 발견하여 적절한 식이요범을 쓰면 이러한 장해를 예방할 수 있다. 또한 당뇨, 암, 비만, 심장질환 등도 유전되는 가족요인으로, 살아가면서 후에 나타난다. 이러한 요인들도 미리 예방하거나 적합한 식이요법과 운동을 통해 그 영향을 감소시킬 수 있다.
지난 수년간 유전자의 본체라고 할 수 있는 DNA에 대한 실험으로 생명에 관한 많은 정보들이 밝혀졌으며, 이러한 정보들은 유전에 의한 질병을 치료하는데 많은 기여흘 하였다. 따라서 건강을 유지하고 향상시키기 위하여 가계조사나 임상조사 등을 통해 질병의 원인을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 환경요인
1) 물리적 환경
영유아의 물리적 환경은 어머니의 자궁에서부터 시작된다. 임신 중에 정기적인 건강진단을 받고 적합한 영양을 섭취하며, 담배, 술, 마약 등을 피하고 바람직한 건강생활을 영위한다면 태아는 좋은 물리적 환경에서 자랄 수 있다. 산모가 출산 전의 건강에 신경을 쓰지 않고 태아에게 해로운 행위를 했을 경우 출생시 건강의 중요한 척도가 되는 저체중아를 출산하거나 신체적 문제를 많이 가진 영아를 출산할 수 있으며, 이런 아이들은 살아가면서 건강상 어려움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높다.
출생 시의 물리적 환경은 가정(家庭)이 될 것이다. 안전하고 안정된 환경에서는 그렇지 못한 환경에서보다 질병이나 사고 등의 위험에 덜 직면하게 된다. 또한 유아기에는 이웃도 물리적 환경으로서 큰 영향을 미친다. 안전하지 못한 환경에서 사는 유아들은 성폭력이나 사고 등에 노출되기 쉽다. 가족 또한 유아의 건강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유아에게 나쁜환경을 만들 수 있으므로, 유아들이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는 유아교육기관에서 좋은 환경을 제공하고, 가정의 문제를 발견하여 적절하게 해결한다면 유아의 건강을 지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좋은 보육과 교육환경은 건강문제를 진단하고, 좋은 건강과 안전, 영양을 제공할 수 있다.
2) 사회·정서적 환경
사회·정서적 환경은 부모-자녀 간의 관계에서부터 시작된다. 유아는 성장하면서 가족, 이웃, 교사, 또래, 지역사회의 타인들로 관계의 범위가 넓어진다. 유아의 정신건강과 행복감은 신체건강에 중요한 요인이 된다. 영유아에게 안전한 환경과 안정감 있는 애착 형성의 기회를 만들어 주는 가정은 행복하고 유쾌한 어린이를 기를 수 있다. 반면에 유아를 위험한 상황에 노출시키고, 애착 형성에 실패하는 가족은 사회·정서적 문제를 많이 유발시킬 수 있다. 건강하고 기능적인 가족에서 자란 유아들은 좋은 정신건강을 유지하고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다.
유아교육기관의 교사들도 유아들의 건강발달에 직접 관계가 있다. 질 높은 보호와 교육은 어린이를 행복하게 하고, 교사와 유아 간의 바람직한 일대일 관계를 형성시킨다. 유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교사는 늘 어린이들에게 민감하고 어린이들을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다. 특히 편부·모 가정의 어린이들에게는 가정과 같은 안전하고 정신적으로 건강한 환경을 조성해 줄 필요가 있다. 미국의 국립 영아프로그램센터에서 수행한 연구보고에 의하면 교사의 조기개입이 적응문제를 보이는 유아에게 안전한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고 한다(Zero to Three, 1992).
3) 경제적 환경
유아의 경제적 환경은 가정이나 부모의 직업뿐만 아니라 이웃, 지역사회, 국가의 경제적 상태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 저소득은 유아기 건강과 영양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된다. 경제적 위기가 어린이들의 정서와 행동에 영향을 주고, 이것이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좋은 의료 서비스가 부족하고, 영양이 좋지 않고, 부모의 관심이 부족한 환경은 유아의 행복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저소득의 또 다른 영향은 좋은 유아교육기관에 보낼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가난한 어린이들은 심각한 질병과 사망의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 가난에 관계된 질병으로는 저체중아 출산, 사고사, 납중독, 천식, 예방접종의 미비, 철분 부족에 의한 빈혈증 등이다.
경제적 요인은 예방적인 치료, 최고의 성장과 건강한 발달, 위험으로부터의 보호라는 측면에서 유아들의 잠재성을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다. 교사는 가족의 경제적 여건이 건강, 안전, 유아의 행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인식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유아교육기관에서 교사는 좋은 영양, 질병에 대한 예방, 안전을 제공함으로써 유아들에게 경제적 환경에 의한 부정적인 영향을 개선할 수 있다. 교사들은 또한 가족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지역사회와 연계하여 어린이들 편에서 그들을 위해야 한다. 이러한 노려고가 협동이 건강의 측면에서 어려움을 가진 가족을 도울 수 있다.
4) 문화적 환경
문화적 환경은 가족, 이웃, 지역사회의 신념과 실제 행동을 포함한다. 일상생활에서 음식의 선택과 양육과 같이 전통문화를 유지하기 위한 실제 행동은 가문에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것으로서 의미 있는 것이다. 임산부의 태교는 문화적 배경에 따라 다르다. 교사들은 양육에 대한 가족의 문화적 가치를 지원해야 한다. 가족의 건강에 대한 태도도 문화와 직접적으로 관련된다. 예를 들면, 라틴아메리가인의 가족들은 어린이의 건강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서 예방 서비스를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 이러한 문화적 특성과 경제적 어려움이 합해져서 어린이의 건강에 해를 미치는 중대한 요인이 된다. 이와 같이 유아들은 자신의 문화적 환경 속에서 사회·정서·행동 문제를 경험할 뿐만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해를 입을 수 있다.
교사가 유아를 돌볼 때에 유아의 가족들이 가진 문화적 다양성을 인식하게 되면, 교사는 유아의 건강문제에 대해 부모와 교환하는 정보를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
< 아동건강교육, 박선희·김희태·이영애 / KNOUPRES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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