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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어발달
인간은 언어라는 도구를 통하여 사회 구성원들과 상호작용하게 된다. 언어를 통하여 자신의 생각은 물론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나 지식까지도 알 수 있게 되는데, 특히 인쇄된 글자를 읽고 씀으로써 주변 세계로부터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언어발달은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일어나며, 가정과 주위 환경 가운데서 행해지는 자연스러운 경험이 유아의 언어발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유아의 언어발달은 성숙뿐 아니라 유아가 접하는 환경과 깊은 연관이 있다.
영아기의 언어발달은 태아가 엄마의 목소리와 언어를 듣는 태내에서 시작된다고 한다. 출생 후 4일이 지난 영아는 소리를 구별할 수 있다(Cowley, 1997).
촘스키(Noam Choomsky, 1928~)는 태어날 때부터 영아는 언어를 습득하는 능력을 지니고 태어나기에 언어획득장치(langage acquisition device: LAD)라 불리는 언어습득과 관련되어 생물학적으로 기초를 둔 타고난 시스템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사회의 일원으로서 영아는 다른 사람들과 의사소통하기 위해 언어를 배우며, 사회적 상호작용을 통해 언어를 적절하게 발달시켜 나간다.
영유아가 언어를 획득하는 과정을 설명하는 이론에는 학습 이론, 생득 이론, 그리고 상호작용 이론이 있다. 학습 이론은 언어발달의 경험적 요소를 강조하며 언어는 모방과 강화를 통해 학습된다고 주장한다. 영유아가 양육자의 언어와 비슷한 발성을 하면 이를 성인들이 강화해 주므로 언어발달이 이루어지게 된다. 또한 영아들이 주변의 언어를 모방하므로 언어획득이 일어난다. 행동주의자들은 영아가 모방을 통해 언어를 배우므로, 성인은 영아가 성인의 언어를 모방할 수 있도록 정확한 언어를 사용하여 상호작용 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생득 이론의 관점에서는 인간은 언어를 획득할 수 있는 선천적인 능력을 지니고 태어나며, 이 기제에는 보편적인 문법인 모든 언어에 공통적인 규칙에 대한 지식이 포함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상호작용 이론은 언어발달은 생물학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상호작용하여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선천적인 언어획득 기제에 의해 언어발달이 이루어진다기보다는 인지발달과 사회적 상호작용 과정에서 의사소통을 통해 언어발달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주장한다. 또한 비고츠키(Vygotsky, 1984)는 유아보다 유능한 성인과의 사회적 상호작용이 인지발달과 언어발달을 증진시킨다고 한다.
상호작용 이론은 학습 이론이나 생득 이론을 보다 확장한 이론으로 인지발달과 사회적 의사소통의 요인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언어발달이 활발히 일어나게 하기 위해서는 유아의 또래 혹은 성인과의 상호작용을 통한 의사소통의 기회 제공이 중요하다.
오늘날의 상호작용자의 이론적 접근은 언어가 사회화 없이는 얻지 못한다는 사실에 근거를 둔다. 언어는 사회적 배경 없이는 습득할 수 없다. 영아들은 어른 양육자들에 의해 다듬어진 언어습득의 타고난 능력을 지닌다.
그러한 측면에서 비고츠키(1984)는 언어는 사회적 배경 안에서 얻어진다고 주장했다. 언어는 한 집단의 사회문화적 역사의 중심이다. 집단의 한 일원으로서 영아는 집단에서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언어를 배운다. 모든 영아들은 같은 순서로 언어를 배우며, 비록 언어마다 시간적 차이는 있지만 발달적 순서는 같다.
■ 언어발달 단계
영아들은 아주 어릴 때부터 언어를 사용하며 놀이를 한다. 말하기 전에는 옹알이를 하며 논다. 1, 2개월을 전후로 단순 모음의 발성이 나타난다. 두 살쯤의 걸음마기 영아는 상상놀이를 하면서 다양한 소리를 낸다. 걸음마기 영아는 말을 하기 시작하고 말들의 조합을 시작한 후에는 언어를 놀이에 이용한다.
3세가 되면 대부분의 유아는 복잡한 문장을 사용하며, 5, 6세경에 이르면 문법을 사용하여 성인과 유사하게 언어를 사용한다. 그 후 15개월 정도에 약 10개의 어휘를 익히며 24개월이 되면 평균 200개의 단어를 사용한다. 또한 18개월에서 24개월 사이에는 단어를 결합하여 간단한 문장을 만들기 시작하며 점차 세 단어 이상을 결합한다. 언어발달 측면에서는 3~7개의 단어를 사용하여 말할 수 있는데, 약 1,600개 정도의 어휘를 가진다. 과장이나 유머를 좋아하고 이야기를 듣거나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기, 노래 부르기를 좋아한다. 글자나 숫자, 단어들을 인식하기 시작하여 읽고 쓰기에 필요한 모양변별이 가능하다.
1. 울음: 최초의 의사소통 수단
출생 후 신생아는 울음을 터뜨린다. 울음은 신호(sign)체계로 자신의 욕구를 표현하는 초기의 의사소통 수단이다. 울음은 화났을 때, 배고플 때, 아플 때, 졸릴 때 등에 따라 나타나므로 양육자는 이를 점차 구분할 수 있다.
2. 옹알이
생후 2개월을 전후로 영아는 목구멍에서 소리를 낸다. 이를 옹알이라 하며 별다른 의미를 지니기보다는 기분이 좋거나 즐거울 때 내는 소리이다. 영아의 옹알이는 주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이로 인해 성인과의 보다 많은 상호작용이 이루어지게 한다.
3. 자기소리 모방과 타인소리 모방
6~10개월 사이의 영아는 다양한 소리들을 내며(Garvey, 1974) 자신이 낸 소리를 반복하기도 하고 타인의 소리를 모방하기도 한다.
4. 한 단어 문장
출생 후 갓난아기는 한 음절의 옹알이로부터 10~12개월이 되면 단어를 말할 수 있다. 한 단어를 사용하여 자신이 원하는 것을 표현한다. 예를 들어 ‘물’ 이라고 말하면 이는 ‘물이 있다. 물이 먹고 싶다. 물이 보인다. 물을 갖고 놀고 싶다.’ 등의 의미를 포함한다.
5. 두 단어 문장
한 단어로 문장의 의미를 나타내는 시기를 거쳐 2세 유아는 두 단어로 문장을 만든다. 예를 들어 ‘엄마, 물’ 이라고 말한다면 이는 ‘엄마, 물을 주세요, 혹은 엄마, 물이 먹고 싶어요.’ 라는 의미를 지닌다. 이를 전문식(telegraph)이라 하는데 문자에서 조사, 접미사, 수식어 등을 사용하지 않고 주요 단어만 나열하는 전보와 같다고 하여 전문식 언어라고 한다. 2세를 전후로 200~300개의 어휘를 습득한다.
6. 3세아
3세아는 2~4개 정도의 단어를 사용하여 문장을 만든다. 3세아가 사용하는 단어의 수는 제한되어 잇으나 두 단어 이상의 문장을 사용할 수 있고 간단히 자신의 욕구를 표현할 수 있다. 새로운 단어에 대한 강한 호기심을 지니며 의문문과 부정문을 사용하나 문법에 맞지 않는 불완전한 문장을 구사한다.
4세경에는 3~7개 정도의 단어로 문장을 만들 수 있고, 5세 유아는 6~12개의 단어를 사용하여 성인과 유사하게 문장을 만든다.
7. 4세아
4세 유아는 600개 정도의 어휘를 가지며 이야기를 듣거나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기, 노래 부르기를 좋아한다. 글자, 숫자, 단어들을 인식하기 시작하고 읽고 쓰기에 필요한 모양 변별이 가능하다.
8. 5세아
5세 유아가 사용하는 문장의 형태와 이해력은 성인과 유사하며, 글자, 소리, 단어의 변별이 가능하다. 의사소통에 거의 불편이 없을 만큼 어휘 수가 증가하며, 쓰기와 읽기의 기본 기술을 습득할 수 있다. 5세 유아는 완전한 문장을 사용하며 타인과의 의사소통에도 불편이 없을 만큼 어휘 수가 증가하며 쓰기와 읽기의 기본 능력이 발달한다.
부정문은 2세경에 나타나며 ‘안 먹어’, ‘안 가’ 등의 ‘안~’의 형태를 사용하며 4~5세에 이르면 문장에 부사 혹은 형용사를 사용하고,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 하는지를 활용한 다양한 의문문을 사용할 수 있다. 이로써 성인과 유사한 문법을 익힌 것을 알 수 있다.
■ 영유아의 언어발달과 성인의 역할
성인들은 아기들이 태어나자마자 말을 건네기 시작한다. 또한 영아의 발달단계에 맞추어 언어사용을 적절히 변화시킨다. 아기의 말투는 일반적으로 음조가 높고 쉬운 어휘를 하용하며 문장 또한 짧고 단순하다. 성인의 말투는 문장에 질문과 명령을 많이 사용하며 단순하고 복잡하지 않은 문장으로 구성된다. 성인은 유아의 언어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타고난 언어습득의 능력을 지닌다고 해도 성인과의 사회적 상호작용도 언어습득의 중요한 요소이다.
영아를 대하는 모든 사람은 연령에 상관없이 아기의 말투를 사용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출생한 영아의 형제들은 영아에게 말을 건넬 때 아기 말투를 자연스럽게 사용한다. 초기의 언어적 상호작용은 대부분 영아가 아닌 부모 혹은 타인에 의해 이루어진다. 영아는 이러한 언어적 자극에 대해 웃음과 제스처, 신체적 동작으로 반응을 나타낸다. 따라서 부모의 폭넓은 언어사용은 제한적인 언어를 사용하는 부모보다 영아의 언어발달에 많은 영향을 준다.
언어놀이는 또한 영아시기에 이루어지는 사회적 활동이기도 하다. 까꿍놀이는 최초로 나타나는 주 양육자와 영아의 언어놀이이다. 영아는 주 양육자의 언어적 자극과, 신체적 움직임에 관심을 집중하고 반응을 나타내고 이러한 영아의 반응에 주 양육자 또한 반응을 나타내는 것이다. 따라서 부모는 영아의 언어를 발달시키기 위해 능동적인 대화의 파트너로 자주 언어적 상호작용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영아의 말에 관심을 나타내고 귀 기울여 듣고 영아가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야 한다.
< 아동관찰 및 행동연구, 홍순정·최석란 / KNOUPRES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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