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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기 부모역할(2)

by ⍣Humpback whale⍣ 2022. 1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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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율성 및 주도성 발달 조력자

1) 자율성

   유아기는 자조능력이 발달하면서 자기주장이 강해지고 반항과 거부하는 빈도가 잦아지는 시기이다. 유아는 신체성장과 근육발달이 진행되고 자신의 몸을 스스로 조절하게 되면서 주도적으로 행동하고 주변에 호기심을 가진다. 유아는 스스로 무엇을 해 보고 싶어 하고 어른의 간섭을 받기 싫어한다. 18개월에서 3세 사이의 유아를 둔 부모의 과업은 유아의 자율성 발달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것이다. 먼저 부모는 자녀가 자율적인 존재로 발달됨을 인정하며, 유아의 적극적인 주변 탐색을 위해 안전한 환경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특히 유아는 사물에 대한 지각력이 미숙하므로 사고를 일으킬 수 있는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유아의 신변을 안전하게 지켜 주는 범위 내에서 유아의 자유적인 탐색을 허용할 필요가 있다. 부모가 자녀의 자유성을 존중하지 않고 스스로 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한다면, 유아는 자신감을 잃고 수치심에 빠지며 수동적인 성격이 될 수 있다. 또한 부모는 자녀가 스스로 행동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부모는 의존적이었던 자녀가 자신의 고유한 생각, 감정 등을 갖춘 한 아이로 성장하고 있음을 기쁜 마음으로 수용해야 한다. 자녀를 부모의 부속물이 아니라 독립된 인격체로서 존중해야 하는 것이다.

 

   한편 이 시기는 간단한 것을 스스로 해 봄으로써 자율감을 얻게 되지만, 지나치게 어려운 과업으로부터는 보호받을 필요가 있다. 특히 대소면을 가리는 생리작용을 지나치게 강요해서는 안 된다. 배변훈련 과정에서 부모의 인정은 강화 요인이 되는데, 부모의 행동을 모방하려는 경향과 함께 칭찬받고자 하는 바람으로 인해 배변훈련 과업이 이루어진다. 따라서 배변훈련은 기술보다 부모의 태도가 더 중요한데, 수용적이며 온화한 태도로 유아를 격려하며 불안하고 걱정하는 태도로 유아를 비난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2) 주도성

   자율감을 성취한 유아는 다음 단계로 자기가 무엇을 스스로 할 수 있는가를 시험해 본다. 이시기의 유아는 풍부한 상상력을 발휘하여 놀이에 열중하면서 여러가지 역할을 수행하고, 호기심을 만족시키기 위하여 질문을 많이 한다. 이때 유아가 새로운 일을 시도하여 성공하면 주도성이 발달되어 새로운 시도를 계속 확대하게 된다. 주도성을 발달시키는 것은 유아가 세상에 잘 적응하고 자신의 능력에 대해 긍정적인 믿음을 형성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따라서 부모는 자녀가 스스로 능력을 발휘하도록 주변을 탐색할 수 있는 풍부한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부모는 유아의 시도에 대해 긍정적인 관심을 보이며, 도움이 필요한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특별한 활동을 성취하는 성공적인 경험들이 축적되면서 유아는 자신이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사고를 형성한다. 반면, 부모가 지나치게 간섭하거나 유아의 끝없는 질문에 무관심으로 대응하면 유아는 오히려 죄책감이 형성될 수 있다. 이 시기에 자주 금지를 당하거나 좌절이나 실패를 경험하면 유아는 자신의 능력에 대하여 회의감을 가진다. 이렇게 죄책감을 형성한 유아는 새로운 경험이나 도전을 두려우하고, 어른에게 지속적으로 의존하게 된다.

 

■ 자기조절능력 발달 조력자

▶ 순응

   순응은 유아가 부모의 요구에 일치하는 행동을 하도록 하는 자기조절력 또는 자기통제력의 초기 형태이다. 부모가 유아의 순응을 요구함에 따라 유아의 순응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남아가 여아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순응적이고 여아는 부모의 지시에 보다 반응적이라는 성차가 있지만 '순응'은 유아기 모두에게 주요한 발달과제이다. 이는 규범을 준수하는 생활습관이 형성됨을 보여 주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유아기 초기에는 부모의 외적인 통제에 의해 순응행동을 하는데, 연령이 증가하면서 점차 내적 규준에 의한 순응이 가능해진다. 특정 상황에서 부모가 유아의 현재 행동을 통제하는 이유에 대해 명료하게 설명할 경우, 부모의 외적 기준이 자연스럽게 내면화된다. 유아는 연령이 증가할수록 자신이 충분히 이해한 요구와 제재에 대해서는 순응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요구에 대해서는 순응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유아기 초기에는 행동이 부모의 통제와 모니터링에 의해 순조롭게 통제되었다 할지라도, 3세 이후가 되면서 통제소재가 부모의 지시와 같은 외부로부터가 아니라 유아 자신의 내적인 자율성에 의해 조율된다. 따라서 부모는 유아의 내적 통제 과정을 통한 순응이 이루어지도록 동기화시켜야 한다.

 

   유아가 보이는 비순응행동과 거부전략도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단순한 환기, 직접 보여 주고 손으로 이끄는 등의 신체적 안내가 어린 유아의 비순응에 유효하다면, 학령기에 가까운 취학 전 유아에게는 언어적 제언과 추론, 협상을 통해 충분히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또한 지나치게 잘 울고 짜증을 내며 화를 다스리지 못하는 경우는 유아의 타고난 까다로운 기질이 반영된 저항적 비순응으로 간주된다. 이는 유아가 독립과 의존성의 두 욕구 사이에서 갈등하는 내적불안정을 드러내는 것으로, 부모는 유아 스스로 자기통제력을 회복하여 정서를 조절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부모는 유아의 선천적 기질을 고려하여 훈육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즉,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비순응인지, 적극적이고 직접적인 반항과 거부인지에 따라, 유아의 연령과 발달수준에 따라 부모는 다른 전략으로 자녀의 의사소통을 해야 한다.

 

■ 성정체성 발달 조력자

   유아는 TV를 보고 책을 읽고 주변을 관찰하면서 성역할 지식과 고정관념을 형성하게 된다. 여아는 여아다운, 남아는 남아다운 성유형화된 사고와 행동의 선호체계를 습득하여 여성성 또는 남성성이 발달한다. 성유형화의 대표적 예로 유아의 성별 분리현상은 학교의 놀이상황에서 같은 연령대끼리 모여 있을 때 더욱 두드러진다. 전반적으로 유아의 성역할 인식과 성유형화 행동은 활동과 환경구성을 할 때 여아와 남아를 구분지어 배치하는 성인의 암묵적이지만 강력한 성역할 사회화를 통해 간접적으로 형성된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최근 들어 남성과 여성에 대한 전통적인 성역할 범주화는 더 이상 현대사회에 적합하지 않으며, 오히려 남성과 여성의 행동에 재약을 가하게 된다는 새로운 관점의 이론이 제기되었다. 벰(Bem, 1974)은 별개로 구분되었던 여성성과 남성성에 대한 대안으로서 심리적 양성성(androgyny)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안하였다. 양성성이란 심리적으로 남성적인 특성과 여성적인 특성을 함께 가지고 있는 경우를 말한다. 이는 여아든 남아든 발달적인 측면의 가능성이 성별 구분으로 인해 방해받기 않아야 한다는 관점이다. 성역할의 사회화 과정에는 생물학적인 요인보다는 사회환경적인 요인이 중요하며, 특히 유아기 부모의 양육태도는 유아의 양성적 성역할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맥락에서 살펴볼 때, 유아기 성 인식의 시작과 관련하여 바람직한 부모역할은 현대사회가 필요로 하는 균형 잡힌 성역할 인식과 행동양식을 습득하도록 하는 것이다. 여아와 남아를 구분지어 활동영역을 제한하고 환경을 구별하는 성별 분리를 지양할 필요가 있다. 전통적 성역할 사쇠화보다는 남성성과 여성성 공존의 양성성으로의 사회화가 더 기능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부모가 자녀를 양육할 때 자녀의 개성을 존중하고 상황에 맞는 융통성 있는 역할을 기대하며 자녀의 양성적인 행동특성을 장려하여야 한다. 아들, 딸 모두에게 장난감, 학습할 수 있는 기회, 경험과 훈련을 동일한 정도로 제공한다. 부모는 자녀가 자신의 잠재능력을 충분히 발휘하도록 기회를 가능한 한 열어 두어야 한다.

 

■ 풍부한 학습경험 제공자

   유아기는 전조작기에 해당되므로, 부모는 유아가 사물과 사건을 어떻게 인지하는지 특성을 고려하여 발달에 적합한 환경을 구성하여야 한다. 유아는 무엇이든지 관심을 가지며 탐색하고 조작해 봄으로써 물리적 지식을 습득하므로 실험과 조작이 가능한 환경구성이 요구된다. 또한 최적의 인지발달을 만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사물과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특히 놀이활동은 학습을 위한 중요한 수단이므로, 발달을 촉진하는 놀이활동을 격려한다. 부모는 유아기의 자녀에게 긍정적인 학습이 이루어지도록 발달과 교육에 적합한 환경, 놀잇감, 교재교구 등을 선별하고 제공 하여야 한다.

 

   또한 2, 3세경에는 언어가 두드러지게 발달하는데, 유아의 언어발달은 사물의 이름에 관심을 가지며 부모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촉진된다. 기본개념 형성을 위해 사물의 이름을 많이 알게 해 주며 유아가 주변 사물의 이름과 그 사물이 가진 특성에 대해 관심과 흥미를 가지도록 한다. 이 시기의 유아는 "이건 뭐예요?" "저건 뭐예요?" 하는 질문을 많이 한다. 이와 같은 질문에 성의 있게 반응함으로써 유아의 지적 호기심을 격려해야 한다. 부모는 유아의 언어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잘못을 수정함으로써 유아의 언어발달을 위한 촉진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헐(Hull)의 견해를 기초로 놀잇감 선택을 위한 지침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유아의 발달수준에 적합하고 좌절하고 좌절감을 주지 않으며 호기심을 유발하는 것
  • 여러 가지로 활용할 수 있는 융통성 있는것
  • 유아의 욕구를 만족시킬 만큼 사용할 수 있돋록 내구성과 견고성이 잇는것
  • 유아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놀잇감
  • 예술적인 즐거움을 주는 것
  • 위험성이 없는 안전한 놀잇감

 

■ 문제행동 지도자

   유아는 영아기를 벗어나 성장함에 따라 새로운 환경에 노출되면서 많은 자극과 스트레스, 긴장감을 경험하게 된다. 과도한 학업성취와 경쟁우위가 주입되는 환경속에서 유아는 스스로 조절하기 어려운 많은 스트레스와 압박감에 노출되고 있다. 또 이른 시기부터 어린이집과 유치원이라는 집단생활에 노출됨에 따라 유아는 많은 자극과 긴장, 욕구불만을 경험할 수 있다. 특히 유아기는 발달단계상 사회적으로 합의된 도덕적 규준에 대한 이해가 어렵고 자기중심성이 강한 전조작적 사고수준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에, 어릴수록 원초아(id)에 의해 행동하고 공격성을 표출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생애 초기 발달의 민감성, 적기성, 누적성 등을 고려할 때, 유아기에 발견되고 진단되는 발달상의 취약점과 문제행동을 초기에 중재하는 것은 부모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부모는 자녀의 공격적 행동이나 위축된 모습이 일시적인 현상인지, 정상적 행동인지, 임상범주에 속하는지 등을 파악하고 문제행동을 선별해야 한다. 만일 진단과 개입이 필요한 문제행동이라면 조기발견을 통해 이후 발달경로와 학교생활에 문제가 없도록 적극적으로 예방해야 한다. 또한 선천적인 요인에 의한 문제행동인지, 혹은 양육환경에 의해 형성된 후천적인 행동인지 원인 규명을 통해 보다 효율적인 중재과정을 마련해야 한다.

 

   유아가 3, 4세경이 되면 체력도 강해지고 인지발달도 이루어지면서 자신의 욕구표현이 강력해진다. 2~3세경에 싹트기 시작한 자아의식이 반항적 행동의 원인이라고 볼 수 있는데, 어떤 장애물이 자신의 일을 방해하면 강한 반발과 반항을 하게 된다. 이러한 반항에 대해 부모는 자녀가 자아의식과 자주성이 발달하는 증거라고 이해하고 수용할 필요가 있다. 이 시기를 잘 넘기면 정신적으로 더욱 성숙하고 의욕적이며 자발적인 모습으로 성장한다. 반항심을 자연스럽게 해소시켜 주지 않고 외부 압력으로 억제시키기만 한다면 자녀의 정서와 성격을 왜곡시켜 더욱 다르기 힘든 모습으로 악화된다.

 

■ 유아교육기관과 가정의 연결자

   유아기에 영유아교육기관에서의 적응은 중요한 발달과제이다. 영유아교육기관에서의 경험이 이후 발달에 미치는 영향은 가정환경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많은 연구를 통해 보고되었다(NICHD Early Child Care Research Network, 2003). 특히 불우한 가정환경 때문에 적절한 돌봄을 받지 못하고 있는 유아는 양질의 보육경험을 통해 이전의 결핍된 양육경험이 전 생애에 걸쳐 유의미하게 보상될 수 있다. 역으로 생각하면 가정에서 부모에게 양질의 돌봄을 받은 유아일지라도 영유아교육기관에서 부적절한 교육을 받을 경우 부정적인 영향이 미치게 된다. 따라서 부모는 유아의 연령, 기질, 발달적 특성 등을 고려하여 유아에게 맞는 최적의 유아교육기관을 선택하고 요구에 맞춰 긍정적인 협력체제를 유지해야 한다. 즉, 유아에게 알맞은 양질의 기관을 선정하고 유아의 적응과정을 살피는 것이 유아기 부모에게 요구되는 중요한 역할이다. 자녀가 기관에서 잘 적응하고 있는지, 어려움을 경험하지는 않는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교사와 긴밀한 의사소통을 해야 한다. 교사와의 적극적이며 개방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자녀의 긍정적인 발달을 도모하는 협력체제를 구성해야 한다.

 

   또한 기관에서의 집단생활이 갈등과 어려움, 스트레스를 유발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집에 돌아온 유아에게 가시적인 문제가 보이지 않더라도, 부모와 따뜻하게 보내는 시간을 통해 유아의 피로와 긴장을 이완시켜야 한다. 가정에서 부모와 애착관계가 안정적으로 잘 형성된 유아는 유아교육기관에서 교사 및 또래와의 관계형성이 더 안정적이며 원만하다.

 

< 부모교유, 김진경·서주현 / KNOUPRES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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