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문법
영아가 두 단어로 문장을 만들 때부터 이미 문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사용하는 어휘 수가 증가함에 따라 문장은 더욱 길고 복잡해진다. 만 3세경에는 주격 조사와 같은 문법적 형태소를 사용하게 된다. 문법적 형태소를 습득하는 시기는 종류에 따라 다른데, 우리나라 유아가 가장 먼저 습득하는 문법적 형태소는 문장 어미(엄마야, 내 거야)이고 그 다음으로 공존격 조사(랑, 하고, 도, 같이)와 처소격 조사(에, 로, 한테)를 습득하고, 주격 조사(이, 가)를 획득한다. 동사 어미의 경우는 문장 어미(다, 이다), 과거형, 미래형, 수동형, 진행형의 순서로 획득된다(조명한, 1982).
이와 같이 문법적 형태소의 획득시기가 다른 이유로는 사회적 소통 요인, 인지발달, 지각의 현저성, 문법적 복잡성, 의미의 복잡성 등의 요인이 제시되었다(조명한, 1982).
첫째, 사회적 소통에 필요한 것일수록 먼저 획득된다. 영유아는 타인에게 의존하여 살아가야 하는 존재로서 공존격 조사를 먼저 획득하게 된다.
둘째, 인지발달이 먼저 일어나는 개념이 언어에서도 먼저 획득된다. 가령 처소격 조사가 먼저 문장 표현에 나타나는 것은 공간 개념이 비교적 일찍 발달하기 때문이다. 또한 과거에 대한 표상이 미래에 대한 표상보다 더 쉽기 때문에 과거형 어미가 먼저 나타난다.
셋째, 지각적으로 두드러진 형태소를 먼저 습득한다. 우리말은 문법적 형태소가 대체로 단어의 끝부분에 있으므로 지각적으로 더 두드러져 유아들이 더 잘 주목하게 되고 영어권 유아에 비해 문법적 형태소를 더 빨리 습득하게 된다.
넷째, 문법이나 의미가 복잡할수록 형태소 획득이 늦어진다. 수동형 어미가 늦게 발달되는 것은 문법적으로 복잡하기 때문이고, 진행형 어미가 늦게 획득되는 것은 의미의 복잡성에 기인하는 것이다.
유아는 자신이 습득한 언어적 규칙을 적용하기 시작하면서 규칙에 예외가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지만 언어를 사용하는 것을 보면 문법을 적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령 영어에서 ‘I got tiny foots.’에서 명사의 복수로 ‘feet’ 대신 단어 끝에 ‘s’를 붙이는 경우, ‘I goes to school.’에서 불규칙동사의 과거형에 ‘ed’를 붙이는 것처럼 과잉일반화하여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말을 사용하는 유아의 경우 행위자 뒤에 주격 조사로 ‘가’를 붙인다는 규칙을 알게 되면 과잉일반화하여 ‘곰가 아파’와 같이 사용하기도 한다.
부정문은 1년 7개월경이 되면 사용하기 시작한다. 부재(‘없다’), 거부(‘싫어’), 부정(‘아니야’), 금지(‘하지마’, ‘안 돼’), 무능(‘못해’) 등의 형태이다(이영자, 1994). 유아가 3~4세가 되면 어휘가 증가하고 글자, 그림, 사물, 사람, 사건들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기 시작한다. 이때 의문문으로 ‘무엇’, ‘왜’ 등의 단어를 사용하여 의문문 형태의 문법을 사용한다. 사물이나 사건의 명칭과 위치에 관한 ‘무엇’과 ‘어디’가 가장 먼저 나타나고 시간 개념과 관련된 ‘언제’가 가장 늦게 습득된다는 것은 유아의 인지발달을 반영하는 것이다(주영희, 2001).
또한 3~4세경에 단수, 복수, 과거, 현재 등 올바른 문법을 사용하게 되고, 4~5세경에는 타인과 상호작용이 원활하게 일어나고 접속사를 사용하여 문장을 길게 늘이기도 한다. 5~6세경에는 사물이나 글자를 손으로 지적하며 명명하기도 하고, 그림을 그려 놓고 불러주는 말을 다른 사람이 써 주기를 부탁하기도 한다. 예전에 들었던 이야기를 바탕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짓기도 한다. 6~7세에 대부분의 유아들은 능동형과 피동형의 문장, 의문문, 명령문, 부정문, 부정접사, 현재·과거·미래 시제, 복수명사, 어미변화, 대명사, 소유격, 조동사를 이해하고 사용한다.
< 유아언어교육, 박선희 · 박찬옥, KNOUPRES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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