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법은 대체로 관찰을 실시하기 위한 여러 가지 세부적인 계획을 구정하는 준비단계, 실제로 관찰하는 관찰단계, 그리고 관찰한 자료들을 통해 현상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평가단계로 나눌 수 있다.
1. 준비단계
관찰은 현상에 대한 정보를 연구자의 눈을 통해 얻기 때문에 사전에 계획하지 않으면 원하는 정보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므로 관찰을 하기전에 구체적으로 관찰목적이나 관찰대상, 그리고 관찰장면 등에 대해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 특히 시간표집법인 경우, 어떤 행동들을 관찰하여 기록할 것인지의 관찰행동 목록(behavior list), 관찰행동을 기록할 기록표, 관찰할 시간의 단위, 관찰기록 방법 등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시간표집법에서는 같은 장면에서 관찰하는 관찰자가 여러 명일 경우가 있으므로 관찰방법과 기록방법 등에 대한 훈련도 미리 실시하여 준비해야 한다.
질적 연구에서 관찰은 흔히 포괄적 관찰, 초점적 관찰, 그리고 선택적 관찰로 이루어진다. 포괄적 관찰에서는 관찰장면에서 전체적인 상황이나 움직임, 현상의 모습 등을 개략적으로 관찰한다. 초점적 관찰에서는 포괄적 관찰에서 얻은 관찰장면에서 초점을 두고 관찰해야 하는 부분을 정하여 그에 초점을 두고 관찰하며, 선택적 관찰에서는 세부적으로 미세한 부분까지 관찰한다. 이러한 관찰에서는 ‘무엇을, 어떻게’ 관찰할 것인지 결정해야 하며, 특히 관찰자의 위치, 관찰기록 방법, 관찰 시작 장면, 대화기록에 대한 보조장치의 사용 여부, 관찰장면에서 관찰자의 역할 등을 사전에 결정하고 준비해야 한다.
2. 관찰단계
관찰단계란 실제로 관찰이 이루어지는 단계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관찰자의 위치와 관찰기록이다. 특히 비참여관찰의 경우 관찰자는 관찰대상과 떨어진 위치에서 관찰하므로 관찰의 위치가 더욱 중요하다. 참여관찰의 경우는 관찰대상과 함께 생활하므로 관찰장면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관찰위치가 크게 문제되지 않으나, 관찰대상을 위협하거나 지나치게 방해하는 것은 곤란하다. 관찰법에서 관찰자의 위치는 관찰상황과 관찰시간 혹은 관찰장면에 따라 융통성 있게 변해야 하며, 관찰하고자 하는 목적과 관련하여 전체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위치를 선정해야 한다.
관찰법에서 관찰한 것을 기록하는 것은 관찰행위와 더불어 아주 중요하게 취급해야 한다. 유아의 행동이나 현상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며 또한 관찰한 것이 누적되므로 관찰기록이 없으면 유아의 행동이나 현상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게 된다. 관찰을 기록하는 방법은 관찰과 동시에 기록하는 방법, 관찰과 기록을 병행하는 방법, 관찰이 모두 끝난 다음에 기록하는 방법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 관찰과 동시에 기록하는 방법은 관찰하면서 일어나는 현상을 관찰기록노트에 기록하는 것이다. 관찰과 동시에 기록하기 위해서는 사용에 편하고 이동과 관리에 불편함이 없는 관찰기록 노트를 사전에 준비해야 한다. 또한 사전에 관찰의 주변 상황이나 맥락에 대한 개력적이고 상세한 정보를 포착하여 기록해 두는 것이 필요하며, 관찰을 기록하기 위해 현상을 대표하는 용어나 간결하게 설명하는 주제어 혹은 축약어 등에 대한 훈련이 필요하다. 관찰과 동시에 기록하는 것은 참여관찰에서는 효과적이지 않고 비참여 관찰에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이 방법은 행동이나 현상에 대한 축약적인 기록이 대부분이므로, 관찰이 끝난 다음 관찰을 되새기면서 기록내용을 보충하여 정리하는 전사(transcription)의 과정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이 방법은 초보자가 사용하기보다 숙련된 관찰자가 사용하는 것이 효율적인데, 관찰내용이나 맥락의 전후관계 등에 대한 이해에는 도움이 되지만 모든 현상을 다 관찰하지 못한다는 것과 관찰기록이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둘째, 관찰과 기록을 병행하는 방법은 일정 시간 관찰하고, 일정 시간 기록하는 것이다. 참여관찰이나 비참여관찰의 경우 관찰과 기록을 병행할 수 있으며 기록하는 시간에는 관찰하지 않는다. 표본기록법이나 일화기록법 등의 경우 관찰하고자 하는 현상이나 행동을 맥락에 근거를 두고 일정 시간 관찰하고 관찰한 것을 기록노트에 기록할 수 있다. 시간표집법의 경우, 관찰기록은 일정 시간 고나찰하고 일정 시간 기록하는 형태를 취한다. 예를 들어 300초 관찰하고 20초 동안 기록하고 또다시 30초 동안 관찰하고 20초 동안 기록하는 형태를 반복한다. 시간표집법에서 관찰과 기록을 병행하는 것은 관찰하고자 하는 행동이 정해진 시간 안에 얼마나 일어나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목적이므로 관찰시간과 관찰기록 시간은 사전에 결정해 두어야 한다. 이 방법 역시 기록하는 동안에는 관찰하지 못한다는 점이 단점이지만, 관찰한 것을 기록하기에는 용이하다.
셋째, 관찰이 끝난 다음에 기록하는 방법은 관찰장면에서 관찰하고자 하는 것을 모두 관찰한 다음 관찰한 것을 관찰노트에 기록하는 것이다. 다른 두 가지의 관찰기록 방법에 비해 관찰한 장면의 흐름과 내용에 대한 기럭을 토대로 기록하는 방법이므로 관찰내용과 관찰의 타당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관찰시간이 짧다면 관찰이 끝난 다음에 기록할 수도 있다. 특히 한 장소에서 한 가지 현상만 관찰할 경우 이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3. 평가단계
관찰평가의 단계에서는 두 측면이 고려된다. 첫째, 관찰을 기록한 자료들을 보고 다음의 관찰을 어떻게 진행해야 할 것인지를 점검하는 것과, 둘째, 관찰기록 자료들을 바탕으로 현상이나 행동에 대한 가치판단을 하는 것이다. 관찰은 매일의 연속적인 과정이다. 즉, 하루 동안의 관찰로 관찰을 종료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질적 연구에서의 관찰은 특히 매일 이루어지는 순환적인 과정이며, 시간표집법의 경우도 며칠 동안 관찰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과정에서 관찰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 관찰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은 없는지, 관찰내용이 실질적으로 연구하고자 하는 목적을 잘 달성하고 있는지 등에 대한 점검이 있어야 한다. 또한 관찰기록에서 나타난 여러가지 현상들의 점검을 통해 관찰하고자 하는 내용을 변경할 수도 있다. 평가단계에서는 이러한 것들을 점검하여 관찰이 실질적으로 연구하고 평가하고자 하는 목적과 부합되게 진행될 수 있도록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모든 관찰이 끝나면 관찰을 기록한 자료를 바탕으로 관찰하여 평가하고자 하는 현상이나 행동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질적 연구에서는 관찰평가의 과정이 관찰하는 동안 이루어지므로 관찰이 끝나지 않은 상태라 하더라도 관찰내용에서 어떤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지 혹은 유아의 발달과 활동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등의 분석이 가능하다. 그러한 분석은 다음날의 관찰에 반영하여 다시 관찰이 이루어진다. 양적 연구에서의 관찰평가 단계는 모든 관찰이 끝난 다음에 실시하는 가치판단이다. 여기에는 통계적인 분석을 위해 실질적으로 자료를 코딩하고, 코딩한 것에 대한 분석을 통해 현상을 설명하고 이해하는 평가가 이루어진다.
< 아동관찰 및 행동연구, 홍순정·최석란 / KNOUPRES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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