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언어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소쉬르(F. Saussure, 1857~1913)는 모든 언어적 의사소통의 기초가 되는 구어에 주의를 환기시켰다. 언어의 기초 형태를 쓰기라고 생각했던 학자들에게도 그는 쓰기는 말하기의 변형이라기보다 말하기에 대한 보충적인 것이라고 했다. 인간은 셀 수 없을 정도의 다양한 방식으로 모든 감각, 즉 청각, 촉각, 후각, 시각, 미각 등을 이용하여 의사소통한다. 언어는 말소리를 전달 수단으로 하는 음성언어(spoken language)와 글을 전달 수단으로 하는 문자언어(written language)로 구분된다. 음성언어는 듣기와 말하기를 의미하며, 문자언어는 읽기와 쓰기를 의미한다. 듣기는 청각적 지각, 의미의 이해, 반응 등을 포함하는 인지적 사고과정이 요구되는 활동을 청자의 머릿속에서 언어가 의미로 바뀌는 과정이며, 말하기는 자신의 사고나 느낌을 음성으로 표출하는 행위로 화자와 청자와의 상호 이해를 전제로 하는 의사소통의 과정이다.
1. 음성언어 경험의 구성요소
말은 매우 대인관계적이고 사회적이며 우리 자신의 생각을 풍요하게 하는 타인에 따라 생각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Merleau-Ponty, 1962). 음성언어 경험을 구성하는 요소는 다음과 같다(Simms, 2011).
1) 구현된 맥락
말은 대인고나계의 장에서, 특별한 장소에서 청자와 화자 간에 주고받게 되는 것이다. 대화를 위한 살아 있는 맥락에서 대화 파트너와 함께 동일한 환경과 역사적 맥락을 공유하게 된다. 다른 사람의 대화를 받아서 그것이 화자의 생각을 채우고 사로잡게 된다.
2) 말과 사고
사고는 언어 표현을 촉구하고 표현된 말은 생각을 더 진행시킨다. 말하기 전에는 우리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불분명하고, 말이 미리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말을 하는 과정에서 생각이 분명해지고 확립된다. 말은 지능이 발달하기 이전에도 나타나므로 사고와 독립된 발생학적 뿌리가 있음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왔다. 영아의 옹알이나 울음, 처음 내뱉는 단어조차도 사고발달과는 무관한 언어발달의 한 단계이다. 분리되었던 사고와 말의 발달곡선이 2세 전후에 만나게 되면서 말이 지능을 돕고 사고가 말로 표현되기 시작한다. 말과 사회적 상호작용은 사람들이 단순히 사고하는 법을 배우는 수단이 아니라, 그들이 어떻게 사고하고 있는가를 보여 주기도 한다. 담화가 인지이며 인지가 곧 담화이다. 한쪽 없이 다른 쪽의 존재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 학급 상황이나 유아들 간에 일어나는 협력적 대화는 단순히 개인의 사고를 자극시키는 요소가 아니라 사고의 한 사회적 형태로 간주할 수 있다.
3) 감각과 상징
언어는 말의 유기체를 제공하여 언어적 세계와 지각되는 세상의 새로운 차원의 경험을 구축한다. 모든 인간 언어는 의사소통의 상징적 형태인데, 보이지 않는 상징의 2차적 세계가 감각의 세계처럼 실제로 경험된다.
4) 공유된 세상
말은 인간이 타인과 공유하는 세상에 자신을 투영하는 기초적인 활동이다. 언어적인 상징적 세계는 감각이나 경험 세계의 구조와 서로 얽혀있고,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세상과 의미있는 관계를 구축하기 시작한다. 말은 개념적이라기보다 감정적인 표현적 하부 구조를 갖는다.
5) 생성되는 언어
말하는 의도는 말을 생성하게 만드는 열린 경험에서 발생한다. 단순히 화자의 기억에 저장된 단어들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다. 언어는 존재하는 다양한 것에 대해 지속적으로 재창조되는 것이다.
2. 유아의 음성언어 능력
유아가 말을 듣고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능력은 타인의 말을 이해하고 식별하여 듣는 수용언어 능력과, 언어와 몸짓을 사용해서 산출되는 의사소통이나 자신의 의사를 나타내기 위해 말하는 데 사용하는 표현언어 능력이다.
1) 수용언어 능력
말을 듣고 이해하는 능력이다. 수용언어 능력 중 하나인 듣기는 출생 직후의 언어지각으로부터 비롯된다. 유아는 생활 주변에서 말소리를 포함해서 여러 가지 소리를 듣게 되며, 이러한 소리의 의미를 이해하려고 할 때 말소리와 말이 아닌 소리를 분별할 수 있게 된다. 생후 1개월경부터 나타나는 말소리 변별력은 생후 1년경까지 폭넓게 발달되어서 대부분의 소리를 지각하게 된다(langram, 1989). 유아들이 매우 일찍부터 남들이 하는 말을 듣고, 단어, 음성, 강조, 어미의 변화 등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볼 때 들은 말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2) 표현언어 능력
자신의 생각, 의도나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는 능력이다. 유아의 조음, 단어, 문법, 문장의 구사 능력의 발달 정도가 표현언어 능려겡 영향을 미친다.
(1) 조음
말소리의 산출에 관여하는 발음기관, 즉 성대, 목젖, 혀, 이, 입술의 움직임을 통틀어 이르는 말인데 유아의 조음 능력은 말하기 능력과 관련이 크다. 관련 기관의 발달에 의해 발음은 더욱 정확해지게 된다.
(2) 단어
유아가 단어를 적극적으로 탐색하는 것은 동물의 발달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언어발달의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나타낸다. 최초의 단어는 개념에 대한 직접적인 상징이 아니라 개념의 이미지이고 대개 유아들에게 중요한 것이다. 가령 엄마, 맘마 등이다. 의미는 단어의 기준이며 필수 불가결한 성분이다. 한 단어는 처음에 한 사물을 지칭하고 나중에 다른 사물과 연합된다. 유아들은 새 단어를 습득하면 다음에 다른 맥락에서 다른 의미로 사용되기도 하고, 반대로 다른 단어가 같은 의미로 사용되는 것도 학습하게 된다. 가령 ‘항아리’와 ‘단지’가 같은 의미라는 것을 알게 된다. 단어의 의미는 정적이라기보다 역동적인 구조로 아동이 발달함에 따라 단어의 의미도 다양하게 구사할 수 있게 된다.
(3) 문법
유아는 사람들이 하는 말을 듣고 자신의 말에 적용시켜 본다. 유아가 문법을 자신의 문장에 적용하고 있다는 것은 다음의 과잉일반화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다.
(4) 문장
영아기에 단어가 문장이 되는 일어문에서 문장 사용이 시작되어 성인의 상호작용을 통하여 이어문, 다어문으로 더욱 복잡해지고 정교화된 문장을 사용하게 된다.
3) 의사소통 능력
의사소통 능력은 언어를 산출하는 문법적 규칙에 대한 지식뿐 아니라 특정한 상황에 맞는 말을 하기 위해 적절한 화용적 규칙을 아는 지식도 포함하므로 수용언어와 표현언어 능력의 통합적인 발달이 요구된다. 다시 말해서, 의사소통 능력은 첫째, 상대방의 말을 주의 깊게 듣고 이해하는 기술, 둘째, 상대방의 연령, 성·사회적 지위 또는 상황에 맞게 자신의 언어적 표현을 조정하는 기술, 셋째, 자신이 하는 말을 상대방이 이해하고 있는가의 여부를 상대방의 반응으로 부터 감지하고 조정해 나가는 기술이 통합적으로 관여한다.
< 유아언어교육, 박선희 · 박찬옥, KNOUPRES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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