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언어의 정의
인간은 말을 지각하도록 신경생리학적으로 갖춰져 있다. 신생아는 어떤 소리보다 인간의 목소리에 다르게 반응하고, 6개월 된 영아도 이전에 들어본 적 없는 언어에서 미묘한 차이를 지각할 수 있다. 점점 성장하면서 인간은 말과 글의 의미를 파악하여 서로를 이해하고 의사소통하게 되는데, 그런 과정에서 여러 가지 상징들을 사회문화적으로 공유된 규칙에 따라 주고받을 때 집단 구성원들이 서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상징규칙은 문법체계를 갖게 되고, 이는 사회문화적 변화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또한 언어는 사고의 도구이며 자기 표현의 매개체이고 민족 자존심과 정치적 논쟁의 원천이 되는 등 많은 기능을 내포하고 있다.
언어란 여러 가지 상징들을 사용하여 사회 구성원들 간에 의미를 주고받을 수 있는 의사소통체제이다. 유아가 어릴수록 사회적 약속된 규칙에 의해서보다 개별적 의미를 나타내는 상징을 임의적으로 사용한다. 가령 혼잣말을 하면서 볼펜으로 오른쪽 방향으로 기호를 연달아 쓴 것을 ‘엄마 사랑해’라고 적었다고 말할 때도 있다. 그러나 점점 성장해 가면서 유아는 약속된 규칙을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배우게 된다.
2. 언어의 구성요소
언어학자들은 인간이 소리, 단어, 문장을 구성하고 해석하게 하는 정신체계에 초점을 두고 이것을 문법이라 일컫는다. 오그래디 등(O’Grady, Archibald, Aronoff, & Rees-Miller, 2005)은 문법체계는 음성학적 요소, 음운론적 요소, 형태론적 요소, 구문론적 요소, 의미론적 요소로 구성된다고 하면서 문법체계의 연구를 언어가 무엇인가를 이해하는 핵심으로 보았다. 한편 블룸과 라헤이(Bloom & Lahey, 1978)는 언어의 구성요인을 크게 형태, 내용, 사용의 세 가지 측면에서 보았고, 언어의 형태적인 측면의 요인을 음운, 형태소, 구문의 체계로 제시하였다. 또한 내용 면은 의미론과 관련한 요인이고, 사용적 측면은 화용론과 관련한 요인으로 보았다(조정숙·이차숙·노명완, 2006). 이러한 언어의 구성요소에 대한 학자들의 견해를 바탕으로 언어의 구성요소를 음운론적 요소, 형태론적 요소, 구문론적 요소, 의미론적 요소, 화용론적 요소로 구분하여 살펴본다.
1) 음운론적 요소
음운론(phonology)은 말소리를 선택하고, 말소리의 패턴과 체계적인 음성변화를 다스리는 문법의 요소이다. 각 언어들은 다양한 말소리들(phonemes)로 이루어지는데, 소리의 차이를 통하여 의미를 변별하게 하는 최소의 말소리 단위를 음소(phoneme)라 한다. 예를 들어, ‘공’, ‘동’, ‘종’ 등의 단어들은 첫 음소(‘ㄱ’, ‘ㄷ’, ‘ㅈ’)rk 다르기 때문에 의미가 달라진다. 또한 영어에서 음소는 발음되는 위치나 음소들의 결합 방식에 따라 다르게 나타낸다. 가령 [f] 음소는 ‘fox’, ‘stuff’, ‘rough’, ‘physics’ 등 다양한 방식으로 조합되어 나타낸다.
이와 같이 음소는 언어마다 차이가 있고, 같은 언어라도 방언에 따라 음소의 숫자도 차이가 있다. 대체로 영어는 약 45개의 음소를 사용하고, 우리말은 43~46개 정도의 음소를 사용한다. 음운규칙은 음소들의 배분과 연결을 결정한다. 예를 들면, “ㅈㅂ정ㅍㅕㅠ”와 같은 말소리의 배열은 있을 수 없다. 대체로 우리말은 자음과 모음, 모음과 자음의 배열순서를 보이고, 영어에서는 ‘ing’와 같은 말소리는 단어의 앞에 나오지 않는다.
2) 형태론적 요소
형태론(morphology)은 단어의 어형변화와 그 구성을 다루는 문법적 연구이다. 단어는 하나 이상의 형태소(morpheme)로 이루어진다. 형태소는 단어 구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서 더 이상 작은 단위로 쪼개어지면 의미가 없어져 버리는 최소의 의미 단위이다. 형태소는 그 자체로 하나의 단어가 될 수 있고, 두 개 이상의 형태소가 결합하여 단어를 구성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사랑’은 ‘사’와 ‘랑’으로 나눠지면 의미가 없어지므로 ‘사랑’은 최소의 의미 단위로서 하나의 형태소로 이루어진 단어이다. 반면, ‘유아’는 ‘유’(幼, 어릴 유)라는 형태소와 ‘아’(兒, 아이 아)라는 형태소가 결합하여 이루어진 단어이다.
형태소는 자유형태소(free morpheme)와 의존형태소(bound morpheme)로 분류된다. 자유형태소는 명사, 동사, 형용사와 같이 독립적으로 뚜렷한 의미를 갖는 형태소로서 어휘형태소(lexical morpheme)라고도 하고, 의존형태소는 자유형태소와 함께 사용되어 문법적인 범주나 관계성을 나타내 주는 형태소로서 주로 부정, 복수, 조사 등이 해당되고 문법형태소(grammatical morpheme)라고도 한다. 한편 이러한 형태소 개념은 언어에 따라 다르게 사용되기도 한다. 가령 영어에서 자유형태소로 사용되는 ‘머리(head)’가 캐나다 북부에서 사용되는 아타파스카 언어(Athapaskan language)에서는 신체 일부를 나타내는 형태소(fi: ‘head’)로서 늘 소유격 형태소와 결합(sefi: ‘my head’)하여 사용되는 것을 볼 수 있다(O’Grady et al., 2005).
3) 구문론적 요소
구문론 또는 통사론(syntax)은 단어가 결합하여 형성되는 구, 절, 문장의 구조나 기능을 연구하는 문법으로서 구성요소 간의 의미적 관계가 어떤 형태로 나타날 수 있는지가 중심문제가 된다. 문장이 구성되려면 구문규칙을 따라야 하고, 이 규칙은 문장의 구성, 단어의 순서, 단어들 간의 관계성, 단어의 품사 등에 관한 성격을 밝혀 준다. 모든 문장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는 명사와 동사구이고, 이것은 명사, 동사, 형용사 등 여러 종류의 품사와 여러 유형의 단어들로 구성된다. 문장은 서술, 명령, 의문 등 사용해야 할 문장의 기능에 따라 그 구성과 배열순서를 달리한다. 가령 우리말은 ‘주어-목적어-동사’ 순서인 반면, 영어는 ‘주어-동사-목적어’ 순서이다.
< 유아언어교육, 박선희 · 박찬옥, KNOUPRES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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