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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언어·사고 : 언어의 개념-2

by ⍣Humpback whale⍣ 2022.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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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의미론적 요소

의미론(semantics)은 단어나 문장의 의미나 내용에 관한 언어학의 분야이다. 의미는 본질적으로 심리적 현상이므로 그 본질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언어의 의미론적 요소는 단어와 단어 조합의 의미나 내용을 결정하는 규칙체계로서 사물, 사건 그리고 그것들 간의 관계성, 인지와 사고에 관한 내용을 언어의 형태와 관계 짓는 기능을 한다.

 

4세 유아가 미혼인 이모에게 “이모는 왜 결혼 안 해?? 아빠 소개시켜 줄까?” 라고 하는 말은 통사론적으로는 옳지만 의미론적으로는 유아가 아직 사회적 통념을 인지하지 못한 결과로서, 언어의 올바른 의미적 사용은 형태뿐만 아니라 의미를 이해하는 인지와 사고 발달도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의미는 실재(reality)를 최소한 작은 범주로 나누는 분류체계로(Bolinger, 1975), 이러한 범주화를 통해 언어 사용자들은 비슷한 대상, 행위, 관계를 다른 것들과 구분하는 것이 가능해지니다. 작은 범주를 나타내는 단위들 중에서 어떤 단위들은 서로 배타적인 것들도 있고 중복적인 것들도 있다. 예를 들어 여성이나 남성은 상호 배타적인 단위인 데 비하여 여성, 숙녀 등은 중복적인 단위이다. 이처럼 의미론적인 구조는 단어나 단어의 조합에서 유사성과 차이성을 말해 줌으로써 대상, 사건에 대한 우리의 지각과 언어 형태가 어떤 관계를 맺는지에 대해 설명해 준다(이차숙, 2005).

 

언어를 통해 의미를 나타내기 위해 단어와 문장을 사용하는 데 있어서 근본적인 것은 내적 감정과 지각에서부터 문화적·사회적 현상, 우리를 둘러싼 물리적 세계까지 상상할 수 있는 경험의 측면을 조직하고 분류할 수 있는 개념체계이다(O’Grady et al., 2005). 그중 대표적인 것이 은유(metaphor)로서 한 개념을 다른 관점에서 이해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시간’에 대한 은유로서 마치 그것을 값어치 있는 사물처럼 절약하고, 낭비하고, 투자할 수 있는 상품으로 취급한다. 가령 “년 시간을 낭비하고 있어.”, “난 그 프로젝트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고 말할 때 이러한 은유는 무엇을 근거로 하는 것인가? 실제로 시간은 금이나 돈과 같은 상품과는 아무런 외적·내적 유사성이 없다. 이러한 개념을 불러온 것은 시간이 얻고 잃을 수 있는 가치 있는 상품과 같은 것이라는 사실을 모든 인간이 공유하고 있으며, 부분적으로는 문화적인 측면에 토대를 둔 지각인 것이다.

 

5) 화용론적 요소

언어는 몇 가지 요소를 결합시켜 많은 수의 문장을 표현하며 다른 사람과 정보를 교환하는 매개로 기능한다. 그런 과정에서 이제까지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문장을 생성,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여 실제 회화에서 사용된 언어만이 아닌 있을 수도 있는 문장을 연구하는 변형생성문법 이론이 제기되었다. 이런 맥락에서 오늘날에는 언어의 실생활에서의 사용면을 연구하는 화용론(pragmatics)이 발전되고 있다. 언어의 화용론적 요소는 의사소통적 맥락 내에서 언어를 사용할 때 적용되는 사회언어학적 규칙과 관련된다. 의사소통 능력은 언어를 산출하는 문법적 규칙에 대한 지식뿐 아니라 특정한 상황에 맞는 말을 하기 위한 적절한 화용적 규칙에 대한 지식도 포함한다(Hymes, 1972). 즉, 의사소통 능력이란 다른 상황에서는 다른 언어 패턴과 어휘가 사용된다는 것에 따라 대화참여자가 대화를 조절하고 제안하고 반응하는 대화자 두 사람 간의 협력적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언어에 있어서 인간의 능력은 언어구조라는 좁은 영역을 훨씬 넘어서서 언어능력뿐만 아니라 의사소통 능력까지도 가지고 있으면, 영아들은 언어적 능력과 의사소통 능력이 함께 발달하는데, 언어적 능력은 의사소통 능력의 한 부분으로 고려될 수 있다(Kindfors, 1984). 언어능력은 문법적인 문장을 산출하는 화자의 능력이고 의사소통 능력은 이런 언어능력과 사회적 장면을 적절히 반영할 줄 아는 능력을 의미한다.

 

의사소통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세 가지 사회적 규칙이 있다(Ervin-Tripp, 1977; 조정숙 외 2006, 재인용). 첫째대안적 규칙이다. 상대방과 상황에 따라 “밥 줘.”, “뭐 좀 먹을 것이 없니?”, “배고프지 않니?” 등의 말을 선택하여 골라 사용하는 것이다. 둘째제약성의 규칙이다. 강압적인 어투로 말을 할 수도 있고, 제안적인 어투로 말을 할 수도 있다. 제안적인 말투로 말을 하면 훨씬 더 예의 바르게 들릴 것이다. 셋째의례적인 규칙이다. 초상집이나, 잔칫집, 그리고 생일이나 축하할 만한 일이 생겼을 때 상황에 따라 하는 말이 따로 있다. 그것들에 관하여 알고 상황에 맞게 의례적인 말들을 골라 사용하는 것도 필요하다.

 

< 유아언어교육, 박선희 · 박찬옥, KNOUPRES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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