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인
자폐를 처음 명명한 캐너는 자폐아동의 부모를 매우 지적이며 차가운 성격을 가진 강박적 인물로 파악하고, 이른바 냉장부모(refrigerator parents)라고 묘사하였다. 즉 그는 자폐를 부모 때문에 발생하는 결함으로 보았다. 오늘날에는 자폐가 과거에 믿었던 것처럼 모자관계나 어머니의 양육태도가 원인이 되어서 발병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어떠한 단일 원인이 자폐와 관련된 모든 증후를 설명할 수 있다고도 하지 않는다. 비록 자폐의 구체적 원인을 찾지는 못하였어도 최근에는 자폐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기제에 대한 이해가 극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1. 유전적 영향
자폐범주성 장애에 관련하여 최근 유전적 요인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즉 DNA가 자폐범주성 장애를 가진 사람의 두뇌에 발달적 역기능의 원인이 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자폐범주성 장애를 가진 부모는 자폐범수정 장애아동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는 가정이다. 그러나 이런 경우는 매우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폐범주성 장애의 원인으로 유전의 역할을 지지하게 된 까닭은 일란성 쌍생아를 대상으로 한 연구나 자폐범주성 장애의 가계를 살펴본 연구의 결과 때문이다. 일란성 쌍생아의 경우 둘 다 자폐범주성 장애를 나타내는 경우가 많고, 약체 X염색체(fragile-X)에 이상이 있는 경우가 자폐아동의 약 2~3%를 차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자폐아동의 약 5%는 염색체 이상의 위험성을 가진 것으로 보고되었다. 그러나 어느 단일 유전적 요인이 자폐의 원인이라고 시사하는 연구나 주장은 없으며, 여러 유전적 요인이 서로 연결되어 장애를 형성하는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가계 연구결과를 보면 자폐증이 있는 아동의 가계 내에 3~7%가 자폐증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일반적으로 자폐증 출현율의 5~10배가 되는 수치이다. 쌍생아연구에서 보면 일란성 쌍생아의 경우 둘 다 자폐증후를 보이는 경우가 60~90%이다. 이러한 결과를 볼 때 자폐의 유전적 소양이 지지된다.
2. 두뇌이상
자폐의 원인으로 생물학적 요인을 구체적으로 들 수는 없지만 자폐아동의 반 이상이 발작증후를 보인다는 것은 두뇌기능의 이상을 생각해 보게 한다.
자폐아동의 신경학적 손상은 언어지능, 선택적 주의집중, 기억, 언어문제 등 여러 측면에서 다양하게 나타난다. 이러한 결함의 속성은 두뇌의 피질과 관련되는 것이다.
최근 연구자들은 자폐아의 두뇌에 전두엽이 구조적으로 이상함을 보고하였고 또 편도(amygdala)와 해마(hippocampus)가 덜 발달되어 있음을 발견했는데, 이 두 부분은 감정이나, 공격성, 자극의 입력, 학습 등과 관여한다. 또한 연구자들은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로 자폐아들이 주의집중과 연관된 소뇌의 부분에 결함이 있는 것도 발견하였다.
3. 신경화학적 요인
최근에는 자폐의 원인으로 신경화학적 요인, 특히 대뇌신경 전달물질인 세로토닌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세로토닌은 신경세포 간의 의사소통을 맡고 있는 ‘화학적 전달자들’중 하나이다. 세로토닌의 수준은 정상적 발달에 따라 감소하지만 자폐아의 한 하위집단에서는 이러한 감소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자폐아의 신경체계가 상대적으로 미성숙함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해석된다. 그러나 이 결과는 자폐아 전체집단에서가 아니라 일부집단에만 관련이 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4. 임신과 출산문제
자폐증 아동은 임신과 출산 그리고 출산 직후의 과정에서 다른 아동에 비해 건강문제를 더 많이 야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산, 임신 중 출혈, 임신준동증, 바이러스 감염 등이 자폐아동의 25%에서 나타나는 증후이다. 물론 임신과 출산 시의 이러한 문제들이 자폐의 주된 원인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나, 태내에서의 발달상황이 어떠한 방식으로든 자폐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는 점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 특성
자폐성 장애는 사회적 상호작용과 의사소통에서의 질적인 결함을 의미한다. 또 제한적이고 반복적인 상동적 특성의 행동·관심·활동을 보인다. 그런데 주의할 점은 이러한 장애의 양상이 증상의 정도, 발생시기, 다른 장애와의 연관성(예 : 정신지체, 언어지체, 간질) 등에서 매우 다양하다는 점이다(National Research Council, 2001).
1. 사회·정서적 특성
1) 사회적 반응성의 손상
캐너(Kanner, 1943)는 자폐를 처음 명명할 때 사회적 행동에서의 일탈을 자폐의 특성으로 지적하였다. 오늘날 사용하고 있는 자폐범주성 장애아동의 진단기준에서도 비구어적 행동 구사능력의 손상, 발달수준의에 적절한 또래관계의 결여, 즐거움이나 관심 또는 성취를 자발적으로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나누려 하지 않음, 사회적이거나 정서적인 상호성의 결여 등 사회적 행동의 결함을 들고 있다. 이를 구체적으로 보면 아래의 표와 같다.
자폐범주성 장애의 사회적 결함
진단기준상의 경함 | 구체적 행동의 예 |
사회적 상호작용을 조절하기 위한 비구어적 행동의 구사능력 손상 | ✔ 눈 맞춤이나 응시행동에 문제 ✔ 대화 중 몸짓을 거의 사용하지 않음. ✔ 얼굴 표정을 거의 사용하지 않거나 이상하게 사용 ✔독특한 억양이나 음성을 사용 |
연령에 적절한 또래관계 형성의 실패 | ✔ 친구가 없거나 매우 적음. ✔ 자기보다 나이가 많거나 적은 아동 또는 가족구성원들과만 관계를 형성 ✔ 특별한 관심을 근거로 관계를 형성 ✔ 집단상황에서 상호작용하는 데 어려움을 보이며, 게임의 협동적인 규칙을 지키기 어려워함. |
다른 사람들과 즐거움, 성취 또는 관심을 공유하고 나누지 않음. | ✔ 자신이 좋아하는 활동, 텔레비전 프로그램, 놀잇감만을 즐기고 다른 사람들과 나누려 하지 않음. ✔ 활동이나 관심, 성취에 대한 다른 사람의 관심을 요하지 않음. ✔ 칭찬에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거나 반응하지 않음. |
사회적 또는 정서적 상호성의 결여 | ✔ 청각장애인 것처럼 보일 정도로 다른 사람에게 반응하지 않음. ✔ 다른 사람의 존재를 의식하지 않음. ✔ 다른 사람이 다치거나 흥분해도 관심을 보이지 않음. |
2) 또래와의 상호작용
자폐범주성 장애아동의 사회성 결함에서 그 중요성이 점점 커지는 것은 또래와 상호작용에서의 문제이다. 이들은 다른 사람에게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으며 어느 한 가지 사물이나 행동에 마음을 뺏기면 그것에만 집착하기 때문에 또래와 상호작용은 거의 하지 않는다.
마음이론(Theory of Mind)에서는 자폐아들이 다른 사람의 생각과 마음의 상태를 이해하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가 비정상적인 발달의 기초가 된다고 본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읽음으로써 그들의 행동을 이해하고 예측한다. 일반아동은 4세 무렵에 자신과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는 능력이 나타나며(Twachtna-Cullan, 2000), 따라서 사회적 기술과 의사사통기술을 발달시켜 간다. 그러나 자폐아동은 다른 사람의 생각과 마음의 상태를 이해하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만 5세 정도가 되면 이로 인해 또래와의 관계가 뚜렷한 문제로 드러나게 된다.
자폐아동의 또래와의 상호작용 장애는 놀이에서도 나타난다. 이들은 놀이활동에의 참여가 부족하며, 사물을 반복적이고 상동적으로 조작하거나 비기능적으로 사용한다. 유아는 성장하면서 상징놀이나 사회적 놀이활동에 참여하게 되는데 자폐범주성 장애아동은 자발적인 상징놀이 활동을 거의 하지 못하고 또래와 협동놀이도 거의 하지 않는다.
< 특수아교육, 송준만 · 유효순, KNOUPRESS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