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
자폐증(autism)이란 아동의 언어적 수단이나 비언어적 수단을 통한 타인과의 의사소통, 사회적 상호작용과 교육적 수행 등에 뚜렷하게 영향을 주는 발달장애이다. 자폐아는 일반적으로 3세 이전에 뚜렷하게 구별할 수 있는데, 일정한 방식이 유지되는 반복적이고 전형적인 행동, 일상적인 일과의 변화에 대한 저항, 감각적 경험에 대한 비정상적 반응 등의 특성을 보인다.
자폐란 용어는 1943년에 존스 홉킨스(Johns Hopkins) 대학의 정신과 의사 캐너(Kanner)가 처음으로 사용했다. 캐너는 자신이 맡고 있던 11명의 아동이 사람이나 상황에 대해 일반적인 방식으로 관계를 형성하지 못하는 특성을 나타내는 것을 관찰하고 이들을 유아자폐(early infantile autism)라 일컬었다. 그러나 자폐라는 용어는 1911년 스위스의 정신과 의사인 블루어(Bluer)가 정신분열증 환자에게 나타나는 자신만의 세계로 위축되는 현상을 설명하기 위하여 사용한 용어이다. 캐너는 자폐가 생애 초기부터 나타나는 심각한 사회적 고립, 사물에 대한 애착, 고립과 동일성에 대한 지나친 집착의 세 측면에서 정신분열증과 다르다고 설명하였다.
미국은 1990년부터 「장애인교육법」에서 자폐를 독립된 장애영역으로 다루었다. 폭넓게 사용하고 있는 자폐의 정의는 DSM-Ⅳ-TR(APA, 2000)의 정의로 자폐를 전반적 발달장애로 분류하였다. 여기에 속하는 아동은 호혜적인 사회적 상호작용기술, 의사소통기술, 상동적 행동이나 관심, 활동 등에서 심각하고 전반적인 손상을 보이는데, 이러한 행동특성이 생후 초기 수년 내에 나타나며 아동의 정신연령이나 발달수준에 비추어 볼 때 심각하게 비전형적이다.
한편 미국자폐협회(Autism Society of America, 2000)의 정의에 따르면 자폐의 주요 특성은 36개월 이전에 나타나고, 자폐아는 발달의 속도/순서, 감각자극에 대한 반응, 말/언어, 인지능력, 사람, 사건, 사물과 관련시키는 능력에서 장애를 보인다.
전형적인 자폐아 외에도 상당수의 아동이 자폐아와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 그러나 이들을 자폐라고 진단하기에는 그 양상에 차이가 있고, 자폐가 아니라고 하기엔 유사점이 너무 많다. 또한 이들이 보이는 특성이 다양하여 오늘날 자폐는 명확하게 구분되는 장애이기보다는 자폐적 성향의 연속성으로 보며, 이를 지칭하기 위하여 자폐범주성 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 ASD)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즉 자폐범주성 장애는 자폐의 범주에 해당되는 폭넓은 범위의 하위유형들로부터 심각한 정도에 이르기까지를 모두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한다.
이와 같이 미국에서는 1990년 이후 자폐를 하나의 독립된 영역으로 분리하였으나 우리나라는 2007년부터 독립된 영역으로 분리하고 있다.
■ 전반적 발달장애의 하위유형
DSM-Ⅳ-TR에 따르면 자폐는 전반적 발달장애(pervasive developmental disorder)라고 불리는 진단에 포함되는 다섯 가지 장애유형 중 하나이다. 전반적 발달장애의 하위유형에는 자폐성 장애, 아스퍼거증후군, 렛장애, 소아분열장애와 비전형적 전반적 발달장애 등이 있다.
1. 자폐성 장애
DSM-Ⅳ-TR에서 제시하는 자폐는 생후 36개월 이내에 사회적 상호작용의 결함, 의사소통의 결함, 반복적이고 상동적이며 제한된 관심과 활동을 보이는 아동에게 적용된다. 자폐성 장애(autistic disorder)를 지닌 것으로 진단되는 대부분의 아동은 지능지수가 중등도에서 중도에 이르는 장애를 보인다. 자폐성 장애에 대한 DSM-Ⅳ-TR의 사세한 진단기준은 다음과 같다.
1) 최소한 ①에서 두 개, ②, ③에서 각각 한 개씩을 포함하여 모두 여섯 개 또는 그 이상의 행동특성을 보이는 경우
① 사회적 상호작용에 질적 결함으로서 다음 항목 중 적어도 두 가지 이상이 나타나는 경우
- 사회적 상호작용을 조절하기 위한 눈 맞춤, 얼굴 표정, 자세, 사회적 상호작용, 몸짓응ㄹ 포함하는 비구어적 행동의 사용에 심각한 손상이 있는 경우
- 발달수준에 적합한 또래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지 못하는 경우
- 다른 사람의 행복감에 대해 같이 기뻐하는 능력의 현저한 결여
- 사회적 또는 정서적 상호작용능력의 결여
② 의사소통의 질적 손상으로서, 다음 사항 중에서 적어도 한 가지 이상 나타나는 경우
- 구어의 발달지연 또는 의사소통능력의 완전한 결손(몸짓이나 동작과 같은 대체적 의사소통의 기술을 통해 보상하려는 시도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
- 말을 적절하게 하는 아이의 경우라도 다른 사람에게 말을 걸거나 지속하는 능력에 현저한 장애가 있는 경우
- 특정언어나 괴상한 동작을 판에 박은 듯이 반복하는 경우
- 발달수준에 적합한 다양한 자발적인 가장놀이나 사회적 모방놀이를 하지 않는 경우
③ 제한적이고 반복적이며 일정한 방식으로 거듭되는 행동, 관심, 활동으로서 다음 항목들 중 적어도 1개 항목이 나타나는 경우
- 강도나 초점에 있는 비정상적인, 한 가지 또는 그 이상의 상동증적이고 제한된 관심에 몰두하는 경우
- 특이하고 비효율적인 틀에 박힌 일이나 의식에 대해 매우 고집스럽게 집착하는 경우
- 상동증적이고 반복적인 동작성 매너리즘(예 : 손이나 손가락으로 딱딱 때리거나, 비틀거나 도는 상동증적이고 반복적인 몸 전체의 복잡한 움직임)
- 사물이나 특정요소에 대한 지속적인 집착
2) 다음 영역에서 최소한 한 가지 이상의 발달지체나 비정상적인 기능이 3세 이전에 나타나는 경우
✔ 사회적 상호작용
✔ 사회적 의사소통 맥락에서 사용하는 언어
✔ 상징놀이나 상상놀이
3) 렛장애나 소아기분열장애 때문에 잘 설명할 수 없는 장애
2. 아스퍼거증후군
아스퍼거증후군(Asperger syndrome: AS)은 1944년 자폐와 관련된 증상을 보이는 고기능 아동집단을 진단한 독일 의사 아스퍼거(Asperger)의 이름을 따라서 명명한 것이다. 아스퍼거증후군은 1990년대에 이를 때까지 무시되어 왔으나 현재에 이르러서는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이들의 경우에는 언어나 인지발달이 정상이기 때문에 때때로 고기능 자폐로 본다. 그러나 운동기능의 발달에서 지체를 보이며, 정서적·사회적 발달에 문제가 두드러진다. DSM-ⅣTR(APA, 2000)의 아스퍼거증후군에 대한 진단기준은 다음과 같다.
1) 다음의 튺성 중 최소한 두 가지 이상 나타나는 사회적 상호작용의 질적결함
✔ 눈 맞춤, 얼굴 표정, 자세, 사회적 상호작용 몸짓을 포함하는 비구어적 행동의 구사에서 분명한 손상
✔ 자발적으로 다른 사람들과 상호작용을 하기 위한 기회를 갖지 못함(예 : 관심 있는 물건을 찾지 못함).
✔ 빈약한 사회적 또는 감정적 상호작용성
2) 다음 중 최소한 한 가지 이상 나타나는 반복적이고 제한적인 상동적 행동, 활동, 관심
✔ 내용이나 강도 면에서 비정상적으로 한 가지 이상의 상동적이고 제한적인 관심영역에의 지나친 몰두
✔ 비기능적인 일과나 의례적인 행동에 대한 융통성 없는 집착
✔ 손이나 손가락을 흔들고 상체를 비틀거나 복잡하게 움직이는 등의 무의미하게 반복하는 행동에 대한 집착
3. 렛장애
렛장애(Rett’s disorder)는 여아에게서만 나타나는 비교적 희귀한 장애이다. 5개월~4세 정도까지 정상적으로 발달하다가 그 이후부터 두뇌의 성장속도가 느려지면서 심리운동기술을 상실하고, 심각한 표현언어나 수용언어의 손상이 나타나며, 일반적으로 중도 정신지체를 동반한다. 특히 상동적 손운동, 예를 들면 손을 씻는 듯한 행동과 입 속에 손가락을 넣는 행동, 손으로 입이나 치아를 두드리는 등의 행동을 한다. 이들의 예후는 매우 나빠서 점점 심각한 신경학적 장애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4. 소아분열장애
소아분열장애(childhood disintegrative disorder)는 헬러(Heller)가 처음 보고한 것으로, 이들은 자폐성 장애아동과 유사한 행동특성을 보인다. 소아분열장애와 자폐성 장애의 차이는 장애가 발생하는 시기와 관련된다. 자폐성장애는 3세 이전에 전반적 발달장애의 특성을 보인다. 그러나 소아분열장애는 2세부터 10세 정도까지는 정상적으로 발달한 후에 심각한 퇴행과 행동의 붕괴를 보인다. 이들은 이미 습득한 사회적 기술, 언어, 자조기술, 또는 놀이기술을 상실하며, 결과적으로 사회적 상호작용이나 의사소통에서의 질적인 결함과 상동행동을 보인다. 이들은 대뇌피질에 기질적인 변화가 있는 것으로 판명되었다.
5. 기타 전반적 발달장애
기타 전반적 발달장애(pervasive developmental disorder not otherwise specified: PDD-NOS)는 호혜적인 사회적 상호작용이나 구어 및 비구어의사소통기술의 발달에 심각하고 전반적인 결함(APA, 1994)을 보이는 아동을 지칭하는 진단분류이다. 이 분류는 현재의 전반적 발달장애의 하위범주의 진단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에 적용하며, 일반적으로 자폐범주 내에서는 가장 높게 기능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 특수아교육, 송준만 · 유효순, KNOUPRES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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