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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아동이 부모와 가족에게 주는 영향

by ⍣Humpback whale⍣ 2023.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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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쪽 

 

1. 장애에 대한 부모의 반응단계

자녀가 장애판단을 받으면 부모가 나타내는 반응은 어떠할까? 장애아동의 진단에 대한 부모의 반응을 한마디로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많은 학자들(Anderegg, Vergason, & Smith, 1992)은 장애진단에 대한 부모의 반응을 단계이론(stage theory)으로 설명한다. 이 주장은 자녀가 장애아동이라는 소식에 대해 부모가 일련의 단계적 반응을 보이게 된다는 것이다. 비록 모든 가족이 똑같이 반응을 하지는 않으나, 연구자들은 부모가 보이는 반응에는 공통된 단계가 있다고 한다. 이 단계는 학자에 따라 3단계 또는 5단계로 나누어 설명한다.

 

① 1단계 : 충격과 부인

부모는 전문가들에게 자신의 자녀가 장애아라는 판정을 받으면 이미 자녀가 장애를 가지고 있음을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커다란 충격을 받는다. 그런 다음에는 부인과 부정을 하게 된다. 즉 자신의 자녀가 장애를 가졌을 리가 없다고 부인을 한다. 이러한 반응은 부모가 고통스러운 현실을 피하려는 충동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따라서 누군가 좀더 수용할 만한 진단을 내려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다른 여러 전문가들을 찾아다니거나 효능이 증명되지 않은 새로운 치료방법을 찾아 나선다. 이러한 부모의 행동은 오히려 자녀가 필요한 서비스를 조기에 받지 못하게 하기도 한다.

 

부인과 부정 뒤에 종종 나타나는 반응은 죄의식이다. 부모는 장애자녀의 출생에 대해 자신이나 주위환경 또는 다른 사람, 신을 비난한다. 특히 자신이 어떤 잘못을 하여 벌을 받는 것이라고 생각하여 죄의식을 갖는다.

 

부모가 충격을 받고 부인을 하면서 두려움과 죄으식을 느낄 때 교사는 그러한 느낌이나 감정이 정상적임을 이해시켜야 한다. 수용적 태도로 부모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부모와 교사가 함께 아동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는 방법에 신경을 쓰도록 돕는다. 이 단계에서 부모가 자녀의 한계에 직면하도록 하면 부모는 오히려 자신을 방어하게 된다.

 

② 2단계 : 원망

더 이상 자녀의 장애를 부정할 수 없으면 부모는 화가 나고 분노를 느끼며 원망을 하게 되고 다른 사람을 부러워하게 된다. 지적으로는 자녀의 문제를 인정하나 정서적으로는 자녀의 문제에 긍정적으로 접근하지 못한다. 심지어는 자신을 진정으로 돕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도 화를 내며 그들의 동기를 의심한다.

 

이 단계에서 교사는 전문성을 나타낼 필요가 있다. 부모가 장애아동을 위해 할 수 있는 과제를 주어 자녀가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부모가 알 수 있게 해야 한다.

 

③ 3단계 : 흥정

부모는 아직도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는 것을 지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미루려고 한다. 또한 비상한 결심을 가지고 장애자녀를 위해 노력하기도 한다. 이러한 부모의 태도는 마치 “당신들이 하라는 대로 내가 다 한다면 우리 아이의 문제는 없어지겠죠?”라고 하는 것과 같다. 그러나 기대한 대로 변화가 나타나지 않으면 부모는 좌절과 낙담의 단계로 넘어가게 된다.

 

이 단계에서 교사는 부모의 감정을 수용하고 공감적으로 이해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부모의 감정이 자연스러운 것임을 깨닫게 해 주어야 한다.

 

④ 4단계 : 좌절과 낙담

자녀가 진전을 보이지 않으면 이제 부모는 “도대체 무슨 소용이 있느냐!”, “신경을 써서 뭐하겠느냐!”라는 등의 태도를 갖게 된다.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면 부모는 무기력함을 느낀다. 이 시점에서는 부모 자신이 바라던 자녀의 상이 사라짐에 따라 마치 고별을 하는 것과 같은 애도의 감정이 나타난다. 이러한 애동의 감정이 자녀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게 하기 시작하며, 자녀의 문제를 더욱 생산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게 한다.

 

교사는 자녀를 가르치고자 하는 부모의 열의의 긍정적 측면에 초점을 두고 부모가 그러한 열의로 인하여 좌절감을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한다. 부모가 아동에게 가르치는 과제를 아동이 할 수 있는 수준의 것으로 계획해 주고, 직·간접적인 비평을 피해 부모 노릇에 대해 의혹을 갖지 않도록 한다.

 

만약 부모가 계속 깊은 좌절감을 느끼면 전문가의 상담이 필요할 수도 있다. 상담을 통해 “무슨 소용이 있느냐!”라는 부모의 절규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여러 방법이 있음을 알게 한다. 특수학급의 경우, 부모모임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

 

⑤ 5단계 : 수용

여러 단계를 거쳐 대부분의 부모는 마지막으로 수용의 단계에 도달하게 된다. 이 단계에 다다른 부모는 자신의 자녀가 장애를 가졌음을 인정하며 더이상 죄의식을 갖거나 사회를 원망하지 않는다. 이제 이들은 스스로 무언가를 이루어 낼 수 있음을 깨닫고 자녀를 위해 배우고자 하며 배운 새로운지식을 적용하고자 한다.

 

장애부모가 수용의 단계에 도달하기까지의 기간은 부모마다 다르다. 어떤 부모는 빨리 도달하나 어떤 부모는 그 속도가 느리며, 일부의 부모들은 자녀의 장애상태를 현실적으로 직시하지 못하기도 한다.

 

교사는 부모가 자녀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기 시작할 때 그들의 인내를 격려해 주고, 현실적 기대를 갖고 적절히 도와주는 것이 자녀의 진전에 도움이 됨을 알게 해 주어야 한다. 일단 자녀의 상황을 수용하게 되면 부모들은 새로운 훈련기법을 매우 열심히 배우고자 한다. 그러나 때로는 자신이 어색하다고 느낄 때도 있다. 이때 교사는 ㅁ부모가 다루는 자녀의 문제는 새로운 경험이며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필요함을 알도록 한다. 또한 부모의 참여와 아동의 진전에 대해 지속적으로 강화를 해 준다.

 

2. 장애아와 가족

장애아동이 가족에게 미치는 영향은 어떠할까라는 질문에 답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한 가족이 구성원의 장애를 받아들이고 적응해 나가는 것은 가족마다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부모의 결혼관계, 종교적 믿음과 가치관, 경제적 자원, 문화적 유산 그리고 외부 지원체계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 아울러 아동의 성이나 장애 정도 등도 영향을 미친다.

 

① 부모의 결혼관계

장애아동의 부모라는 것은 부부간에도 스트레스와 긴장을 주는 요인이 된다. 일부 연구(Murphy, 1982)에서는 장애자녀가 있는 경우 그것이 이혼 요인이 되거나 결혼생활에 어려움을 초래한다고 하나, 다른 연구(Patterson, 1991)에서는 장애아동이 있건 없건 간에 이혼율에는 차이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장애자녀를 갖는다는 것이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에게 큰 스트레스를 주는 요인이 되기는 하나 그 결과 자동적으로 가정이 파괴되리라고 단정하는 것은 잘못이다. 어떤 가정에서는 가족이 붕괴되기도 하고 또 어떤 가정에서는 그렇지 않기도 한데, 이는 부모와 아동의 특성 그리고 생태환경적 요인 간의 상호작용에 따라 다르다고 볼 수 있다.

 

② 장애아동의 형제자매

대부분의 경우 장애아동의 형제자매는 부모가 장애자녀에 대해 갖는 태도와 비슷한 태도를 갖게 된다. 자신에게 장애형제가 있다는 사실이 바로 여러의문과 걱정의 원천이 된다. 이들은 자신의 형제가 갖고 있는 장애의 원인에 대해 궁금해하며 혹 자신에게도 장애가 나타나지 않을까 걱정하여 부모와 이야기하고 싶지만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고민한다. 부모가 장애형제를 돌보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것을 머리로는 이해를 하나 부모가 장애형제에게만 관심을 갖는 것에 화가 나며 때로는 자신도 장애형제처럼 행동하여 부모의 관심을 끌려고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부모가 장애자녀를 가졌다는 점을 보상하기 위해 자신이 더 공부를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형제자매들이 가장 신경을 쓰는 것 중 하나는 친구들에게 장애형제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하며 친구들이 자신의 가족을 비웃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훗날 자신도 장애자녀를 갖지 않을까 두려움을 느끼며 부모님이 돌아가시거나 능력이 없을 때 자신이 장애형제를 돌보아야 하는 것 아닌가 걱정한다.

 

장애아동의 형제자매가 갖는 정서적 반응에 대해 가르기울로(Gargiulo, 1985)는 원망, 질투, 적개심, 죄의식, 비탄, 두려움, 수치심과 당황, 거부 등을 들고 있다. 원망은 장애아동의 형제자매들이 가장 공통적으로 나타내는 정서적 반응이다. 이것은 장애형제를 가졌다는 점에 대한 분노의 부산물로서 장애형제가 부모의 관심을 다 가져가기 때문에, 또 장애형제로 인해 경제적 압박을 받게 되거나 장애형제를 돌보아야 하는 점에서 발생한다.

 

원망은 쉽게 질투로 변한다. 특히 장애형제가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한 것 같은 생각 때문에 장애형제에게 질투를 느낀다. 때로는 부모의 관심을 받기 위해 거짓말을 하거나 공부를 하지 않거나 문제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적개심은 종종 질투심에서 온다. 어른들과는 달리 아동은 사태를 객관적으로 보기 어렵기 때문에 자신의 모든 심리적 문제의 근원이 장애형제라고 생각하며 장애형제가 겪는 어려움은 생각하지 못한다. 적개심은 장애형제에게 직접적인 신체 공격이거나 언어적 공격인 조롱으로 나타나며, 때로는 부모에 대한 불복종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장애아동의 형제자매에게서 종종 죄의식을 볼 수 있는데, 이러한 반응은 부모의 죄의식과는 다르다. 형제자매가 느끼는 죄의식은 장애형제에 대해 갖는 부정적 감정이나 자신의 잘못된 행동에 대한 것이다. 어떤 아동의 경우에는 자신은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여 장애형제에 대하여 죄의식을 느끼기도 한다.

 

이들은 장애형제에 대하여 커다란 비탄에 빠진다. 비탄은 부모의 슬픔에 대한 반영이기도 하며, 장애형제가 거부될 것에 대하여 갖는 슬픔이다.

 

형제자매가 갖는 또 다른 전형적인 감정 중의 하나가 두려움이다. 이들은 장래 자신의 자녀도 장애아가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나 훗날 자신이 장애형제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되지 않을까 걱정을 한다. 또한 장애형제를 가졌다는 점에 대하여 수치심을 느끼며 때로는 당황해하기도 한다. 따라서 이들은 친구들이 집에 오는 것을 싫어하며 공공의 장소에 장애형제와 함께 있게 되면 당황한다.

 

장애아동의 형제자매는 장애형제의 문제에 대한 토의에 참여해야 하며, 장애형제로 인해 친구들에게 받는 반응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토로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 또한 형제자매도 장애형제를 가르치거나 돌보는 일에 참여시킬 필요가 있다. 이때 장애형제를 가르치거나 돌보는 일에 너무 책임감을 부여하면 오히려 형제자매에게 적응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들도 부모에게 적절한 관심과 사랑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③ 장애아동의 조부모

조부모는 가족체계의 한 구성요소로 최근에는 장애아동에게 조부모 역할의 중요성이 인식되고 있다. 아동이 장애를 갖는 경우 부모나 형제자매와 마찬가지로 조부모도 영향을 받는다.

 

조부모도 부모가 장애자녀로 인해 갖는 슬픔, 충격, 좌절, 분노 등을 똑같이 느끼며, 부모와 마찬가지의 적응단계를 거친다. 이때 조부모는 자신의 손자뿐만 아니라 자신의 자녀에 대하여도 관심을 갖기 때문에 이중의 상처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

 

때로는 “며느리가 임신 중에 담배를 피우더니…….”, “그 아이 집안이 좋지 않더니…….” 등의 비난과 분노를 표출하기도 하지만 이들은 장애아 부모가 도덕적·정신적·정서적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가장 가까운 혈육이기도 하다. 조부모는 가족의 복지와 가족이 전체적으로 잘 기능할 수 있도록 기여한다. 이들은 장애자녀를 돌보아 주는 사람이 되기도 하며, 부모가 할 수 없는 일을 대신 나서서 해 주는 자원이 된다.

 

< 특수아교육, 송준만 · 유효순, KNOUPRES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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