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
1. 정의
정서장애 또는 행동장애에 대하여 보편적으로 받아들이는 정의는 찾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정서 및 행동장애의 정의, 분류, 원인, 치료 그리고 문제의 범위 등에 대하여 서로 의견을 달리한다. 뿐만 아니라 이들을 어떻게 불러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이견이 많다.
그 이유는 첫째, 장애행동은 사회적으로 구성된 개념으로 바람직한 정신건강을 구성하는 요인에 대한 명확한 동의가 없기 때문이다. 모든 아동이 때때로 부적절한 행동을 한다. 한 아동의 행동을 장애로 판명하려면 얼마나 자주, 어느 정도로, 얼마 동안 그러한 행동을 보였는지 등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한다.
둘째, 각각의 이론들이 정서장애에 대해 내린 정의에서 다른 정의로 별로 소통이 되지 않는 개념과 용어를 사용한다.
셋째, 적절한 행동에 대한 기대와 규준이 문화나 인종에 따라 다르다.
넷째, 정서장애나 행동장애는 다른 장애와 같이 발생하여 어떠한 것이 원인이었는지 밝히기 어려울 때가 있다. 그러나 교육자들은 다른 장애영역과 마찬가지로 정서 및 행동장애의 정의에서 합일점을 찾고자 노력한다. 왜냐하면 정의가 모호한 경우 특수교육을 받아야 할 아동을 신뢰성 있게 판별하는 데 명확한 지침을 제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① 미국 「장애인교육법」의 정의
정서장애아동에 대한 일관된 정의는 없으나 이들의 교육에 영향을 많이준 정의는 바우어(Bower, 1969)가 제시한 것이다. 그의 정의는 다소 수정되어 미국 「장애인교육법」에서 정서장애(emotional disturbance)의 정의로 사용하고 있다. 이 정의에 따르면 정서장애아동은 다음과 같다.
㉠ 교육적 수행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다음과 같은 특성을 하나 이상, 장기간 그리고 뚜렷할 정도로 보이는 아동이다.
✔ 지적·감각적 그리고 건강상의 요인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학습부진
✔ 또래나 교사와 만족할 만한 대인관계를 형성·유지하지 못함.
✔ 정상적인 환경에서 부적절한 행동이나 감정을 보임
✔ 일반적으로 불행감이나 우울감을 보임.
✔ 개인적인 문제나 사회적 문제와 관련하여 신체적 증상을 나타냄.
㉡ 이 용어에는 정신분열증이나 자폐아동이 포함된다. 그러나 여기에는 중증의 정서적 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판별되지 않는 한 사회적 부적응아동은 포함되지 않는다.
1970년대 중반에 통과된 미국 공법 94-142에 의한 위와 같은 정서장애에 대한 정의에 이어 1990년에는 자폐증이 독립된 범주가 되었으며, 1997년에는 심각한 정서장애(serious emotional disturbance)란 용어를 사용한 진단평가 기준을 제시하였다.
오늘날은 1990년대 특수교육과 정신건강 분야의 종사자들이 추천한 정서 또는 행동장애(emotional or behavioral disorder)라는 용어가 더 활용되고 있다. 이는 정서 및 행동장애라는 용어가 활용도가 높으며 정서와 행동 또는 둘 다에 문제가 있는 아동을 더 잘 나타내고, 또 ‘정서장애(emotional disturbance)’라는 용어보다 부정적 이미지가 덜하기 때문이다.
② 미국 행동장애아동협회의 정의
오늘날 사용하고 있는 정의는 행동장애아동협회(The Council for Children with Behavioral Disorders: CCBD)의 정의로 정서 또는 행동장애란 다음과 같은 특성을 갖는다.
㉠ 학교교육 프로그램에서 보이는 행동 또는 정서적 반응이 해당 연령, 문화, 또는 인종적 규범과는 너무 달라 교육적 수행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 여기에서 교육적 수행이라는 것은 학업, 사회, 직업 그리고 개인기술의 발달과 시범을 포함한다. 이러한 장애는 스트레스를 주는 주위의 환경이나 사건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정도 이상이고, 위와 같은 문제가 최소한 학교상황을 포함하여 두 개의 서로 다른 상황에서 일관되게 나타나며, 일반적 교육의 직접적 중재는 별 효과가 없거나 불충분하다.
㉡ 다른 장애와 중복되어 나타날 수 있다.
㉢ 정신분열증, 애정장애, 불안장애 또는 ㉠의 특성과 같이 교육적 수행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주는 품행이나 적응상의 지속적 장애를 포함한다.
이 정의는 장애에 대한 교육적 차원을 명확하게 제시하기 때문에 학교상황에서 아동의 행동, 연령에 대한 적합성, 인종적·문화적 규범에 대한 적합성에 초점을 둔 조기 판별과 중재의 가능성을 높여 준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회적 부적응과 정서적 부적응의 무의미한 구별을 필요로 하지 않는 점이라 볼 수 있다(Forness & Kavale, 2000).
③ 우리나라 「특수교육진흥법」의 정의
한편 우리나라의 「특수교육진흥법」(1998)에서는 ‘행동장애(자폐성을 포함한다)’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행동장애를 가진 특수교육 대상자의 진단·평가·심사 및 선정의 기준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 지적·신체적 또는 지각적인 면에 이상이 없는데도 학습 성적이 극히 부진한 자
✔ 친구나 교사와의 대인관계에 부정적인 문제를 지니는 자
✔ 정상적인 환경에서 부적절한 행동이나 감정을 나타내는 자
✔ 늘 불안해하고 우울한 기분으로 생활하는 자
✔ 학교나 개인문제에 관련된 정서적 장애로 인하여 신체적인 통증이나 공포를 느끼는 자
✔ 감각적 자극에 대한 반응, 언어, 인지능력 또는 대인관계에 결함이 있는 자
2. 정의상의 문제점
① 정신건강에 적절한 정의를 내리기 어려움
전문가들(정신분석학자, 심리학자 등)은 정신적으로 건강한 아동이란 대부분 행복하고 지속적이며 긍정적인 대인관계를 형성하고 자신의 능력에 가깝게 학업성취를 이루는 아동이라고 정의한다.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아동은 이와는 반대의 특성을 나타낸다. 문제는 우리가 일반아동을 검사해 보면 때로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아동의 특성이라고 규정하는 것들이 대부분 나타난다는 점이다. 즉 정신건강 여부가 정서적 건강 여부를 명확히 구별해 주지는 못한다.
② 정서 및 행동장애에 대한 개념 모델 간의 차이
정서 및 행동장애아동의 부모 또는 교사는 당연히 아동에 대하여 관심을 갖고 있지만, 다른 여러 영역의 전문가들도 이러한 정서 및 행동장애에 대하여 나름대로 관심을 갖는다. 예를 들어 심리학자, 의학자, 심리치료사, 사회사업가 또는 경찰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이들이 그들의 배경만큼 다양하게 정서 및 행동장애에 대한 견해를 갖고 그것에 기초하여 이들을 훈련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려 한다. 즉 정서 및 행동장애를 설명하고 치료하는 데 여러 다양한 모델을 사용한다. 각각 다른 견해에서는 원인이나 특성에 대하여 다르게 생각한다. 따라서 이론의 개념 모델에 따라 정의나 치료방법, 교육방법이 다양할 수밖에 없다.
③ 측정상의 문제
지능검사가 정신지체 정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정서 및 행동장애를 측정하기 위해서 일반적으로 적용하는 검사는 없다. 성격검사나 행동 평정척도를 사용할 수 있으나 이 또한 정의에 대해 확고한 기반을 제공하지는 못한다.
④ 행동기준의 문제
어떤 행동은 어떤 상황에서는 적절하지만 다른 상황에서는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이 되기도 한다. 또 행동의 적절성은 연령에 따라서도 다르다. 즉 아동의 행동문제에 대한 정의는 아동의 연령과 상황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그 기준이 매우 복잡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정서 및 행동장애아동은 한 가지 문제만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부적절한 행동문제를 다양하게 나타낸다. 뿐만 아니라 이들의 행동은 서로 비슷한 상황에서보차 일관성이 없기도 하다. 예를 들어 한 아동은 수학시간만 되면 주의집중을 못 하고 혼란스러워하며 불안해하고 공격적이 된다. 그런데 다른 아동의 경우는 수학시간에 그러한 문제를 보일 때도 있고 그러지 않을 때도 있다. 뿐만 아니라 정상아도 때로는 정서의 혼란상태를 나타내고, 정서 및 행동장애아동도 때로는 정상적으로 행동하기도 한다.
⑤ 사회·문화적 규범이나 기대의 차이
사회규범을 어기는 경우 사회에서 그를 정서적으로 일탈된 사람으로 여긴다. 그러나 문제는 사회마다 그 규범과 기대하는 바가 다르다는 점이다.
< 특수아교육, 송준만 · 유효순, KNOUPRES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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