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정신지체는 아동의 성장기간이 지난 후에도 발달한다는 증거가 발견되고 있고 발달의 상한선에 관해서도 학자들 간에 의견차를 나타내고 있으나, 아래표에서 볼 수 있는 것 같은 모형에 속하는 발달유형을 가정해 볼 수 있다.
첫째, 모형에 속하는 아동은 발달속도는 느리나 궁극적으로는 상한선에 도달하게 된다. 이 가설적 모델을 개발한 피셔와 지만(Fisher & Zeaman, 1970)은 그러한 아동들이 더 긴 정신연령의 성장기를 가지고 있어서 16세 이후에도 계속 성장하고 있다고 했다.
둘째, 모형에 속하는 아동은 16세 이후에도 성장을 지속하지만 일반인에는 미치지 못하는 정신연령을 가지고 있는 아동이다.
셋째, 모형에 속하는 아동은 성장기인 16세까지는 성장하지만 그 후에는 정지하며, 성장속도도 일반아동에 비해 느리고 지체정도에 따라 그 속도가 다르게 나타나는 집단이다.
넷째, 모형에 속하는 아동은 정신연령이 성장하는 기간이 짧아서 일반아동의 경우처럼 16세까지 발달하지 못하고, 그 전에 발달의 최고선이 결정되는 지체가 심한 아동이다.
아래표는 가설적인 모형이기 때문에 어떠한 특정한 아동에 적용하여 판단할 수는 없지만, 정신지체아동이 어떻게 발달하는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경도에 가까운 아동일수록 발달기간이 오래 지속되는 제1모형에 가까우며, 장애가 심한 아동일수록 제2, 제3, 또는 제4의 모형에 속할 가능성이 높다.
피셔와 지만의 정신지체아동의 발달모형
한편 지글러(Zigler, 1969, 1973)는 정신지체아동의 부정적인 발달형태나 그들의 결함·결손상태에 초점을 맞추어 이론을 전개해 오던 종래의 정신지체이론에 반기를 들면서 발달모델을 제시하였다. 그에 따르면 그간의 이론은 정신지체아동의 인지발달이 일반아동과 다른 형태로 이루어진다고 주장해 왔다.
차별론자들은 IQ의 차이가 크면 클수록 개인 간에는 더 커다란 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말하고, 결함론자들은 IQ 점수가 어떤 수준 이하이면 그 이상인 아동과 비교할 때 질적인 차이가 있고 IQ 점수에서도 점수 간에 불연속성이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즉 IQ 50 이하와 이상은 두드러진 기능상의 차이를 드러낸다는 것이다. 그들은 지체아동이기 때문에 지체된 행동을 보이며 그 차이는 평생 계속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발달론자들은 정신지체아동의 발달은 일반아동과 유사한 발달단계를 거치며 장애에 따라서 그 상한선이 결정되나 많은 면에서 정상과 같은 기능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일례로 심한 두뇌손상을 입은 아동을 제외하고는 비록 속도는 느리지만 같은 순서를 거쳐서 발달한다는 것이다. 즉 속도와 수준에 차이가 있을 뿐이지 그림에서 보듯이 나선형으로 발달하여 같은 단계를 거쳐 그 상한선에 도달한다는 주장이다. 아직도 이러한 논의는 끝나지 않고 있으나 심한 기질적인 장애아동의 경우는 이 논의에서 제외되고 있다.
지글러의 주장은 경도의 비기질적인 지체아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상기해야 한다. 그는 정신지체아동이나 일반아동을 만일 인지발달의 어떤 이론적인 수준에 맞추어 짝지어 놓으면 비록 정신지체아동이 나이는 많겠지만 꼭 같은 인지적인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정신지체아동의 발달에 대해 서로 다른 견해를 택했을 때 각기 어떤 학습방법과 자료를 활용할 것인지를 생각해 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라고 하겠다.
< 특수아교육, 송준만 · 유효순, KNOUPRES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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