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교육 영역에서 정신지체 영역이 중요한 이유는 다른 영역에 비해 교수와 학습에 직접 관련된 영역에 주의를 기울이며, 이를 기반으로 교육에 필요한 교육원리 등을 발굴해 내는 데 있다. 정신지체아동의 인지와 학습에 정신지체를 설명하는 전체적이며 포괄적 모형은 아직 완성되지 못했다.
인간의 정보처리 모델은 정신지체아동의 학습을 설명하는 모델 중 가장 강력한 모델로서 우리가 정신지체아동의 학습을 이해하는 데 큰 영향을 주고 있다(송준만, 유요순, 2005).
1. 투입정보
투입정보의 특성은 그 후에 이어지는 정보처리과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투입되는 정보의 조직에 따라 정신기능은 그 정보를 쉽게 또는 어렵게 처리한다. 같은 양의 정보라도 순서대로 늘어놓는다든지 또는 다른 어떤 규칙에 따라 구조화한다든지 서로 다르게 조직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같은 열 개의 내용을 전달해야 하는 경우라면 크기에 따라 순서대로 나열할 때 그렇지 않을 경우에 비해 훨씬 잘 구별된다. 또 일곱 가지색을 들 때 무지개색의 순서로 제시한다면 기억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다른 순서로 제시한 것일 때보다 줄어들 것이다. 어떤 것은 분류학의 원리에 따라, 어떤 것은 중복성(redundancy)이 잘 드러나게 함으로써 정보를 쉽게 처리할 수 있게 만들 수 있다.
같은 내용의 정보도 시각적·청각적·시청각적 자료, 그리고 그 밖의 촉각이나 운동감각 등을 이용하는 자료 등 다양한 형태로 만들 수 있는데, 사람에 따라 이러한 감각자료 중 특정 감각자료 정보를 잘 처리하는 사람이 있다. 즉 그들의 감각자료의 선호에 따라서 그 정보의 처리과정이 효과적으로 처리될 수 있는지 없는지가 결정되는 셈이다.
주어진 자료의 의미성(meaningfulness) 차이에 따라서도 정보처리는 많이 달라진다. 즉 주어지는 자료가 얼마나 의미 있는지에 따라 그것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데 차이가 많이 생긴다. 또한 그 자료가 얼마나 친숙한지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주어진 자료가 생소한 경우에는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여 처리해야 할지를 망설이고 의심하게 된다. 이와 대조적으로 주어진 정보가 너무 일상적이면 주의집중을 하지 못한다. 자료가 선명하고 신기할 경우 지적 호기심을 자극할 수도 있기 때문에 자료를 특이하게 제작하여 제시하면 학습을 촉진시킬 수 있다.
또한 제시한 자극자료가 쉬운 것이냐 어려운 것이냐에 따라 이해나 수용의 정도가 결정되기도 한다. 아동의 능력에 비해 너무 어려운 자료는 아동이 수용하고 이해하기가 어렵다. 즉 어려움이 적절한 정도일 때 아동의 학습의욕은 살아난다.
자료를 어떻게 제시(presentation)하느냐의 문제도 있다. 어떤 자료는 동시에 제시하는 것이 효과적이고, 어떤 자료는 계속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대개의 경우 청각적인 자료는 연속적 순서로, 시각적인 자료는 동시에 제시하는 경우 기억과 이해에 더 도움을 준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투입정보의 특성에 따라서 정보가 다르게 처리되므로 정신지체아동에게는 정보의 특성을 잘 고려하여 투입정보를 마련해 주면 정보처리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고, 어떤 경우에는 일반아동과 차이를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정신능력의 결함보다도 투입되는 정보의 조직화 또는 감각특성, 친숙도, 제시방법, 관련성 및 의미성 정도, 난이도, 자료의 신기도(novelty) 등을 적절한 구조로 제시하지 못하기 때문에 학습에 지장을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정신지체아동의 학습상황에서 자료를 제작·제시할 때 이러한 점을 항상 고려해야 할 것이다.
2. 감각수용
감각수용이란 주어진 투입정보를 감각기관이 찾아내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말하며, 물리적인 상이 정보처리에 알맞도록 전기적 부호화(encoding)가 되는 과정을 말한다. 여기서 감각기관이 얼마나 온전한가(intactness)가 매우 중요하다. 정신지체에 관한 이론 중 이 부분을 강조하는 사람들은 정신지체 아동이 감각적으로 무디기(lethargic) 때문에 자극의 강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정신지체아동은 감각의 예민성이 떨어지므로 작은 정도의 감각적 차이를 식별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또한 자극의 원천에 주의를 기울이는 능력(pre-attention)이 결여되어 정말 필요한 자극에는 주의집중을 하지 못하고 산만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따라서 감각수용을 촉진하기 위해서 감각자극을 선명하고 특이하게 제시하면 더 활동적이며 적극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홍수처럼 밀려오는 자극 중, 어떤 부분에 주의집중을 할 것인지에 대한 적절한 단서를 마련해 주는 것도 이 단계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며, 이에 대해 적절히 훈련하면 상당한 학습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러나 지글러(zigler, 1973)는, 정신지체아동은 과거의 실패경험이 너무 많아서 스스로 문제해결의 단서를 찾아내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한다고 하였다.
자극의 수용에 어떤 감각양상을 사용하느냐, 또한 몇 개의 양상을 사용하느냐에 대한 결정은 감각수용에 차이를 가져오며 그 후에 따르는 정보처리과정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같은 정보의 내용이 어떤 감각양상을 사용할 때 가장 효과적인지를 비교·연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자료의 성질에 따라서 어떤 rkarkriddtkdemf을 조합하여 사용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할 피룡가 있다.
이처럼 감각수용단계에서는 감각적 수용을 용이하게 하기 위하여 자극을 늘리거나 줄이고, 때로는 복잡성의 정도에 변화를 주며 적절한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조정하는 일이 필요하다.
3. 단기기억
단기기억은 일단 감각수용기를 통해 들어온 정보가 상당히 짧은 기간 머물러 있다가 사라지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전화번호부에서 전화번호를 찾아내어 기억해 전화를 걸고는 바로 잊어버리는 것과 같다.
일반적으로 인지능력의 손상이 심하면 심할수록 기억에 더 많은 결함을 갖는다. 정신지체아동은 일반아동에 비해 자동적으로 정보를 기억해 내는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며, 따라서 많은 정보를 한 번에 다룰 때 어려움이 많다. 학습률도 일반아동에 비하여 떨어져 일반아동은 두세 번 하면 식별과제를 해결하지만 정신지체아동은 이삼십 번 시행착오를 거쳐야 한다. 여러 연구에서 정신지체아동의 기억력 중 단기기억능력이 일반아동에 비하여 뒤떨어짐을 밝히며, 그 이유를 여러 가설로 설명하고 있다.
엘리스(Ellis, 1973)는 정신지체아동은 중추신경계의 복합성이 결여되어 있어 기억을 자극하는 시간이 짧고 빨리 감퇴하여 단기기억이 짧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지만(Zeaman, 1973)은 정신지체아동은 두뇌의 감각수용능력이 한정되어 있어 한 번에 조금밖에 저장하지 못하기 때문에 단기기억에 장애를 가져온다고 가정하고, 연구결과도 이를 지지하였다.
지금까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일반인은 항목이 ‘일곱’ 개 전후 숫자까지 기억하는 데 비해 정신지체아동은 ‘다섯’ 개 전후의 숫자, 즉 일반인에 비하여 두 개 정도 적은 항목을 기억하여 수용할 수 있다. 두뇌의 정보수용능력의 제한 때문에 감각수용기에 들어온 정보 중 적은 수만이 기억된다. 기억을 돕는 방법에는 학습자료를 구성할 때 정보량을 줄이고 덩어리로 기억하게 하거나, 또는 감각수용기를 통해 들어온 자극이 쇠퇴하기 전에 시연을 통해 다시 같은 자극을 줌으로써 자극을 지속시키는 방법이 있다.
기억에 들어온 정보를 정교화하는 방법에는 주어진 자극에 관해 자세히 그 요소들을 드러내 보이는 작업이 있다. 또한 상상력을 사용하여 기억에 단서를 마련하는 방법도 있는데, 이것은 기억하려는 사항에 본인이 적절한 상상력을 첨가하여 뭉뚱그려진 구조 속에 기억할 요소가 들어가게 하는 방법이다. 초인지 방법을 통하여 주어진 정보를 전체적인 맥락 속에서 전략과 기대효과, 결과평가 등 기억을 돕는 방법에 대한 총체적 이해를 바탕으로 기억을 증진시키는 방법 등이 있다.
요약하면, 정신지체아동의 단기기억읱 ᅟᅳᆨ징은 기억기간이 짧고 기억의 양이 적으며, 기억을 오래 지속시키는 시연이나 정보화, 정보량의 축소, 상상력 등을 적절하게 사용하지 못한다. 이런 능력의 발달은 중추신경계의 절대적인 능력에 의해 제한을 받는 것 같다. 단기기억력은 유전적으로 결정된 것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으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앞서 제시한 여러 방법으로 단기기억의 결함을 보충할 수 있음이 밝혀지고 있으며 실제 교육에도 적용하고 있다.
< 특수아교육, 송준만 · 유효순, KNOUPRES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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