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간지능의 개념 및 특징
공간지능(spatial intelligence)은 공간적·시각적 세계를 정확하게 지각하는 능력과 그런 지각을 통해 건축가, 미술가, 발명가 등과 같이 3차원의 세계를 잘 변형시키는 능력을 뜻한다. 색깔, 선, 모양, 형태, 공간, 그리고 이런 요소들 사이의 관계에 대한 민감성(sensitivity)과도 관련되며, 추상적인 것을 구체화하는 시각화 능력, 시각적·공간적 아이디어를 기하학적으로 표현하는 능력, 그리고 자신을 어떤 공간상에 적절하게 위치시키는 능력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공간적 지능은 인간의 문화 어디서든지 찾아볼 수 있는 고유의 가치를 지닌 의미 있는 지능으로, 누구나 길을 찾고 장소를 기억한다는 점에서 보자면 보편적인 지적 능력이다. 우리 사회의 여러 방면에서 유용한 도구로 작용하는 공간지능은 과학의 발전에는 사고의 보조수단, 정보를 획득하는 방법, 문제해결 수단으로서 기여했다. 건축가, 조각가, 화가 등에 의해 이루어진 시각적·공간적 예술도 이 공간지능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 이 지능이 특별하게 요구되는 직업으로는 시각예술가, 안내자, 지도제작자, 건축가, 화가, 조각가, 외과의사, 실내장식가, 패션 코디네이터(fashion coordinator) 등이 있다.
시각-공간지능이 발달한 사람들의 특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Linda Cambell et al., 2004).
① 사물을 보고 관찰하는 것을 통해 배운다.
② 자신이나 물체를 공간 속에서 효과적으로 조작한다.
③ 정신적 이미지를 지각하고 생성하며, 그림으로 생각하고 세밀한 부분까지 시각화시킨다.
④ 그래프, 차트, 지도나 다이어그램을 쉽게 이해한다.
⑤ 낙서, 소묘, 그림, 조소와 같이 대상을 시각적 형태로 재생하는 것을 즐긴다.
⑥ 모형, 다리, 집, 컨테이너와 같은 3차원 구성물의 조작을 즐긴다.
⑦ ‘새로운 관점’에서 다른 방법으로 사물을 본다.
⑧ 겉으로 드러난 형태와 숨겨진 형태 모두를 동시에 인식한다.
⑨ 정보를 실체화하거나 또는 시각적으로 표현해 낸다.
⑩ 실재적인 방법과 함께 추상적인 방법으로 구상하는 데 익숙하다.
⑪ 미술가뿐만 아니라 사진작가, 엔지니어, 비디오작가, 건축가, 디자이너, 미술비평가, 비행사와 같이 시각적 성향을 가진 직업에서 즐거움을 느끼며 능력을 발휘한다.
⑫ 시각적 공간매체 또는 예술작품에서 새로운 형식을 창조한다.
■ 공간 지각력의 발달
아기는 출생 후 생존과 적응을 위해 주변 환경과 환경 내의 여러 대상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변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인식의 기초가 되는 것이 지각(perception)인데, 지각이란 감각기관으로 들어오는 자극에 통합성을 부여하여 경험으로 자각하기까지의 과정을 의미한다. 지각은 감각과정을 거쳐서 이루어진다. 감각과정은 외부의 감각정보가 감각수용기에 의해 탐지되어 뇌에 전달되는 과정을 의미하며, 지각과정은 전달된 감각자극을 뇌에 저장되어 있는 구조를 통하여 해석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각을 위해서는 감각발달이 선행되어야 함을 알 수 있으며, 중요한 기본적인 감각과 지각능력은 생후 1년 사이에 거의 발달이 완성된다(강문희 외, 2005).
영아들은 눈의 초점을 모으는 능력이 부족하고 시각적 민감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공간을 정ㅇ확히 지각하지 못하는 특성이 있다. 공간을 지각하는 데는 물체의 움직임이나 주변 이미지 등이 단서가 되며, 영아의 운동능력의 발달이 공간지각의 발달과 밀접하게 관계한다.
공간지각력이란 공간에서 자기 몸을 움직이고, 3차원적 자료를 다룰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유아에게 나무토막으로 집을 만들고, 3차원적인 그림을 그리고, 작은 물건들을 만들어 보게 한다. 공간에서의 형태를 지각하며 상대적인 관계에 있는 사물들을 조작하는 데 필요한 운동적 기술을 스스로 판단해 낼 수 있는 능력은 유아의 일상생활에서 수없이 부딪히게 되는 비언어적인 문제해결에 기본이 된다.
시지각과 관련하여 공간적 환경 내의 여러 장애물들, 즉 침대, 계단, 벼랑등이 지닌 위험요소들을 정확하게 지각하고 피하는 것은 생존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를 위해 영아는 깊이지각을 발달시ᅟᅧᆿ야 한다. 깊이지각이란 거리나 깊이를 인지하는 능력을 말한다. 깊이지각은 움직임 및 그림 단서의 인식능력이 발달한 다음에 나타나는 능력으로 추측된다.
영아는 신체를 움직임으로써 환경을 더욱 잘 지각하게 된다. 깊이지각도 신체를 움직이는 운동능력이 발달함에 따라 향상된다. 기어다니는 영아는 자신이 움직일 때마다 눈에 비치는 환경이 변한다는 것을 경험한다. 따라서 영아는 움직임으로써 발생하는 시각적 정보, 즉 자신의 공간적 위치와 사물의 관계 및 형태 변화를 계속적으로 경험하여 공간적 좌표를 읽는 능력을 향상시켜 간다. 이는 형태지각의 발달이 공간능력 발달에도 똑같이 적용된다는 것을 말해 준다(shaffer, 2005; 곽노의 외, 2009 재인용).
공간지각은 방향과 거리를 판단하는 지각으로 유아에게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유아가 공간을 정확히 파악하려면 공간의 크기나 자기에게서 떨어져 있는 거리, 경험을 통해서 알고 있는 사물이나 사상 및 장소와 비교·대조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또한 손을 뻗어서 사물이나 사상을 접할 수 있는 훈련과 그것이 놓여 있는 거리와 방향감각을 익혀야 한다. 이 시기의 유아는 여러 종류의 장난감을 가지고 놀이를 함으로써 가까운 거리와 방향을 비교적 정확하게 지각할 수 있게 된다. 유아는 적목이나 블록, 장난감 자동차, 세발자전거 등과 같은 놀이기구를 통해서 공간지각의 능력을 획득하게 된다(안영진, 2006).
가드너(H. E. Gardner)는 『마음의 틀(Frames of Mind)』에서 공간적 지능의 발달에 대해 피아제의 이론을 참조하고 있다. 인지발달론자인 피아제는 유아, 즉 학습자의 공간적 지각이나 공간개념에 대한 이해는 선천적이라기보다 발달단계에 따른 학습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본다고 주장한다. 즉, 인간은 공간을 점유하고 있는 대상물, 또는 움직이는 물체에 대한 개념을 선천적으로 가지고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생후 2년간에 걸쳐 식별, 영상, 선별의 과정을 통하여 점진적으로 터득하게 된다는 것이다.
■ 공간지능과 미술교육
공간적 지능의 주요 능력은 시각세계를 정확히 지각할 수 있고 변형이나 수정할 수 있으며, 적합한 물리적 자극이 없이도 시각적 경험을 재창조할 수 있는 능력이다. 공간적 능력은 두 가지 면을 가지고 있다. 첫째 면은 시각적·공간적 표현에 사용되는 다양한 선들에 대한 감각이다. 이것은 그림, 조각, 자연적 요소를 특징짓는 긴장, 균형, 조화의 느낌과 관련하여 예술가의 표현력과 감상력에 작용한다. 두 번째는 외형적으로 다른 형태들 사이나 동떨어진 두 경험 사이에 존재하는 유사성으로부터 발달하는 것으로 여러 영역에서 유사성을 발견할 수 있는 능력이다. 공간적·시간적 지각은 사고를 도와주는 것으로, 정보를 획득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기획하는 방법으로, 또는 문제 해결을 위한 수단 등 다양한 방법으로 과학적, 예술적, 수학적 목적에 기여한다. 공간적 지능이나 시각적 사고는 미술을 통해서 계발할 수 있다.
모든 미술작품은 시각적 사고와의 상호작용으로서 형태와 색채의 표현은 조화와 균형, 변화, 통일의 추구이고, 주제를 균형 있고 조화롭게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시각언어가 점점 발달되고 익숙해지는 영유아들에게 미술은 시각적 사고, 영상적 사고, 공간적 지능을 발달시켜 준다.
유아들은 오감각을 통해서 경험한 다양한 정보들을 그리고, 만들고, 꾸미면서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려는 욕구가 있다. 유아 미술활동을 주제와 통합하여 계획하면 문제를 다양한 방법으로 해결하려 하고, 다양한 재료와 도구를 사용하여 표현함으로써 유아의 창의성을 키워 주기에 적절한 활동이 된다. 따라서 미술은 유아가 오감각을 통해서 다양하게 경험한 것을 토대로 자신의 개인적인 감정, 느낌, 생각을 자발적·창의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그리고, 만들고, 꾸미고, 감상하는 통합적인 활동이다(전경원, 2002; 최인숙, 2009 재인용).
그리피스(R. Griffiths, 1945)는 유아의 창의적 그림 그리기에서 다음과 같이 11단계의 발달적 특징을 찾아냈고, 이것은 유아기의 상상력 연구와 관련이 있다고 했다.
① 미분화된 끄적거리기 단계(scribble)
② 거친 기하학적 형체, 동그라미, 네모를 그리고, 그것들을 문이나 창이나 사과라고 말한다.
③ 선, 네모를 결합하거나 동그라미를 결합해서 새로운 사물을 그린다.
④ 동그라미와 선을 결합해서 많은 다른 대상물을 그리고, 자기가 가장 많이 흥미를 가진 대상으로서 인간의 모습을 그린다.
⑤ 그린 그림에 이름을 붙이고, 그 많은 대상물들을 병렬로 배치한다.
⑥ 어떤 때는 한 대상에 주의를 집중한다. 주의 깊게 그리고, 어느 정도 상세하게 그린다.
⑦ 다시금 병렬 배치를 한다. 명확한 주관적인 연합을 하고, 재인(再認)할 수 있는 그림 그리기를 한다.
⑧ 부분적으로 종합한다. 어떤 대상은 다른 대상과 명확한 관계를 갖도록 그린다.
⑨ 순수한 회화를 그린다. 한 번에 한 그림만 그린다.
⑩ 그림의 중복화(重復化, multiplication), 표상(表象, representation)의 기쁨을 표현한다.
⑪ 한 가지 그림 시리즈에 이름을 붙이는 능력이 발달한다.
< 아동관찰 및 행동연구, 홍순정·최석란 / KNOUPRES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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