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악지능의 개념 및 특징
음악지능이란 음악적 표현형식을 지각하고, 변별하고, 변형하고, 표현하는 능력을 말한다. 이 지능에는 어떤 음악의 리듬, 음조, 혹은 멜로디, 음색 혹은 음절에 대한 민감성이 포함된다. 말은 못하면서도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음악지능이 언어지능과 별개의 지능임을 보여 주는 한 예이다.
가드너(Gardner)는 음악능력을 음악작품의 구조와 표현형식을 이해하고 동시에 그 안에 담겨 있는 인간의 삶과 감정에 대한 정서적인 이해와 공감을 할 수 있는 능력으로 보았다. 또한 음악지능은 문화적으로 가치 있는 음악적 산물을 창조하는 능력이며 인지와 정서가 긴밀하게 서로 상호작용하는 지능이라 보았다.
구소련의 작곡가인 비사리온 셰발린(Vissarion Shebalin)은 실어증에 걸렸는데도 훌륭한 작품을 작곡했다. 이를 통해 언어지능과 음악지능이 서로 독립적임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음악지능을 관장하는 두뇌 영역이 따로 있다는 것을 말해 주는 것이다. 음악지능은 정상인들의 경우 오른쪽 뇌에서 관장한다. 그래서 오른쪽 뇌의 전두엽과 측두엽에 손상을 입었을 경우 음을 구별하고 그것을 정확히 재생하는 데 문제가 생기지만, 왼쪽 뇌의 같은 부분에 손상을 입었을 때는 음악적 능력에 큰 이상이 없다. 음악지능은 오른쪽 뇌에서 관장하지만 음악적 훈련을 많이 받을수록 왼쪽 뇌의 기능에 의존하게 된다. 오른쪽 뇌와 관련되어 있는 음악지능은 공간지능과도 연결되어 있다. 작곡가의 경우 곡의 구성을 이해하고 고치는 과정을 공간지능에 의존한다고 본다. 또한 음악지능은 수학적 영역과도 관련이 있다. 음악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수리력이 있어야 하고 연주를 하는 데 있어서의 복합적인 규칙이나 비율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음악의 구조와 그것이 어떻게 반복되고 변형되는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수학적 사고능력이 필요한 것이다(신주찬, 2008).
음악적 재능이 있는 학생의 특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Linda Cambell et al., 2004).
① 인간의 목소리, 자연(환경)의 소리, 음악 등을 포함한 다양한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들으며 그런 소리를 의미 있는 형태로 조직하는 것을 즐긴다.
② 학습상황에서 자연의 소리나 음악을 들을 기회를 찾고 즐기며 음악가로부터 배우기를 좋아한다.
③ 음악의 분위기와 빠르기를 통해 정서적으로 음악에 반응하고, 토론과 분석을 통해 지적으로 음악에 반응하며, 음악의 내용과 의미의 탐색을 통해 미적으로 음악에 반응하고, 지nl, 연주, 창작 또는 무용에 의해 신체적으로 음악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④ 다양한 음악적 양식, 장르, 문화적 다양성에 대해 토론하고 인식한다. 음악이 가지는 역할에 관심을 보이고, 인간의 삶 속에서 이런 것들이 유지되도록 노력한다.
⑤ 음악과 음악에 관한 다양한 정보(녹음된 것과 인쇄된 것)를 모은다. 그리고 신디사이저를 포함한 악기를 모으고 연주하는 것을 즐긴다.
⑥ 혼자 혹은 다른 사람들과 악기를 연주하거나 노래하는 것을 좋아한다.
⑦ 음악 표기법과 표현양식을 즐겨 사용한다.
⑧ 음악 듣기를 위해 개인적 공간을 가지고 있다.
⑨ 즉흥연주와 소리 내는 것을 즐기고, 한 소절의 악보가 주어졌을 때 의미가 통하게 악보를 완성할 수 있다.
⑩ 음악을 통해 작곡가가 전달하려고 하는 것의 해석을 제공하고, 음악형식의 선택과 비평을 할 수 있다.
⑪ 가수, 연주자, 음향기사, 제작자, 평론가, 악기 제작자, 교사 또는 지휘자가 되는 것과 같은 음악 관련 직업에 관심을 보인다.
⑫ 독창적으로 작곡하고 악기도 만든다.
음악지능이 높은 사람들의 특징은 소리 패턴에 민감하고 잘 기억하며 소리들을 쉽게 구별한다. 자주 노래를 흥얼거리며 리듬에 따라 박자를 맞추거나 몸을 흔들고 움직이는 데 능숙하며, 박자 변화에 따라 운동 패턴을 조절하기도 하고 다양한 음악적 경험을 추구하고 즐기는 특성이 있는 음악지능이 발달한 직업으로는 음악가(성악가, 연주가, 작곡가, 지휘자 등)와 음악치료사, 음향기술자, 음악평론가, 피아노조율사, DJ, 가수, 댄서, 음악교사, 음반 제작자, 영화음악 작곡가, 반주자, 음악공연 연출가 등이 있다.
■ 음악지능의 발달
음악이란 자연적인 악기인 인간의 목소리와 몸을 이용한 가장 오래된 예술 중의 하나로 음악지능은 인간이 부여받은 여러 재능들 중 가장 먼저 나타나는 것이기도 하다. 임산부들의 태교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음악 태교인데 엄마 배 속에서 들려주었던 음악을 갓난아기에게 들려주면 울음을 그치거나 특정한 반응을 나타낸다는 실험결과를 통해 효과가 입증되기도 하였다. 갓난아기들은 말보다 음악에 더 예민하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는데, 이들에 따르면 아기가 생후 2개월 정도면 엄마가 불러주는 노랫가락 등을 알아차리고, 4개월 된 아기는 리듬의 구조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한살 반쯤 되면 아이들은 장2도 음, 단3도 음, 장3도 음, 4도 음과 같은 다양하고 좁은 간격의 정확한 음을 표현하기 시작한다. 아이들이 노래를 배우는 데 있어서는 언어를 배울 때보다 개인차가 훨씬 뚜렷하게 나타난다.
음악은 인간사회에서 석기시대부터 중요한 역할을 해 왔으며, 누구나 흥얼거리고 노래한다는 점에서 음악지능은 모든 문화권에서 볼 수 있는 보편적인 능력이다. 음악적 능력은 음악적 창의성, 음악적 청각능력도 포함된다. 아기는 생후 2개월이 되면서 엄마의 자장가의 가락과 음조를 구별할 수 있게 되며 음악지능이 발달하기 시작한다. 취학연령 이후에는 기술적인 측면외의 음악적 능력은 발달하지 않는다. 그러나 가락, 리듬, 소리의 맴시와 음악의 감정을 알아 낼 수 있고 음의 세계에 매우 민감하여 음을 기억하고 창조할 수 있는 능력이 고도로 발달하게 되면 성공한 작곡가, 연주가가 될 수 있다(안영진, 2006).
어린 시절은 음악성 발달에 매우 중요하다. 보통 8~9세 때까지는 자신의 음악적 재능에 의해 발전하게 되는데, 많은 노력을 하지 않아도 뛰어난 음악적 능력으로 쉽게 악보를 익힐 수 있을 정도이고, 9세 이후에는 학교생활이나 친구들을 사귀는 데 거의 관심을 갖지 않을 정도로 연습에만 몰두하게 되므로 이 시기가 되면 부모나 교사는 어떻게 음악교육을 시킬지 심사숙고해야 한다. 또한 후천적 노력이나 개인적 환경에 의해서도 음악적 재능이 발달할 수 있기 때문에 풍부한 음악적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드너의 음악인지 발달단계
연령 | 음악적 발달 |
0~1세 | ✔ 직접적 경험에 의한 지식의 축적 ✔ 직접 행동을 통한 의사소통 |
1~2세 | ✔ 음악적 옹알이(유사 노래) ✔ 개성적 소리 발생 ✔ 타인의 노래를 유사 모방(정확하게 구분하기 어렵지만 모방의 의도성을 보임) ✔ 주변의 소리 탐색에 대한 창의적 흥미 |
2~7세 | ✔ 음악적 옹알이에서 상징 사용으로 전이 ✔ 소속 문화권 음악의 관습적 어법의 습득 ✔ 장2도, 장·단 3도, 완전 4도의 음정이 들어간 짧은 가락 패턴(2세 중기) ✔ 음정이 불안정한 간단한 즉흥 노래 ✔ 친숙한 노래의 짧은 부분 노래 ✔ 즉흥 노래와 기성 노래 간의 긴장(4세경이 되면 즉흥적인 즉흥 노래보다 기성 노래를 선호하게 됨) |
7~13세 | ✔ 소속 문화권 음악의 관습적 어법에 대한 안정된 도식(schema)의 형성(음악의 어법이 관행화됨) ✔ 소속 문화권의 음악적 법칙의 숙달에 대한 관심 ✔ 소속 문화권의 친숙한 노래를 완벽하게 재생(도식의 형성에 따라) ✔ 음악적 기능(skill) 습득에 대한 의도(willingness)발생 ✔ 기능의 숙달 가능 ✔ 체계적 교육(학교 및 전문교육)을 통해 음악적 표현, 지식 및 기능의 확대 |
13세 이상 | ✔ 문화 관습적 음악어법에 대한 기계적 순응으로부터 창의적 작품으로 관심의 변화 ✔ 음악에 대한 비판적 의사소통 ✔ 악보 독보능력 ✔ 예술적 과정에 대한 적극적 참여 |
■ 음악지능과 음악교육
현대의 음악교육에서는 다양한 악곡과 창의적 음악활동을 통한 포괄적인 음악체험을 중요시한다. 또한 이를 통해 음악의 구성요소와 원리를 습득하고 음악활동에 유용한 능력개발 및 음악에 대한 바람직한 태도를 갖도록 강조한다. 모든 시대와 모든 지역, 모든 종류의 음악을 창의적으로 체험하도록 하고 음악요소들 간의 관련성을 파악하여 음악적 표현의 개성과 창의성을 갖게 하는 방향으로 확산되고 있다. 다른 교과와 마찬가지로 음악교육에서도 창의력, 비판적 사고력, 문제해결 능력, 정보의 분석력과 종합력 등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음악적 능력을 향상시키려는 음악교육자들에게 1960년대 전반의 관심사는 ‘음악적 수업의 내용은 무엇인가’ 였으며, 1960년대 후반에 들어와서는 ‘자신의 음악적 이해의 내용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는가’를 강조하여 폴괄적 음악교육(comprehensive musicianship)이라는 통합 음악학습의 개념을 제시하였다. 1980년대 이후로 음악교육학자들은 위의 내용과 행동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아 음악의 적절한 사고과정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였다(이다은, 2010).
음악은 인간이 지닌 고유한 활동으로 인류 역사와 발달과 함께 존재해 왔다. 음악은 삶을 풍요롭게 해 주며, 창의적 사고를 촉진하고, 유아의 무한한 상상력을 발달시켜 준다(Persellin, 1991; Pugh & Pugh, 1998). 이와 같은 음악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유아기부터 체계적인 음악교육을 경험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 이유 중의 하나는 음악적 능력이 모든 사람들에게 잠재되어 있는 본질적인 지적 능력이라기보다는 몇몇 선택받은 사람들의 ‘재능’이라고 생각되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든(E. Gordon, 1990)에 의하면 모든 아동은 선천적으로 어느 정도의 음악 적성을 지니고 태어난다고 한다. 이러한 타고난 음악 적성은 적절한 환경적 조건이나 교육을 통해 발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Hilbrants, 1988; Muhler, 1987; 안재신, 2003 재인용).
음악적 경험에는 노래 부르기, 동작, 감상, 연주를 통한 소리의 탐색이 포함된다. 학교 음악은 감성과 강하게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학습에 필요한 긍정적인 환경을 촉진한다. 음악은 의도적으로 긴장, 슬픔, 비극 또는 위대한 문학과 역사에서 오는 이야기의 효과를 높이는 데 사용될 수 있다. 음악은 재미를 유발하기 위해서도 사용될 수 있다. 바흐의 음악적 기교는 집중력을 높이기 위한 흥미로운 도구가 되기도 한다(Linda Cambell et al., 2004).
감상은 특별한 음악적 지식이나 기술 없이도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편안하게 듣고 느낄 수 있어 음악적 경험을 하기에 가장 적합하다. 음악활동 영역 중 우리 생활과 밀접한 감상의 중요성을 다시금 되새기고 음악 감상교육이 어떠한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하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 아동관찰 및 행동연구, 홍순정·최석란 / KNOUPRES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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