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체적 언어 접근법의 원리
교실에서 유아들에게 총체적 언어교육을 시도하고 있는 교사들은 교수와 학습의 본질에 대한 신념을 지니고 있는데, 이는 곧 총체적 언어교육의 원리를 뜻한다. 굿맨(1986)이 제안한 총체적 언어교육의 원리를 토대로 총체적 언어교육의 원리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학습에 관한 학생의 책임감’으로, 교사는 읽을 책과 쓸 주제를 선정해 주지 않으며, 유아가 창안한 것에 대해 어떤 기준을 갖고 유아를 교정하거나 철자법 등을 수정하지 않는 것이다. 교사가 외부에서 개입하는 것보다 유아 스스로 자신의 경험과 지식, 요구와 흥미에 따라 선택할 때 의미가 있고 효과적이다. 이에 따라 언어교육은 내부에서 외부로 향하는 접근법(inside-out approach)이다. 이것은 유아의 잠재 가능성을 신뢰할 때 가능하다.
둘째, ‘실수의 수용’으로, 교사는 유아의 엉성한 기술(실수, 오류, 잘못된 해석이나 개념들)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논의도 존중한다.
셋째, ‘의미에의 강조’로, 교사는 표준화된 형태의 언어보다 그 순간 아동이 가지려 하는 의미에 더 초점을 둔다.
넷째, ‘어문의 통합’으로, 교사는 유아의 필요와 요구에 따라 통합적인 언어접근(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의 통합)을 한다. 음식점놀이에서 메뉴를 만들고 문방구놀이에서 광고지를 만드는 활동은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의 통합적 특성을 갖는다.
다섯째, ‘내용 영역의 통합’으로, 교사는 과학, 미술, 음악, 수학, 사회, 체육, 게임, 요리, 바느질 등 교실의 모든 교과와 통합하여 언어교육을 한다. 예를 들어 개미 돌보기 관찰기록은 개미를 관찰하면서 기록하는 과정에서 과학, 미술, 언어 등의 영역과 통합하여 교육하게 된다.
여섯째, ‘학부모의 개입’으로, 교사는 부모들이 총체적 언어교육의 철학과 신념을 이해하도록 돕는다.
일곱째, 읽기는 실생활 속에서 가장 잘 학습된다. 풍부한 자료들을 접하면서 유아들은 그들의 언어감각과 읽기에 있어서 발달하는 세 가지 신호 시스템, 즉 의미론, 구문론, 글자-소리와의 관계를 사용하게 된다.
여덟째, ‘교실 환경’으로, 교사는 유아의 언어학습을 촉진하는 환경을 구성한다.
마지막은 ‘평가’로, 교사는 표준 지향적 평가가 아닌 학습 지향적인 평가를 지지하며, 평가의 목적이 학습자의 능력을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자 자신에게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보다 나은 학습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총체적 언어 접근에 있어서, 평가는 연속적이며 다양한 형태를 갖는다. 교사들은 일상의 작업 샘플들을 수집하고, 유아들의 행동을 관찰 및 기록하며, 다양한 상황에서 유아들을 녹음·녹화하고, 개별 유아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포트폴리오를 만든다. 평가의 과정은 교사와 유아 모두를 위한 것이며, 발달 상태의 진단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교육과정 구성에 중요한 자료가 된다.
■ 총체적 언어 접근법의 전략
총체적 언어 접근에 의한 언어교육은 단순히 언어 그 자체만을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유아의 사고활동을 가능하게 한다. 총체적 언어교육의 구체적인 전략은 다음과 같다.
첫째, 유아의 관심과 흥미, 능력 수준에 맞는 의미 있는 활동과 관련된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언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교사는 지속적인 관찰기록을 하고 그에 근거한 지원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언어를 의미의 덩어리로 전체(whole)로 가르치고 각각의 구성요인들은 유의미한 맥락 속에서 학습될 수 있도록 접근한다.
둘째, 성인과 유아 또래 간 대화를 통해 말하고 들을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제공한다. 가령 유아교육기관에서 이야기 나누기 시간을 통해 타인의 말을 잘 듣고 그에 대해 자신의 의견이나 감정을 표현할 기회를 많이 제공한다. 또한 말한것을 그림으로 그리거나 글로 쓰고 읽는 다상징적인 문식활동으로 연계하여 활동하도록 격려한다.
셋째, 언어적 경험을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허용적 분위기를 제공한다. 창안적 쓰기, 이야기를 지어내어 읽기 등을 격려하여 실수에 대한 두려움을 갖지 않는 분위기를 형성한다.
넷째, 유아들 간 언어적 상호작용이 많이 일어날 수 있도록 교사는 중재자 역할을 한다. 가령 대집단 이야기 나누기에서 일방적인 설명식 전달이 아니라 서로의 생각과 느낌을 공유하며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하고, 대집단 또는 소집단으로 책 읽어 주기, 감상 후 반응활동하기 등으로 언어적 상호작용을 활성화한다. 가상놀이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시기인 영유아기에는 극놀이 영역이나 블록영역에서 또래 간 언어적 상호작용이 많이 일어나므로 유아의 말을 경청하고 그들의 아이디어와 느낌을 공유함으로써 심리적·사회적 지지를 한다. 블록 영역에 쌓아올리다 끝내지 못한 구조물 앞에 ‘치우지 마세요’라는 메시지를 유아들 스스로 남길 수 있는 허용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의사소통의 수단으로 발생적 문식성의 토대가 되게 한다.
다섯째, 유아들에게 풍부한 문식 환경을 제공한다. 학급의 사물에 이름을 쓴 글자 카드를 붙이거나 학급에서 지켜야 할 규칙이나 전달 사항을 문장으로 만들어 붙여 둔다. 유아들이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친숙한 자료인 신문, 잡지, 달력, 요리책, 팸플릿, 카탈로그, 포스터, 음식점 메뉴, 포장지, 사전 등을 제공한다. 이러한 실제적 자료는 높은 수준의 학습동기를 유발하고, 유아 중심의 활동을 전개하는 데 도움이 된다. 유아교육기관의 각 영역에서도 문식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데, 극놀이 영역에서 등장인물의 분장을 하고, 이야기를 지어 대본을 만들고, 멀티미디어 영역에서 가면이나 등장인물의 그림을 출력하고, 음향효과를 위해 음악이나 특정한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한다. 언어 영역에는 다양한 좋은 그림책을 비치하고 이야기를 지어 녹음할 수 있는 시스템도 준비하고, 지어낸 이야기를 쓸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제공하도록 다양한 필기도구를 준비한다. 표준적 글쓰기는 아니지만 의미의 표현으로 볼 때 쓰기는 읽기와 동시에 일어나기 때문에 쓰는 행위를 미루지 말고 어려서부터 다양한 글쓰기가 일어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섯째, 다양한 좋은 그림책을 선정하여 읽어 주고, 내용 영역을 통합한 연계활동을 통해 그림책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며 총체적 언어 경험을 할 수 있게한다.
< 유아언어교육, 박선희 · 박찬옥, KNOUPRESS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