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친구 관계의 발달
1) 친구 관계 개념의 발달과정
또래에 대한 관심은 6개월경부터 나타난다. 이 시기의 영아는 다른 영아를 쳐다보거나, 소리를 내거나 미소를 보내고 만져보기도 한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의 사회적 행동은 1세 말경에 나타나고, 2세 반경에는 그 빈도가 증가하면서 미성숙한 사회적 행동을 성숙하고 효율적인 행동으로 점차 바꾸어 간다. 2세 유아는 놀이 시 또래를 쳐다보고 울며 교사를 찾는 반면, 3~5세 유아는 또래와 더욱 빌접한 관계를 맺고, 이야기하고 웃으며 놀잇감을 서로 교환한다(홍순정, 이규미, 2015).
3세경이 되면 유아는 ‘얘는 내 친구야’라는 생각, 즉 친구 관계에 대한 도식을 형성하기 시작한다. 친구 관계에 대한 개념은 유아의 연령이 증가하면서 공감 능력, 타인의 관점에 대한 이해, 마음이론 등이 발달함에 따라 변화한다(Selman & Schultz, 1990). 대체로 유아의 친구 관계에 대한 개념은 지금 여기에서 같은 장난감을 갖고 함께 노는 일시적인 사이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도 심리적·정서적 지원을 받으며 오랫동안 지속되는 사이로 발전한다. 코스텔닉 등(Kostelnik et al., 2009)은 친구 관계에 대한 유아의 생각이 다음과 같은 순서로 발달한다고 설명하였다.
(1) 0수준: 일시적인 놀이 동료(3~6세)
이 시기의 유아는 자주 놀거나 그 당시에 함께 비슷한 활동을 하는 또래를 친구라고 부른다. 또한 소유한 물건이나 눈에 띄는 신체적 기술, 유사성 때문에 친구가 된다. 지금 같이 인형놀이를 하기 때문에, 멋진 자동차를 갖고 있기 때문에, 달리기를 잘해서 내 친구인 것이다. 이 시기의 유아는 자기중심적이어서 친구가 나에게 무엇을 해 주는지에만 관심을 갖고 친구를 위해 자신이 해야 할 것들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한다. 내가 친구라고 생각하면 상대방도 자신을 친구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믿는다.
(2) 1수준: 일방적인 도움(5~9세)
이 시기의 유아는 자신을 기쁘게 해 주는 또래를 친구라고 생각한다. 자신에게 선물을 주고, 양보하며, 새로 산 인형을 빌려 주었기 때문에 친구인 것이다. 이처럼 자신이 원하는 것이 만족되었는지에 관심이 있기 때문에 자신이 친구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서 무엇을 해 주어야 하는지 생각하지 못한다. 또한 이 시기에는 친구가 자주 바뀐다. 친구를 갖고 싶어 하는 바람이 강해서 혼자 놀기보다는 다소 마음에 들지 않는 또래라도 같이 놀려고 한다. 한 번에 한 명 이상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어려워하고, 남아는 남아끼리 여아는 여아끼리 놀이하는 등 외적으로 유사한 또래끼리 친구가 되는 경향이 있따.
(3) 2수준: 쌍방적이고 공정한 협력(7~12세)
이 시기가 되면 친구 관계에서 서로의 관점을 모두 고려할 수 있으며 공정성의 개념을 가진다. 친구란 서로에게 잘해 주어야 하고, 서로 이익을 공평하게 주고받는 관계라고 생각한다(“어제 나에게 인형을 빌려줬으니까 오늘은 내가 이거 빌려줄게.”, “내가 사탕도 줬는데 넌 왜 나한체 이거 안 줘? 불공평해.”). 친구끼리의 유사성이 매우 중요시되어 친구의 말이나 행동, 외모 등을 따라 하려고 하고 비슷한 친구끼리 집단을 형성해 비밀, 계획, 의견 등을 공유하며 동조한다. 이 시기의 친구는 단짝으로 발전하는 경향이 있으며 친구를 소유하고자 하는 질투심이 강해 누가 누구의 친구인지, 어느 집단에 속하는지를 분명히 하려고 한다.
(4) 3수준: 친밀하게 상호 공유된 관계(8~15세)
이 시기의 친구란 서로의 감정을 공유하고, 개인적인 갈등과 문제를 해결하도록 도와주며, 모든 것에서 함께하는 단짝이다. 친구끼리 주고받는 공평성에 관심을 갖기보다는 서로가 서로에게 관여하며 서로의 행복에 관심을 갖게 된다. 단짝 친구 관계가 아주 중요해지면서, 한 번에 한 명의 친구하고만 단짝을 맺고 서로에게 완전히 몰두한다. 이런 단짝 친구 관계는 배차적이면서 소유적인 특징을 가진다. 단짝 친구는 나와만 친해야 하고 다른 단짝 친구를 가져서는 안 된다. 또한 서로 인정한 사람과는 관계를 맺어도 되지만,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과 관계를 맺어서는 안 된다.
(5) 4수준: 성숙한 친구 관계(12세 이후)
성숙한 친구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단계로, 친구 관계를 신뢰하고 정서적·심리적 지원과 안정을 얻는 관계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친구를 소유하려 하지 않고 서로 다른 흥미를 가지는 등 독자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 여러 명의 친구와 우정을 형성할 수 있고, 친구가 다른 사람과 우정을 형성하는 것을 허용할 수 있으며, 서로에게 친구가 아닌 친구를 가질 수 있다. 또한 서로 오래 멀리 떨어져 있어도 친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2. 친구 관계의 형성
1) 친구 관계의 형성 요인
유아는 또래를 친구로 선택할 때, 신체적 조건, 성별, 연령, 놀이행동 등을 고려한다(Hartup, 1996). 이때 중요한 것은 유사성이다. 유아는 자신과 비슷한 또래를 친구로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이와 같이 친구 관계를 결정하는 요인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Kostelnik et al., 2006).
- 신체적 조건: 유아가 친구를 선택할 때 고려하는 요인 중 하나는 외모이다. 유아는 자신과 비슷한 유아에게 끌리며, 매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또래는 긍정적으로 보고 매력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는 또래는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 성별: 유아는 동성의 친구를 좋아한다. 이러한 성향은 아주 어린 유아에게서도 나타난다. 이성끼리도 친구가 될 수는 있지만, 동성의 친구관계가 더 오래 지속되고 안정적이며, 여아끼리 보다는 남아끼리의 관계가 더 오래 지속된다.
- 연령: 유아는 연령이 비슷한 또래를 친구로 선택한다. 발달적 수준이 비슷하다면 다른 연령도 친구가 될 수 있다.
- 놀이 행동: 유아는 놀이 양식이 비슷한 또래를 친구로 찾는 경향이 있다. 또는 다른 또래와 비슷하게 노는 아이와 놀려고 한다.
2) 친구 관계의 형성 단계
또래와 친구가 되기 위해서는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고, 갈등을 해결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친구 관계는 다음과 같은 단계로 이루어진다(Kostelnik et al., 2009).
(1) 접촉하기
친구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다가가 긍정적인 접촉 시도를 해야하고, 상대방은 그에 반응해야 한다. 놀이가 시작된 후 또래에게 접촉을 하기 위해서는 옆에서 함께 비슷한 놀이를 하며 말을 건넨다든가, 함께 놀아도 되냐고 물어보는 등의 시도를 해야 한다. 이러한 접촉은 친사회적으로 시도해야 또래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 아래와 같은 행동은 또래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
- 미소 짓고, 즐겁게 인사히기: “안녕, 얘들아.”
- 정보 물어보기: “이름이 뭐야?”, “이 자동차 어디 있었어?”, “이거 어디서 났어?”
- 다른 유아의 인사와 질문에 대답하기: “저기 있어.”, “이거 엄마가 사 줬어.”
- 정보 제공하기: “난 ○○야.”, “나도 이거랑 똑같은 거 있어.”
- 참여하도록 초대하기: “같이 놀자.”, “우리 엄마아빠놀이 할까?”
(2) 긍정적인 관계 유지하기
친구와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친구에게 친절하고, 민감하고, 융통성 있고, 의사소통을 잘하고, 재미있어야 한다. 이러한 긍정적인 행동박식은 친구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유발하고, 이는 다시 성공적인 행동을 하려는 유아의 노력을 강화해 주어 긍정적인 순환을 이룬다. 인기 있는 유아는 또래와의 상호작용에서 아래와 같은 행동을 보인다.
- 관심표현하기: 미소 짓기, 고개 끄덕이기, 눈 마주치기, 관련 있는 질문하기
- 협력하기: 차례 지키기, 나눠 쓰기, 함께 작업하기
- 수용 표현하기: 다른 유아의 생각에 귀 기울이기, 놀이에서 다른 유아의 방법 채택하기
- 애정 표현하기: 껴안기, 손잡기, “나 너 좋아해.”, “우리 친구하자.”
- 공감 표현하기: “자동차 잘 만들었다.”, “슬퍼 보여. 왜 그래?”
- 도움주기와 제안하기: “내가 잡고 있을게. 블록을 더 올려 봐.”, “이건 여기다 달까?”
- 칭찬하기: “잘 만들었다.”, “예쁘다.”, “좋은 생각이야.”
(3) 갈등 협상하기
친구끼리 지내다 보면 갈등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때 어떻게 해결하는지에 따라 친구 관계의 지속 여부가 결정된다. 갈등을 효과적으로 협상하는 것은 의사소통 능력과 관련이 있다. 서로 문제점을 공감하고, 해결책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함께 의논해야 갈등을 해결할 수 있다. 갈등 협상에 도움이 되는 전략은 다음과 같다.
- 개인적인 권리, 욕구, 감정 표현하기: “이번에는 내가 엄마 하고 싶어.”
- 타인의 권리와 감정에 귀 기울이고 인정하기: “그래, 저번에는 내가 엄마 했으니까 괜찮아.”
- 갈등에 대해 비폭력적인 해결책 제안하기: “그럼 가위바위보로 정할까?”
(4) 친구 관계 끝내기
모든 친구 관계가 지속되는 것은 아니다. 이사를 가거나 다른 기관으로 옮기게 되어 친구 관계가 끝나기도 한다. 처음에는 슬프고, 외롭고, 친구가 생각나지만 시간이 지나면 유아는 새로운 친구를 사귀게 된다. 유아는 관계가 끝나는 것에 우아하게 대처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유아가 관계를 잘 끝내고 다른 관계로 가기 위해서는 다음의 세 가지 기술이 필요하다.
- 헤어짐 인정하기
- 안녕을 고하거나 종결 짓기
- 종결된 관계를 대신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이나 활동 찾기
< 유아사회교육, 김희태·김경희 / KNOUPRES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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