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친구 관계 형성에 영향을 주는 요인
1) 놀이 경험
유아는 대부분 놀이를 통해 또래와 관계를 맺는다. 놀이를 하며 친구에게 양보하고, 나누고, 협력해야 하는 상황을 겪으면서 유아는 친구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배우게 된다. 타인의 마음이나 생각을 이해하고 적절하게 행동하는 것을 가장 잘 연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가장놀이이다(Dunn, Cutting, & Fisher, 2002). 가상적 상황에서 유아는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기회를 갖게 된다. 가장놀이를 통해 이러한 역할 전환을 놀이로 경험해 보는 것은 친구 관계를 발달시키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유아가 또래와 함께 집단놀이나 게임에 참여하는 것도 친구 관계를 발달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집단놀이나 게임은 유아의 탈중심화, 자율성, 협동심, 공동체의식과 같은 친사회적 능력을 발달시킬 뿐 아니라 경쟁이나 갈등이 유발되는 상황에서 규칙 준수, 협동, 공정성 등을 발달시키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윤은영, 2005; 한규령, 2005).
2) 언어 능력
언어 능력은 유아의 성공 및 또래 수용에 영향을 미친다. 친구의 말을 이해하고 이에 적절한 반응을 하기 위해서는 언어 능력이 필요하다. 유아가 가장놀이를 지속하려면 역할에 적절한 어휘와 문장을 구사하고 친구와 놀이를 흥미 있게 지속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공하며 의사소통을 해야 한다(이기숙 외, 2015). 또한 친구 관계를 시작하고 지속하며 갈등을 협상하는 과정에서 언어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3) 사회인지
사회적 이해의 기본을 갖추고 사회적 지식이 구성된 유아는 또래집단에서 다른 유아와 공통 관심을 이끌어 내고, 정보를 교환하며, 유사점과 차이점을 탐색함으로써 효과적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다. 유아의 사회인지가 높을수록 인기가 많고 놀이 친구로 더 자주 초대된다(Rubin et al.m 2006). 타인의 생각을 추측할 수 있는 유아는 또래에게 더 잘 수용되고 사회적으로도 더 유능하며, 타인을 기쁘게 하는 일을 생각하고 이를 사회적으로 기대되는 방식으로 실행할 수 있다(McElwain & Volling, 2002).
4) 정서조절 능력
유아가 또래와 사이좋게 지내기 위해서는 자신의 정서를 조절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우정의 질은 유아가 정서를 표현하고 조절하는 능력과 관계가 있다(McDowell, O’Neil, & Parke, 2000). 자신의 정서를 잘 이해하고 이러한 감정을 사회적 상황에 맞추어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는 유아는 또래에게 긍정적인 피드백을 경험하고 인기가 있다(Rubin et al., 2006).
5) 성인의 지원
유아기의 성인과의 초기 경험은 이후 사회적 관계의 기초가 된다. 만일 초기에 긍정적인 관계를 경험했다면 앞으로 맺을 타인과의 관계에 대해 긍정적인 기대를 하게 된다. 유아가 성인과 온정적인 관계를 맺으면서 경험하는 안정감도 타인과의 관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Kostelnik et al., 2009). 유아가 성인과의 관계에서 안정감을 경험했다면 친구와의 관계에서도 친근감과 친밀감을 더 많이 경험하게 될 것이다(Thompson, 2006).
부모나 교사는 유아에게 사회적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다른 유아와 놀이를 할 수 있는 여건을 준비해 주고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유아의 친구 관계의 발달을 위해 중요하다. 또한 일상생활에서 유아에게 친구들과 함께 잘 지내는 방법을 지도하고, 자신과 타인의 감정과 행동을 이해하도록 도와주는 것도 친구 관계에 영향을 미친다.
2. 친구 관계 발달을 돕는 방법
유아의 친구 관계 발달을 돕기 위해서는 또래와 함께하는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친구와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친사회적 능력, 조망수용 능력, 의사소통 능력, 갈등해결 능력 등 다양한 능력이 요구되므로 교사는 이를 발달시키도록 도와야 한다. 유아의 친구 관계 발달을 지원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박찬옥 외, 2015).
1) 협동적인 활동과 놀이 경험 제공하기
친구와 함께하는 놀이와 활동은 우정의 발달을 돕는 가장 효율적인 도구이다. 유아는 또래와 놀고 함께하는 활동을 통해 소속감을 느끼고 우정을 형성하게 되므로, 교사는 다양한 활동과 놀이를 통해 유아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제공해야 한다(김미숙, 2006).
특히 사회적 능력이 낮아 친구를 사귀기 힘든 유아에게는 놀이에 교사가 개입함으로써 함께 놀이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만일 어떤 유아가 또래의 놀이를 바라보고 있거나 옆으로 다가가 병행놀이를 하고 있다면, 중재를 통해 또래의 놀이로 들어가 협동적이고 사회적인 상호작용을 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또래로부터 거절되거나 무시되는 유아가 있다면 비중이 크지 않지만 필요한 역할을 맡으면서 자연스럽게 놀이에 합류할 수 있도록 중재할 수 있다. 친구관계를 증진시키기 위한 활동을 구성할 때는 경쟁은 최소화하고 유아들 간에 협동적 상호작용을 촉진하는 활동을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 친사회적 행동을 실천하도록 도와주기
양보하고 배려하며 친절한 친사회적 행동은 상대방 유아에게 좋은 인상을 주어 친구 관계를 형성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친구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나누기, 공유하기, 협동하기, 규칙 지키기, 배려하기 등의 친사회적 행동이 필요하다. 친사회적 행동을 지도할 때는 유아에게 왜 그런 행동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내면화될 수 있도록 반복해서 알려 주어야 한다.
특히 어린 유아는 놀잇감이나 자신의 것을 나누고 공유하는 것이 어렵다. 교사는 유아의 소유권을 인정해 주어 안정감을 느끼게 한 후, 나누고 공유했을 때의 즐겁고 뿌듯한 기분에 중점을 두고 자발적으로 실행하도록 격려해야 한다. 이때 교사의 모델링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교사가 먼저 친사회적 행동을 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유아는 교사의 모습을 보고 나누고 공유하는 것을 따라하며 배우게 된다.
3) 사회적 조망수용 능력 발달 도와주기
유아가 또래와 친구 관계를 맺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타인의 감정과 생각을 이해하고 수용해야 하며, 타인의 기대를 알고 이에 반응해야 한다. 교사는 일상생활에서 어떤 사건이 일어났을 때 유아가 상대방의 생각과 감정을 이해할 수 있도록 명확히 알려 주어야 한다. 친구의 놀잇감을 빼앗으면 친구가 어떻게 생각할지 함께 이야기 나누어 보고, 그러한 상황에서는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이 좋은지 알려 주어야 한다. 또한 교사는 유아와 함께 관련된 그림책을 읽으면서 친구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기뻤는지 생각해 보게 하고, 자신이 어떤 행동을 하면 친구가 기뻐할지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며 유아의 사회적 조망수용 능력을 길러 줄 수 있다.
4) 효율적인 의사소통 격려하기
또래에게 말을 걸고 놀이에 대한 생각을 주고받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의사소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요구나 거절을 할 때는 우호적인 방식의 표현을 통해 상대방으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하는데, 교사는 이러한 구체적인 기술을 가르쳐야 한다. 자신의 놀잇감을 빼앗겼을 때, 때리거나 소리 지르기보다는 “내 거야. 가져가지 마”, “그렇게 하면 나는 기분이 안 좋아”라며 자신의 감정과 요구를 말로 표현하는 것이 더 적합한 행동이라는 것을 가르쳐야 하는 것이다. 이때 교사가 직접 시범을 보여 주거나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구체적으로 연습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5) 갈등해결 능력 길러 주기
유아는 친구와 놀면서 다투는 경험을 하게 된다. 서로가 의사소통을 하며 친사회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익히는 것은 친구 관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교사는 유아가 놀이하는 과정에서 기본적인 약속과 규칙을 잘 지키면서 놀 수 있도록 지도하고, 갈등이 발생할 경우 이를 사회적 문제해결 능력을 키워 주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갈등해결을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상대방의 의견을 수용하는 것이다. 교사는 유아가 서로의 생각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을까?”와 같이 협상을 할 수 있도록 일상생활의 경험을 통해 꾸준히 지도해야 한다. 어느 한쪽만 만족하는 결과보다는 갈등에 관련된 모든 사람의 요구와 기대를 존중하고 서로 협력해 적절한 수준에서 갈등을 해결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이를 위한 방법은 다음과 같다.
- 다른 유아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관심을 갖되, 그것이 자신의 생각이나 기대와 어떻게 다른지 생각해 보게 한다(“○○아, △는 소방차를 자기가 먼저 맡았으니까 자기가 갖고 놀아야 한다고 생각해. 너의 생각은 어떠니?”).
- 실질적인 제안 또는 협상방법을 알려 준다(“서로 같이 놀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 협상하는 방법에 대한 언어적 모델을 제시해 줄 수 있다(“서로 번갈아 가면서 한 번씩 갖고 느는 것은 어떨까?”).
6) 또래 간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고 도움 제공하기
또래와 어울리지 못하는 유아는 친구를 사귀기 어렵다. 또래와 잘 어울리지 못하는 유아가 있을 경우 교사는 관찰을 통해 그 원인을 파악하고 그에 적합한 도움을 제공해야 한다. 또래와 잘 어울리지 못하는 경우는 공격성이 강하거나 위축된 유아일 경우가 많다. 공격성이 강한 유아는 친구 관계에서 갈등이 많고 자주 거절당한다. 위축된 유아는 또래의 주변을 서성이며 선뜻 놀이에 합류하지 못하고, 조용하기 때문에 또래들에게 관심을 받지 못한다. 따라서 교사는 이들에게 적합한 친사회적 기술과 의사소통 기술을 직접적으로 알려 주고, 놀이지도를 통해 또래와 어울릴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할 것이다.
< 유아사회교육, 김희태·김경희 / KNOUPRES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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