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부모가족의 정의 및 특징
한부모가족(single parent family)은 넓은 의미에서는 부모 중 한 사람과 자녀로 구성된 가족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한부모가족 복지법에 의하면, 한부모가족은 만 18세 미만의 미성년자녀를 둔 가정에서 부모 중 한쪽이 사망이나 이혼, 별거, 유기, 미혼모 등의 이유로 혼자서 자녀를 키우는 한부모와 자녀로 구성된 가족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한부모가족 수는 1985년 이후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전체 가구 중 한부모가족이 차지하는 비율은 10% 정도이다. 한편 1995년 이후 한부모가족 중 모자가족의 비율은 줄어들고, 부자가족의 비율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 2010년 현재 모자가족 대 부자가족의 비율은 4:1 정도이다. 또 사별로 인한 한부모가족의 비율은 점차 감소하는 반면 이혼이나 혼전출산으로 인한 한부모가족은 점차 증가하는 추세이다.
한부모가족은 그 발생 사유에 따라 상이하지만, 한 부모가 두 부모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점에서 역할과부하의 문제가 있다. 한부모가족의 한부모는 경제적 역할과 동시에 가사노동이나 자녀양육에 대한 책임을 혼자 감당해야 한다. 따라서 한부모는 만성적인 피로와 긴장에 시달리며, 자녀양육에 할애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리고 이로 인해 부모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특히 가사노동이나 자녀양육에 소극적으로 참여하였던 아버지와 자녀로 구성된 부자가족에서는 더 큰 부담을 느낄 수 있다.
또 한부모가족의 스트레스 요인 가운데 하나는 경제적 어려움이다. 경제적 어려움은 특히 저소득층에서 부자가족보다는 모자가족에서 심가가게 나타난다. 모자가족은 책정된 임금수준이 비교적 낮으며 취업기회도 제한되어 있다. 특히 자녀가 어려서 종일제 직업을 가지지 못하면 경제적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모자가족의 생활 스트레스 수준은 일반가족에 비해 높고 이로 인해 심리적, 정서적 어려움을 경험한다. 경제적인 어려움은 우울이나 무력감과 같은 정신질환의 유발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한부모가족의 또 다른 어려움은 사회적 관계망의 축소이다 특히 이혼으로 인해 형성된 한부모가족은 의도적으로 전배우자와 함께 형성하였던 사회적 관계에 개입하는 것을 회피하게 된다. 사회적 관걔망이 축소되고 사회적 지원의 양도 감소하면서, 이로 인한 정서적 고립은 불안과 우울감 같은 정신건강상의 문제를 초래할 수도 있다.
■ 한부모가족의 자녀양육 문제
한부모가족은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 자녀양육에서 어려움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 한부모가족의 자녀양육 문제는 한부모가족이라는 가족형태 자체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기보다는 부모 자신이나 자녀와 관련된 여러 가지 변인이 영향을 미치는 관점으로 조망해야 한다.
1) 부모 관련 변인
한부모가족의 자녀양육 문제에 영향을 미치는 부모 관련 변인으로는 부모의 연령이나 양육태도, 이혼 전의 갈등 유무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어머니의 연령이 어릴수록 부모역할을 수행하는 데에 더 많은 어려움을 경험한다고 보고되었다. 또한 부모의 양육태도는 한부모가족에서 자녀의 적응을 예측하는 중요한 변인인데, 부모의 양육행동에서 부모가 독재적, 방임적일 때보다 민주적일 때에 자녀는 보다 잘 적응하였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이혼한 부모는 자신이 직면하고 있는 어려움으로 인해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려고 노력 중이기 때문에 자녀의 요구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할 수 있다. 특히 이혼 후 첫 2년은 가장 혼란스러운 시기로, 어머니는 자녀에게 보다 부정적이고 요구적이며 적대적인 태도를 보였다(Amato & Booth, 1996). 반대로 자녀를 과잉보호한 경우에 자녀는 버릇이 없거나 책임감이 없는 문제행동을 보였다. 이외에 이혼 전의 부부갈등 여부도 영향을 미치는데, 자녀가 보이는 적응상의 문제는 이혼 자체보다도 파괴적인 부부갈등에 만성적으로 노출될 때 더욱 심각하다.
먼저 모자가족에서 삶의 질은 가장 중요한 문제이다. 모자가족은 재정적인 어려움을 더 많이 경험하며,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직업을 가지더라도 일반적으로 남성보다 고용지위가 불안정하며 더 낮은 수준의 임금을 받는다. 이러한 경제적 어려움은 모자가족 스트레스의 주요 원천이다. 빈곤층의 비율이 양부모가족에서 1/10인것에 비해 모자가족에서는 1/3에 달한다. 대부분의 경우 자녀양육권은 어머니에게 주어지므로, 모자가족의 어머니는 새로운 가족체계에서 단독으로 부모역할을 해야 한다. 많은 경우 이 과정에서 어머니는 자녀와의 관게에서 변화를 경험한다. 일반적으로 자녀가 어렸을 때 모자가족의 어머니와 딸, 어머니와 아들 간에는 차이가 별로 없다. 그러나 어머니가 재혼한 경우, 모자가족의 자녀는 부모의 이혼 후 4~6년 사이에 지속적으로 적응문제를 경험하였다. 특히 모자가족의 어머니는 가장 나이가 많은 자녀와의 관계에서 자녀의 역할행동에 대한 변화를 요구한다. 어머니는 자녀가 발달적으로 준비된 것보다 더 빨리 성숙하기를 바라며, 다양한 문제에 대한 개인적인 느낌이나 의견을 자녀와 보다 많이 공유하려고 한다. 즉, 모자가족의 어머니는 자녀에게 전배우자의 역할을 요구하면서 지나치게 의존하고 정서적인 지지나 조언을 기대하는데, 이는 자녀에게 심리적 문제를 야기하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한편 한부모가족에서 부자가족이 차지하는 비율은 모자가족에 비해 소수를 차지한다. 이혼으로 부자가족이 된 경우, 아버지가 진정으로 원하거나 어머니가 양육권을 포기했을 경우에는 아버지가 자녀의 양육을 맡게 된다. 부자가족의 아버지는 모자가족의 어머니와는 다른 역할긴장을 경험하는데, 가족부양 외에 가사 및 자녀양육이라는 부가적인 책임에 적응해야 한다. 따라서 부자가족의 아버지는 자녀에 대한 기대를 다르게 하는데, 자녀에게 독립성을 요구하고 집안일을 자녀와 나눠서 하며 특히 딸에게 기대하는 경향이 있다.
최근 부자가족의 자녀와 모자가족의 자녀 사이에는 차이가 거의 없다는 연구결과도 보고되었다. 이러한 가족구조에도 불구하고 자녀에게서 심각한 결손이 발견되지 않는 것은 부모가 점점 양성화되어 가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자녀에게 양성적인 부모역할은 영유아기, 아동기와 청소년기뿐 아니라 성인기에 이르기까지 자녀의 복지에 많은 이익을 제공한다.
2) 자녀 관련 변인
한부모가족의 자녀양육 문제와 관련된 자녀 변인으로는 대표적으로 자녀의 성별과 연령이 있다. 일반적으로 남아는 여아보다 더 많은 건강상의 문제와 행동문제를 보인다. 남아가 부적응행동을 더 많이 보이는 이유는 친권자가 주로 어머니라는 점이 크게 작용할 수 있는데, 모자가족의 남아는 아버지라는 역할 모델이 상실된 상황에 놓인다. 또한 어머니는 자신이 경험하는 어려움으로 인해 자녀에게 보다 통제적이고 제한적인 모습을 보이는데, 이는 활동수준이 높은 남아에게 더욱 강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편 이혼에 대한 자녀의 반응은 자녀의 연령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학령전기와 유아기는 부모의 이혼이 자신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죄책감을 가진다. 유아나 학령 전기 아동은 거부나 유기당한 느낌을 가지며, 불안감 및 수치심을 보이고, 강박적 행동, 회피나 침묵, 자신의 슬픔에 대한 강한 언어적 부정이나 공격적인 행동특성을 보인다. 종종 교사나 또래집단에게 분노를 표출하며, 학업성취의 문제로 어려움을 경험하기도 한다. 청소년기에는 가장 직접적으로 분노가 표출되는데, 가출을 하거나 부모에 대한 배신감, 슬픔, 분노, 회피의 감정을 표현한다. 동시에 부모를 한 인간으로 인식하고, 훌륭한 결혼에 대한 가치나 개념을 재평가하기도 한다. 부모의 이혼으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은 어린 유아에게서 현저하게 나타나는데, 성장할수록 아동은 사회적, 인지적으로 성숙되며 해체된 가족을 대체할 수 있는 가족 외부의 자원을 가지게 되기 때문이다.
■ 한부모가족의 부모역할
1) 부모 자신의 자아존중감 증진
한부모가족의 자녀양육에서 직면하는 문제는 부모 자신의 태도가 큰 영향을 미친다. 일반적으로 한부모가족의 부모는 자신의 인생이 비참하고 실패하였다는 생각으로 인해 자아존중감이 낮고 양육자로서의 자신감도 결여된다. 이런 자신감의 결여는 부모 자신과 인생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로 양육행동에 반영되며 자녀의 발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한부모가족의 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맞춤형 부모교육을 마련하여 이들의 고충과 어려움을 해결하며 전반적으로 지원함으로써 부모의 자신감을 높일 수 있는 방안 모색이 요구된다. 실제로 많은 연구에서 한부모가족의 부모가 인생에 대한 태도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고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여 삶에 임할 때 자녀의 적응문제도 사라지며 긍정적인 발달을 도모한 것으로 나타났다.
2) 자녀의 심리적 어려움 이해 및 지지
한부모가족의 부모는 자녀의 심리적, 정서적, 행동적 어려움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 한부모가족의 자녀는 자신이 또래들과 다르거나 무엇인가 결핍되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부정적인 자아개념을 형성할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이 가정이나 학교생활에서 부적응행동으로 표출될 수 있다. 특히 이혼으로 인한 한부모가족의 경우 자녀는 한쪽 부모에게 버림받은 것에 대한 분노와 두려움, 자신의 책임으로 돌리는 죄책감, 재결합에 대한 환상, 환경변화에 대한 부적응, 학업과 행동상의 문제, 충성심의 갈등 같은 어려움을 경험한다. 이혼한 가족의 경우 자녀의 심리적 특징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자녀는 재결합에 대한 환상을 가지는데, 특히 유아기나 학령 전기의 아동은 지속적으로 부모의 재결합에 대한 환상을 가진다. 따라서 부모는 이혼에 대해 정직하고 적절한 설명을 해서 자녀에게 이해를 구할 필요가 있다. 부모가 왜 그런 결정을 내리게 되었는지, 함께 거주하지 않게 된 다른 한쪽의 부모를 언제 만날 수 있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여 자녀를 안심시킨다. 즉, 양쪽 부모에 대한 이야기를 자녀가 자유롭게 의사표현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둘째, 자녀가 다양한 부정적 정서를 경험할 수 있는데, 이것이 해결되지 않으면 학교와 가정에서 부적응행동으로 표출될 수 있다. 자녀는 부모가 자신을 버리고 배신했다고 여기면서 부모에 대해 강한 분노를 느끼는 한편, 스스로에 대해서는 비난과 죄책감, 무력감도 가진다. 특히 유아의 경우 자신이 착한 행동을 하면 부모가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기대하는데, 자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부모가 돌아오지 않아 깊은 과정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부정적인 감정이 해결되지 못하면 위축, 불안, 우울과 같은 내재화된 문제행동으로 표출되거나 불복종, 반항, 공격행동과 같은 외현화된 문제행동으로 표출되기도 한다.
셋째, 대인관계에서 어려움을 경험한다. 부모의 이혼으로 자녀는 이제 한쪽 부모와는 함께 살 수 없게 됨으로써 지금까지의 지지원이 된 사회적 관계망과 일부단점을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녀는 상대적인 결핍과 슬픔을 느끼며 스트레스를 경험한다. 또 부모의 이혼으로 인한 수치심을 느끼며 또래관계에서 위축될 수 있다. 그리고 부모와의 관계에서 경험한 무력감이 친구관계에서도 재연되어 또래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경험할 수 있다. 따라서 부모는 자녀의 심리적인 어려움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 부모교육, 김진경·서주현 / KNOUPRES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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