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을 감소시키는 방법
1) 벌
벌(punishment)은 불쾌한 자극을 제시함으로써 부적절한 행동이 일어날 확률을 감소시키는 방법이다. 육체적, 심리적 고통을 주어서 부적절한 행동을 하지 않도록 유도하는 것으로, 아동 스스로 바람직한 행동을 하도록 적극적으로 유도하기보다는 고통을 회피하기 위해서 문제행동을 하지 않도록 지도하는 것이다. 강화가 바람직한 행동을 증가시키기 위해 활용하는 후속자극이라면, 벌은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을 제거하기 위해서 사용된다. 벌을 잘못 사용했을 때는 부작용이 크므로 주의해야 한다.
특히 체벌은 가장 논란의 여지가 많은 대표적인 방법이다. 체벌은 행동수정의 전통적 방법이지만 동시에 여러 가지 부작용이 지정되고 있다. 첫째, 체벌은 반두라(1977)의 공격성 실험에서 증명된 바와 같이 아동이 체벌을 통한 모방학습을 하게 되어 공격성이 증가될 수 있다. 둘째, 체벌은 그 효과가 일시적이며, 체벌을 받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더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을 유발할 수 있다. 체벌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문제행동이 잠시 억제될 뿐 문제행동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셋째, 아동이 체벌을 받음으로써 벌을 준 사람이나 장소를 싫어하게 되며, 그러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등 부적절한 행동이 유발될 수 있다. 넷째, 체벌만으로는 바람직한 행동을 가르칠 수 없다는 문제점이 있다. 다섯째, 체벌은 사용할수록 그 효과가 약해지기 때문에 점차 체벌의 강도가 커진다.
이와 같이 체벌은 부적절한 행동을 감소시키는 데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지만, 그에 따르는 부작용도 많기 때문에 불가피한 경우에만 사용해야 한다. 따라서 벌은 최대한 삼가면서 바람직한 행동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행동수정을 이끄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개 벌을 줄 때는 정서적으로 격해지고 흥분해서 새로운 행동을 가르칠 수 없는 상황이 되는 데 비해, 부적 강화는 새로운 행동을 가르치면서도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을 감소시키는 데 훨씬 효과적인 방법이다.
2) 소거
소거(extinction)는 일단 학습된 행동도 그 행동에 대한 강화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점차 소멸된다는 원리에 근거한 것이다. 즉,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태도를 보임으로써 자녀 스스로 그 행동을 중단하도록 하는 것이다. 소거 원리를 적용할 경우, 자녀는 부모나 교사가 예전 방식대로 반응할 것을 기대하며 관심을 끌기 위해 일시적으로 더욱 악화된 행동을 폭발적으로 증가시킬 수가 있는데, 이를 소멸저항이라고 한다. 따라서 이러한 사실을 미리 인식하고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을 때 소거법을 사용해야 하며 일관성 있게 수행하도록 모든 사람이 협조해야 한다. 소거는 강화의 모든 근원을 차단할 수 있을 때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한 경우에 따라서는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을 대신해 줄 수 있는 다른 바람직한 행동을 찾아볼 필요도 있다. 단,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으로 인해 상대방이 신체적 손상이나 물질적인 손상을 입을 경우에는 소거를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소거법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얼마나 자주, 어떤 상황에서 어떤 행동이 나타나는지를 행동관찰을 통해 분석하고, 소거시키고자 하는 구체적인 행동을 선정하여야 한다. 일단 소거행동이 선택되면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무시해야 하지만 실제로 문제행동이 나타나는 상황에서 이를 무시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므로 상반행동 강화와 같은 다른 행동수정 방법을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3) 고립
고립이란 타임아웃(time out)이라고도 하는데, 아동을 일정한 시간 동안 격리시킴으로써 혼자 있는 동안 자신의 잘못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즉, 부적절한 문제행동을 유발하는 요인이 아동이 처한 상황이라고 판단될 경우 부모나 교사는 문제행동이 일어나는 즐거운 상황으로부터 아동을 일시적으로 격리시켜 아동 스스로 자기통제를 학습하도록 유도한다. 특히 아동이 격앙된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거나 잘못된 행동을 할 때,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제한된 시간 동안 특정 장소에 아동 혼자 있게 한다. 이를 통해 아동은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고 무엇을 잘못했는지 되돌아볼 기회를 가지게 되며, 장기적으로 자기통제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일반적으로 타임아웃은 만 3세경부터 적용하는 것이 효과적인데, 이 시기가 의사소통이 가능하며 사회성의 발달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고립법을 사용할 때 유의해야 할 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현재 상황이 고립되는 것을 싫어할 만큼 즐거운 상황이어야 한다. 또한 고립되는 곳에는 아동이 좋아할 만한 장난감이나 물건을 두지 말아야 하며, 고립되는 동안 행동도 엄중하게 통제되어야 한다. 둘째, 아동의 연령에 따라 고립되는 시간을 고려해야 한다. 유아의 경우 고립되는 시간은 5~10분을 넘지 말아야 하며, 그 이상이 되면 효력을 상실한다. 셋째, 고립되는 것 자체가 관심 끌기의 효과를 거두어서는 안 되는데, 타임아웃을 하는 동안 아동에게 관심을 주지 말아야 한다. 넷째, 고립을 사용해야 할 잘못된 행동을 몇 가지로 한정한다. 타임아웃을 남발하다 보면 아동은 잘못을 돌아보는 것에 무디어지기 쉽다. 다섯째, 타임아웃은 정해진 규칙에 따라 일관성 있게 사용해야 한다. 여섯째, 타임아웃이 끝난 후에는 아이를 안아 주거나 사랑한다고 말해 주면서 소외된 아동의 마음을 보듬어 준다. 끝난 후 자신의 잘못 돌아보기-타임아웃 벌을 받은 이유를 말해 보도록 함으로써 잘못된 행동을 깨닫게 한다.
4) 포화
포화(satiation)는 아무리 좋은 것도 지나치면 싫증이 난다는 원리에 근거한 행동 수정 방법이다. 아동이 싫증날 때까지 그 행동을 지속하도록 허용한 후 스스로 그 행동을 중단하도록 하는 것이다. 아동 스스로 경험을 통해 그 행동의 결과를 배우게 하는 원리이므로, 부모에게 가르침을 받아 행동의 변화를 나타내는 것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 이제 막 자아가 생기기 시작한 유아의 행동을 수정하는 경우에는 포화의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러나 중독성이 강한 행동에 포화의 방법을 잘못 사용하면 중독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한 포화의 방법은 문제행동이 아동 자신이나 다른 대상에게 크게 위험이나 해가 되지 않는 경우에만 한정해서 적용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이런 동생에게 난폭한 행동을 하는 형의 행동에 대해 포화의 원리를 적용해서 지도할 수는 없다.
포화의 방법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점은 다름과 같다. 첫째, 성인이 먼저 포화가 되어서는 안된다. 둘째, 수정하고자 하는 행동과 포화를 시키고자 하는 행동이 정확하게 일치해야 한다.
5) 반응대가
반응대가(response cost)는 권리박탈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아동이 즐길 수 있는 권리를 미리 제공한 후 그 약속을 어길 경우에는 주어진 권리의 일부를 박탈함으로써 잘못된 행동을 수정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수업시간에 조용히 하면 20분의 휴식시간을 줄 것이라고 미리 약속한 다음 수업시간에 떠드는 아동에게 한 번 떠들때마다 쉬는 시간을 2분씩 줄이는 것이다.
반응대가의 방법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유의해야 할 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대가가 타당하다고 받아들여야 하므로 자녀에게 치러야 할 대가를 미리 제시하고 합의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둘째, 대가가 적정한 수준이어야 한다. 자녀가 지불해야 하는 대가의 수준이 지나치게 높으면 자녀는 행동을 수정하려는 의욕을 아예 상실하게 된다.
6) 대체행동 강화
대체행동 강화(reinforcement of other behavior)는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과 상반되거나 동시에 수행할 수 없는 다른 행동을 강화함으로써 문제행동을 수정하는 방법이다. 대체행동 강화의 이점은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은 감소시키고 바람직한 행동은 증가시킨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는 아동이 상반되는 바람직한 행동인 호의적이고 협동적인 행동을 하였을 때 이에 대해서 보상을 주는 것이다. 특히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게 하는 대체행동은 논리적 귀결을 이해하기 어려운 어린 유아에게 효과적인 방법이다.
대체행동 강화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 고려해야 할 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어떠한 대체행동을 선정하였든지 아동이 대체행동을 잘 수행하였을 경우에는 강화를 해 주어야 한다. 동시에 대체행동을 잘 수행하지 못했을 경우라도 벌을 주는 것과 같은 불쾌한 경험을 제공하지 않는다. 둘째, 대체행동이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을 강화하는 경우에는 다른 대체행동을 찾아야 한다.
7) 체계적 둔감법
체계적 둔감법(systematic desensitization)이란 특정한 대상에 대해 특정한 이유 없이 불안반응을 보이는 아동을 불안 대상이 되는 자극에 점차 노출시킴으로써 불안반응을 감소시키는 방법이다. 아동이 불안감을 주는 자극에 갑작스럽게 직면하는 것은 심리적 부담을 주기 때문에 아동이 유쾌한 활동을 하는 동안 점진적으로 직면 하도록 한다. 즉, 자녀가 기분이 좋고 편안하거나 안정될 때 불안이나 공포를 느끼는 상황에서 지내는 시간을 증가시키면서 극복하는 능력을 키우는 원리이다.
체계적 둔감법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체계적 둔감법을 사용하기 이전에 먼저 이러한 반응에 대한 정확한 원인 규명과 함께 예방이나 차단이 가능한 것인지를 점검한다. 둘째, 아동이 불안을 느끼는 상황이나 대상에 단계적으로 노출되도록 해야 한다.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전에 이전 단계를 불안을 느끼지 않고 성공적으로 직면하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성급히 진행하면 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셋째, 아동에게 불안감을 유발하는 대상과 편안함을 유발하는 대상을 짝지어 제시함으로써 불안감이 상쇄되도록 한다.
8) 과잉정정
과잉정정(overcorrection)은 아동의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을 지나칠 정도로 충분히 연습시킴으로써 문제행동을 수정하는 방법이다. 과잉정정의 방법에는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의 원상으로 회복시키는 원상회복법과, 어떤 행동을 올바르게 수행할 때 까지 충분하게 연습을 시키는 방법이 있다.
과잉정정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원상회복법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아동이 원상회복시키는 행동을 재미있게 생각한다면 다른 행동수정 방법을 선정해야 한다. 둘째, 행동을 올바르게 수행할 때까지 충분히 연습을 시키는 과정에서 자녀가 거부반응을 보일 때에도 다른 행동수정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9) 이완법
이완법(relaxation)은 이완된 분위기를 조성함으로써 아동이 편안한 상태를 유지 하도록 하여 아동이 경험하는 불안을 감소시키는 방법으로 행동을 수정하는 원리이다. 아동이 경험하는 부정적인 정서는 긴장된 분위기나 마음가짐으로 인해 실제의 정서상태보다 증폭되어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이완법에는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장면이나 상황을 연상하는 명상법과 호흡이나 간단한 체조를 통해 신체근육의 긴장을 이완시키는 방법이 있다. 출산 시의 통증을 감소시키기 위한 라마즈 분만법도 이완법을 적용한 예이다.
< 부모교육, 김진경·서주현 / KNOUPRES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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