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동주의 이론
1. 조건화 이론
조건화 이론은 파블로프(Pavlov)의 고전적 조건화와 스키너(Skinner)의 조작적 조건화를 말한다. 조건화 이론에서 조건은 주어지는 자극이며 조건화는 주어지는 자극에 반복적으로 반응을 보이는 것을 말한다. 조건화 이론은 행동의 변화나 습득을 일으키기 위해 조건자극을 반복적으로 제공하며 강화자극도 함께 사용한다. 강화는 행동을 일으키기 위해 사용하는 것으로 강화를 통해 행동이 습득되어 반복적으로 나타나면 변화된 것으로 간주한다.
고전적 조건화와 조작적 조건화의 차이점은 반응을 일으키는 직접적인 자극을 통해 반응을 유도하는가와 환경이나 상황의 조작을 통해 반응을 유도하는가의 문제이다. 고전적 조건화는 일차적인 자극조건과 반응과의 관계를 판단할 수 있고, 조작적 조건화는 반응을 일으키는 직접적인 자극조건과 이를 사용하는 환경조건을 함께 사용한다.
왓슨(Watson)은 로크(Locke)의 백지설에 영향을 받았다. 왓슨에 의하면 신생아는 백지 상태로 태어나 어떻게 학습하는가에 따라 행동이 결정된다. 또한 왓슨은 파블로프의 고전적 조건형성 연구를 인간의 행동 연구에 적용해 사람과 사물에 대한 정서 반응의 상당 부분이 고전적 조건형성 원리에 의해 학습된다는 것을 밝혔다. 예를 들어 쥐에 대한 인간의 공포는 쥐의 특성이나 쥐가 주는 자극에 의해서가 아니라 쥐가 나타났을 때 사람들이 놀라거나 도망가는 반응에 의해 쥐를 무서워한다고 하면서 인간의 행동은 후천적으로 학습된다고 하였다. 즉, 왓슨의 행동주의 이론은 자극과 반응과의 관계를 보다 직접적으로 파악하고 있다.
스키너는 왓슨의 고전적 조건형성의 원리가 선천적인 반사행동의 학습을 설명하는 것에는 유용하지만 인간이 스스로 조작하는 행동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하였다. 그는 강화에 의해 행동을 통제하고 조작하는 조작적 조건형성의 원리를 주장하면서 이를 학습으로 연결하였다. 즉, 어떤 행동을 학습하게 하려면 그 행동이 일어날 수 있는 환경과 보상을 제공하여 강화하고, 어떤 행동을 없애려면 그 행동이 일어나지 않도록 환경을 변화시키고 행동유발 요인을 제거하면 된다. 인사를 잘하지 않는 유아에게는 인사를 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남을 잘 때리는 유아에게는 잘 때리지 않도록 환경을 변화시킨 다음 때리는 행동을 무시하고 다른 긍정적 행동을 칭찬하면 변화된다. 강화는 증진시키고자 하는 행동이 일어났을 때 바로 제공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조건화 이론은 다음과 같이 유아의 사회성 발달 및 사회화에 몇 가지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
첫째, 관찰 가능한 외현적인 행동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며 반복적인 자극을 제공하는 것은 유아의 행동을 형성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둘째, 행동의 급격한 변화를 추구할 때는 습관과 같은 행동의 변화를 일으키는 직접적인 자극을 반복적으로 제공하고, 사회적 행동의 변화를 추구할 때는 환경의 변화를 통한 자극조건과 강화자극을 함께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행동이 일어나는 환경조건은 행동의 형성과 변화 및 소거에 중요한 요인이므로 이에 따라 행동 형성을 위한 목표행동을 사전에 정하고 강화계획을 설정하면 행동 형성을 이끌어 낼 수 있다.
2. 반두라의 사회학습 이론
사회학습 이론에서 행동 형성은 관찰과 모방으로 이루어진다고 주장한다. 스키너의 조건화 이론은 인간이 스스로 조절하고 추진할 수 있는 부분을 설명하지 못하지만, 사회학습 이론은 스스로 보고 따라하는 것이 행동 형성의 직접적인 원인임을 강조한다. 반두라(Bandura)는 능동적이고 인지적인 인간은 직접적인 강화가 없어도 사회적 상황 속에서 타인의 행동을 관찰하고 모방하여 학습할 수 있다고 하였다. 또한 그는 개인, 행동, 환경이 개인의 행동 형성에 서로 영향을 미친다는 상호결정론(triadic reciprocal determination)을 주장하면서 개인적 요인이나 환경적 요인 가운데 어느 하나만으로는 행동을 설명할 수 없다고 하였다.
반두라는 유아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학습은 강화가 없더라도 일어나지만 행동은 강화가 있을 때 나타난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구체적으로 반두라는 아무도 없는 방에 보보(Bobo) 인형 및 다른 장난감들을 유아와 함께 두고 유아에게 공격적인 행동을 하는 모델의 상황을 보여 주면서 유아가 인형에게 공격적으로 행동하는지를 관찰하였다. 이때 유아는 모델의 행동을 흉내 내는 것에 대해 인센티브를 받거나 받지 않는 상황으로 구분하여 관찰하였다. 반두라는 3조건(모델-보상받음/모델-처벌받음/모델-보상 및 처벌 없음)과 2조건(인센티브 있음/인센티브 없음)의 실험에서 유아가 행동을 학습하는 데는 보상이 필요 없고 행동을 하는 것에는 보상이 필요하다는 것을 밝혀 내었다. 즉, 모델에게 일어난 결과(보상이나 처벌)가 공격 행동을 하는 것에는 영향을 주지만 공격적 성향을 보유하는 것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유아의 사회적 행동은 자극과 반응에 기초하여 모델을 관찰하고, 모방하고, 반복하여 형성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때 관찰과 모방은 훈육이나 설교보다 효과적이고 지속성이 있다. 습관은 사회적 상황에서 모델의 행동을 관찰함으로써 더 빨기 학습되어 학습에 영향을 미치는 모델은 자신이 좋아하고, 힘 있고, 매력 있고, 자신과 비슷할 때 영향력이 크다(홍순정, 이규미, 2015). 또한 모델의 행동이 보상을 받으면 그 행동을 모방하는 경향이 더 나타난다. 결국 사회학습 이론에서는 모델이 행동을 형성하는 데 강화로 작용함을 보여 준다.
모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효능감(self-efficacy)이다. 자기효능감은 자신이 어떤 일을 잘 해낼 수 있다는 개인적인 신념으로, 어떤 행동을 모방할지 결정하는 데 도움을 준다. 유아는 자신의 능력 범위를 벗어나는 행동은 모방하려고 하지 않지만, 성공할 수 있다는 자기효능감이 있으면 모방을 시도한다. 그리고 성공함으로써 자기효능감은 더욱 증대된다. 즉, 유아가 어떤 사람의 행동을 모방 할 것인지의 여부는 그 사람이 누구인지, 그 사람의 행동이 보상을 받았는지, 그리고 자아효능감에 달려 있다.
3. 사회성 발달에의 시사점
행동주의는 관찰 가능한 인간의 행동에 초점을 두고 사회성 발달을 이해하고 있다. 행동주의자들은 인간 행동의 대부분이 생물학적이고 유전적인 요인이라기보다 환경 요인의 영향으로 학습에 의해 습득된다고 본다. 즉, 환경 조건과 요인이 행동 변화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것이다. 그러한 환경 조건은 바라고 원하는 행동을 하게 하는 직접적인 원인을 반복적으로 제공하거나 혹은 모델을 통해 관찰을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침에 이를 닦지 않는 습관을 지닌 유아가 있다면 이를 잘 닦아 칭찬을 받는 유아를 모델로 선정하여 반복적으로 보여 주거나 이를 닦을 때마다 반복적으로 긍정적인 강화를 제공한다면 점차 이를 닦지 않는 행동은 이를 닦는 행동으로 변화된다는 것이다. 결국 행동주의는 바라는 행동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그 행동을 일으키기 위한 바람직한 자극이 무엇인지를 찾아내어 서로 연합하는 것이 사회화를 위한 중요한 시스템이다.
행동주의는 인간의 행동을 자극과 반응과의 관계 시스템으로 설명하고, 사회학습 이론에서는 모델과 관찰이라는 시스템을 행동 변화의 주된 요인으로 간주한다. 특히 사회학습 이론은 친사회적 행동, 공격적 행동 등의 사회적 행동을 잘 설명하고 있다고 평가된다. 외부로 나타나는 관찰 가능한 행동의 변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점과 행동 변화와 학습을 위해 학습자에게 영향력이 높은 모델을 제공하고 모방하게 하는 것이 중요함을 알려 주었다. 또한 강화 없이도 행동을 학습할 수 있지만 행동을 수행하는 데에는 강화가 필요함을 알려 주어 학습과 행동 형성을 구분하고 있다. 조건화 이론은 1960년대 미국에서 계획적인 교육이나 양육으로 연결되어 ㅅ너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나 인간의 수동성을 조장한다는 점과 인간 스스로 조절하고 추진할 수 있는 부분들이 간과되었다는 비판을 낳았다. 또한 유전에 의한 개인차가 발달에 기여한다는 것을 간과했으며, 복잡한 인간의 발달과정을 단순한 실험실 연구로 설명하려고 했다는 단점이 있다(정옥분, 2004).
■ 인지발달 이론
1. 피아제의 인지발달 이론
피아제(Piaget)는 유아가 주변 환경과 능동적으로 상호작용하며 지식을 구성하여 적응한다고 보았다. 적응(adaptation)은 동화(assimilation)와 조절(accommodation)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기존의 도식(schema)에 맞추거나 변화를 주어 평형(equilibrium)을 이루는 과정이다. 유아는 자신이 가진 도식과 외부 도식 사이에 인지적 불일치가 일어나면 인지적 불평형을 해소하려 하는 능동적인 존재이다.
인지적 불일치 즉, 인지적 갈등(cognitive conflict)이란 유아가 가진 이해의 도식으로 외부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가운데 나타나는 이해의 불일치 현상이다. 외부 환경은 많은 도식으로 되어 있지만 유아는 그중 일부분으로 외부 환경을 이해한다. 자신의 이해 도식으로 타인과 상호작용을 하다가 다른 부분이 나타나게 되면 다른 것이 왜 다른지를 고민하는 것이 인지적 갈등이다. 인지적 갈등은 행동에 대한 이유와 목적, 내용, 방향 등에 대한 이해를 제공해 주고 정교하게 이해하게 된다. 인지적 갈등이 없으면 유아의 인지발달은 나타날 수 없고 사회적 행동발달도 이루어질 수 없다. 따라서 인지적 갈등은 유아의 사회적 행동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조건이다. 인지적 갈등을 통해 유아의 지적 능력, 즉 인지는 점차 다양해지고 복잡해지며, 도식은 더욱 정교해지고 새로운 도식을 받아들여 이해의 폭과 깊이가 점점 다양해진다.
피아제는 인지발달이 선행되어야 사회적 행동발달이 이루어진다고 주장하였다. 즉, 유아의 인지가 발달함에 따라 사회적 정보를 처리하는 능력과 사회적 자극을 해석하고 반응하는 방식이 발달하게 된다. 또한 유아의 사회적 반응은 유아가 형성한 사회적 도식에 의해 결정된다. 그러므로 유아의 사회화 과정은 인지발달 단계에 따라 유아가 사회와 끊임없이 상호작용을 하며 사회적 행동을 습득하는 과정이다(김혜금, 송영주, 임양미, 김현자, 김진숙, 박진욱, 2013). 피아제의 인지발달 단계와 사회성 발달과의 관련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이영자 외, 2004).
① 감각운동기(sensorimotor stage)
출생부터 2세 정도의 시기로 사회적 행동이 반사적이고 비상징적인 모습을 띤다. 타인을 정신적으로 표상할 수 있으며 어머니에 대한 도식과 다른 사람에 대한 도식을 구분할 수 있다. 대상영속성(object permanence) 개념을 형성해 사람이나 사물이 눈에 보이지 않아도 그대로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② 전조작기(preoperational stage)
2세부터 7세 정도의 시기로 어떤 사건이나 사물 등에 대해 외적인 측면에만 주목하는 경향이 있어 숨겨진 동기, 의도, 행동의 이면 등을 알지 못한다. 예를 들어 친구를 설명할 때 외모 등 관찰 가능한 외적인 것을 토대로 설명한다. 자신의 삼정과 욕구만 생각하는 자시중심적 사고를 보이며 타인의 관점을 알지 못한다.
③ 구체적 조작시(concrete operational stage)
7세부터 11세 정도의 시기로 논리적 분석, 규칙과 권위에 대한 편견을 갖는 시기이며, 사회적 규칙을 어기는 것을 싫어한다. 자기중심성에서 벗어나 타인조망 능력을 갖게 되어 사건의 피상적 수준을 넘어서 사회적 사상에 대한 추론을 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또래의 행동에 대해 귀인할 때 외적 결과뿐 아니라 의도와 같은 내적 특성도 고려한다.
④ 형식적 조작기(formal operational stage)
11세부터 15세 정도의 시기로 가상적인 추론이 가능하여 친숙하지 않거나 가설적인 도식을 이해할 수 있고, 사회규칙의 현실성을 알게 된다. 그러나 사회의 도덕적 기준이나 행동통제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 자아중심성이 다시 나타나 다른 사람을 무시하고 자신만을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피아제의 인지발달 이론은 유아의 사회성 발달을 위한 능동적인 상호작용이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 제공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또한 인지적 갈등을 조장하는 개방적인 질문으로 유아의 사회성 발달이 이루어지도록 한다. 따라서 유아교사는 유아와 상호작용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인지발달 이론은 유아의 사회성 발달에 영향을 미치지만 이론의 전반적인 측면이 지적인 면에 편중되어 있고 인간을 논리적으로 묘사하여 정의적 측면 등이 무시되었다는 것, 그리고 사회문화적 맥락에 따른 발달과 학습의 다양성을 무시했다는 비판이 있다.
2. 콜버그의 사회인지발달 이론
피아제의 이론을 확장시킨 콜버그(Kohlberg)는 유아의 사회적·도덕적 발달은 질적으로 다른 일정한 단계를 따라 불변적인 순서로 진행된다고 보았다. 그는 이를 설명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가정을 하였다(이영자 외, 2004).
- 사회인지발달은 피아제의 인지발달 단계와 같은 단계를 따라 이루어진다.
- 애착은 대상영속성을 획득해야 가능하다.
- 자기중심성의 감소와 조망수용 능력의 발달이 있어야 이타주의의 발달이 가능하다.
- 유아가 타인과의 관계에서 자신에 대한 정보를 얻고 이로 인해 자아개념이 변화하면서 사회인지발달이 이루어진다.
- 유아의 사회인지는 역할 조망수용 능력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 유아의 행동과 타인의 행동 간에 상호 호혜성을 유지하기 위한 과정에서 사회성 발달이 이루어진다. 상호 호혜성을 이루기 위해 유아는 타인이 예측할 수 있는 방향으로 행동해야 하고, 타인은 유아에게 예측 가능하게 반응해야 한다.
콜버그는 논리적 사고와 조망수용 능력이 있어야 고도의 도덕적 판단이 가능하므로 도덕성 발달은 인지발달과 병행해 이루어진다고 보았다. 인지에 대한 기술 없이 올바른 도덕적 판단은 불가능하다. 또한 콜버그는 유아의 특성에 대한 지식이 모방과 사회적 보상보다 우선한다고 보았다. 자신의 특성에 대한 지식이 유아로 하여금 비슷한 특성을 보이는 사람을 모방하게 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보상을 얻는 것이다. 유아의 동성 부모에 대한 동일시는 자신의 성별과 부모의 성별이 같음을 인지하여 성에 적합한 가치와 기대를 발달시킴으로써 이루어진다.
정신분석 이론이나 행동주의 이론이 유아를 무의식적 욕구와 외부 자극에 반응하는 수동적 존재로 보았다면, 인지발달 이론은 유아를 환경과 적극적으로 상호작용하는 능동적 존재로 본다. 인지발달 이론은 사회화 과정에서 인지구조가 중요하므로 유아의 사회화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유아의 인지, 사고 등의 내재적 변화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조순옥, 이경화, 배인자, 이정숙, 김정원, 민혜영, 2013).
<유아사회교육, 김희태·김경희 / KNOUPRES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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