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생애
존 로크(John Locke, 1632~1704)는 1632년 8월 29일 영국의 서머싯셔(Somersetshire)에서 출생하였다. 어릴 때 아버지에게 배웠던 로크는 14세에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학교(Westminster school)에 입학하여 라틴어, 그리스어, 문학을 공부하였다. 20세가 되던 1652년에 옥스퍼드(Oxford)의 그리스도 교회(Christ Church) 대학에 입학하여 화학, 철학, 수사학,문법, 기하학, 물리학, 역사, 라틴어, 그리스어, 히브리어를 공부하여 1656년에 학사학위를, 1658년에 석사학위를 받았고(Smith, 1979), 1660년에는 그리스어, 수사학, 철학 등을 가르쳤다.
의학도 공부한 로크는 학위는 받지 못했지만 의사로서 인정받아 영국 대법관인 앤소니 쿠퍼(Anthony Ashley Cooper)의 간종양 수술을 성공적으로 하여 목숨을 구함으로써 특별한 인연을 맺었다. 그러나 로크가 인정받은 것은 정치철학이었다. 쿠퍼는 로크를 고문과 비서, 아들과 손자 토마스(Thomas Sydenham)의 튜터로 고용하였고(Garforth, 1966). 이로 인해 로크는 1667년에 영국의 정치에 입문하였으며, 1668년에 영국 왕립학회(Royal Society) 회원으로 선임되었다(Smith, 1979).
앤소니 쿠퍼가 대법관일 때 로크는 여러 관직을 수행했지만 쿠퍼가 관직에서 물러나면서 1683년에 네덜란드로 망명했다. 망명생활 동안 로크는 사촌의 남편이자 친구인 애드워드 클록(Edward Clock)의 아들인 에드워드 2세(Edward 11)를 위한 교육에 대한 조언편지를 쓰게 되었는데 이로 인해 교육에 대한 로크의 견해가 세상에 알려졌다. 이 편지들은 《교육에 관한 몇 가지 생각(Some thoughts concerning education)》이라는 책으로 1693년에 출판되었다.
1688년 영국 명예혁명으로 윌리엄 메리 부처가 왕위에 오르자 로크도 1689년 런던으로 돌아와 고등법관직을 맡았으나 지병인 천식으로 1700년에 관직에서 물러났고 1704년 10월에 세상을 떠났다.
2. 교육이론
1) 백지설
백지설(theory of tabula rasa)은 인간은 태어날 때 선하거나 악하지도 않은 아무것도 없는 백지 상태임을 의미하는 것으로 당시 유럽의 관점과는 달랐다. 당시 유럽의 아동관은 기독교의 원죄설에 근거한 아동관과 본유관념론적 아동관이 지배적이었다. 원죄설에 근거한 아동관은 인간은 이미 죄를 지은 악한 본성을 가지고 태어나는 존재이며, 악한 본성을 다스리고 죄에서 벗어나 신과 교통하기 위해서는 엄격한 훈련, 금욕, 교육이 강조되었다. 본유관념론(本有觀念論, innate ideas)은 인간의 정신은 태어나면서부터 이미 내재해 있으며 아동은 무늬만 다를 뿐 성인과 같은 생각과 정신을 가지고 있다는 관점이다.
그러나 로크는 인간의 정신은 태어날 때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은 석판을 의미 하는 ‘백지 상태(tabula rasa)’이며 감각적 인상(印象)을 통해 석판이 각인된다는 백지설을 주장하였다. 즉, 인간의 정신은 태어날 때부터 악한 존재가 아니라 깨끗한 백지상태이고 태어난 이후에 유아의 다양한 경험으로 정신을 형성하고 인간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는 것이다. 백지설은 오늘날의 교육에서 환경적 영향을 강조하는 경험의(empiricism)와 연결되는 것으로 교육은 경험을 통한 학습이며 성인이나 사물, 환경에 대한 감각적 인상이 지식이나 마음의 기초를 이룬다는 것을 말한다.
2) 신사 양성과 습관 형성
로크가 주장하는 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인 신사 양성이다. 신사(紳士)가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도덕적인 도야와 자기통제이며 이를 위한 습관 형성이 요구된다. 도덕적으로 습관이 형성된 사람은 기억이나 암기가 없어도 자신을 잘 통제하여 신사가 될 수 있다. 또한 형성되어야 할 습관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연습하여 익숙하게 하는 습관의 형성은 교육의 중요한 기초이다.
로크는 “건강한 정신은 건전한 신체로부터 나온다(A sound mind in a sound body).” 라는 고대로마의 시인 유베날리스(Decimus Junius Juvenalis)의 고어(古語)를 인용하여 건강을 통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특히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자기 극복의 힘, 자제의 힘, 이성에 따라 행동하는 마음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신사는 어릴 때부터 길러져야 하며 자기 극복과 자제의 힘이 없는 성인은 이것을 키워주지 않은 부모의 책임이라고 하였다.
3) 체육·덕육·지육
습관 형성을 통한 신사의 양성은 신체적(체력)·도덕적·지적 요소를 구비한 인간으로서의 발달로, 이는 각각 체육·덕육·지육을 의미한다.
첫째, 체육은 건강한 신체의 형성이다. 건강한 신체는 ㄱ너전한 건강생활의 습관화를 통해 발달되므로 건강한 신체를 육성하려면 일찍부터 건강생활을 습관화하고 단련하여야 한다. 또한 인간의 행복을 위해서는 체육을 먼저 발달시켜야 한다고 하였다.
둘째, 덕육은 자신의 욕망을 억제하고 이성에 따라 행동하는 정신을 기르는 것이다. 인간의 도덕적 품성은 자신의 욕구를 거부하고 자연적 성향을 제거하는 것을 통해 형성됨을 강조하였다. 로크는 유아의 체면을 존중하고 아동이 부끄러움을 인식하게 하며 유아의 자존심에 호소함으로써 유아가 자신을 선한 경지로 이끌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를 위해 이론보다 실제, 암기보다 실천과 훈련으로 유아의 도덕적 품성을 형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였다. 유아가 복잡한 작업 등을 하고 싶지 않을 때 하게 하는 것보다 의욕이 생겼을 때 하게 하면 도덕적 품성을 효율적으로 형성하고 작업의 능률을 올릴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셋째, 지육은 감각적 경험을 통해 이루어진다. 사고와 지식의 모든 소재는 감각과 반성(反省)을 통한 직접적 혹은 간접적 경험에서 이루어지므로 감각적 경험은 학습에서 중요하다. 경험으로 지식을 형성하며 사려 깊은 인간이나 덕 있는 신사가 되기 위한 수단으로서 감각적 경험은 필요하다. 인간은 오관(五觀)에 의한 감각작용으로 외적 지식을 형성하며, 의식적인 반성작용을 통해 내적 지식을 형성하므로 책보다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더 좋다.
로크는 우선 체육을 강조하였고, 다음으로 덕육과 지육의 순서로 강조하면서 체, 덕, 지의 조화로운 교육을 통한 신사의 양성을 역설하였다. 또한 신사의 기본은 체육과 덕육, 지육을 골고루 갖추는 것이지만 지혜와 덕을 갖추지 않은 사람이 지식이 있는 것은 문제라고 했으며, 학식이 풍부한 사람이라도 덕이 없으면 사회적으로 존경받지 못하기 때문에 덕육은 신사에게 중요하다고 하였다.
4) 환경의 영향
로크는 신사 양성의 방법으로 유아의 주변 인물을 강조하였다. 유아는 주변의 인물을 보고 배우므로 주변 인물은 신사가 되는 중요한 통로이다. 특히 로크는 아버지의 영향을 강조하여 아버지가 유아를 가르치는 것을 주장하였다. 그리고 언행일치와 올바른 몸가짐, 필요한 지식과 예의범절을 보일 것을 강조하였다. 부모는 유아의 좋은 습관 형성을 위해 가정에서 언행을 조심하여 유아에게 모범을 보여야 한다.
< 유아교육철학 및 교육사, 김희태·정석환, KNOUPRES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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