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지학적 인간론
(2) 인간 본질의 구성체
인간 본질은 물리적 신체, 에테르체, 아스트랄체, 자아체의 네 가지로 구성된다.
첫째, 물리적 신체(Physischer Leib)다. 물리적 신체는 신체를 둘러싼 광물질로수터 형성되며 신체를 구성하는 물리적 재료와 신체 안에서 활동하는 물리적 힘을 통해 이루어진다. 물질체는 광물계의 성질을 공유하며 10개월의 태아 기간을 거쳐 성숙하여 출생 시에 탄생한다. 물질체는 신체 전체가 거대한 하나의 감각기관과 같으며 외부 세계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기능한다.
둘째, 에테르체(Atherleib) 또는 생명체(Lebensleib)이다. 물리적 신체와 근본적인 차이를 제공하는 생명체는 물리적 신체와 그 안에 있는 기관들에 형태를 부여하고 작용하게 한다. 동식물 모두가 가지고 있는 생명체는 육체가 분해되는 것을 막고 생명 보존, 성장과 재생 및 번식을 책임진다. 즉, 생명체는 물질체의 붕괴를 막고 성장과 증식 및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근원적인 힘이다. 에테르체가 표현된 이미지가 물리적 신체라면, 에테르체는 물리적 신체의 건축가이다(Steiner, 1968).
셋째, 아스트랄체(Astralleib) 혹은 감정체(Emfindungsleib)이다. 감정체는 감정으로 의식과 내적 체험, 즉 고통과 기쁨, 충동과 탐욕, 열정 등을 담고 있다. 감정체는 외부로부터 받아들인 자극을 내적 삶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하므로 인간은 감정체를 통해 외부 자극에 대한 고통, 쾌락, 충동, 욕망, 정욕, 열정, 증오 등의 다양한 감정을 느낀다. 아스트랄체는 아동의 성적 성숙이 이루어지는 14세경인 사춘기에 탄생하며 아스트랄체 안에 물리적 신체와 생명체인 에테르체가 들어 있다. 아동은 감정체의 탄생으로 육체, 영혼, 정신이 더욱 정교해지며 이성과 판단력 및 추상적 사고를 발달시킨다.
넷째, 자아체(Ich-Leib)이다. 줄질체, 엩테르체, 아스트랄체는 광물, 식물, 동물에도 존재할 수 있지만 자아체는 인간만 가지고 있다. 인간은 자신 안에 동물을 능가하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알고 있어서 자신이 추구하고 회피하며 제어하는 것 등을 배운다. 이를 통해 자신에게만 속해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자기의식과 독립성을 가지게 된다. 이처럼 인간의 독립성 및 자기의식을 얻도록 도와주는 요소가 ‘자아(I)’이며 ‘자아’가 표현되는 것이 자아체이다. 모든 사람이 ‘나(I)’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자아체 때문이며 ‘나’라고 하는 것은 인간을 우주의 다른것과 구분해 주고 독립적인 존재로 만들어 준다.
자아체는 21세경에 탄생하는데 이의 주된 특징은 기억이다. 기억의 힘을 작용하게 하는 근원적인 힘은 자아이며 아스트랄체에 의해 어떤 것을 의식해도 자아체가 약하거나 결여되면 망각된다. 에테르체가 없으면 물질체는 썩게 되ㅗ고 아스트랄체가 없으면 에테르체는 무의식 상태가 되며 자아체가 없으면 아스트랄체는 망각 상태가 된다. 즉, 생명은 에테르체의 특징이고, 의식은 아스트랄체의 특징이며, 기억은 자아체의 특징이다.
슈타이너에 의하면 인간의 본질을 구성하고 있는 네 가지 구성체 가운데 우리의 감각기관으로는 광물적인 것, 즉 물질체만을 인지할 수 있으며, 에테르체, 아스트랄체, 자아체를 인식하기 위해서는 초감각적인 본성을 기르는 것이 필요하다.
(3) 기질론
슈타이너의 인간관을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가 기질론이다. 심리학에서는 인간의 발달을 유전과 환경을 바탕으로 바라보지만 슈타이너는 유전과 환경으로 인간의 삶을 설명할 수 없다고 한다. 즉, 슈타이너는 인간이 태어나기 이전의 정신 세계에서 가져온 것과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 욧의 중간 단계에 해당하는 것을 기질이라고 하였고(Steiner, 1968), 인간의 본성은 무한히 복잡하지만 일반적인 경향에 따라 분류하고 정형화가 가능하다고 보았다.
그는 고대 그리스의 기질 분류방법인 담즙질, 점액질, 다혈질, 우울질을 언급하면서 인간의 기질은 분노, 쾌활함, 우울함, 무기력함의 네 가지로 분류된다고 하였다(Wilkinson, 1997). 이러한 기질은 불, 공기, 흙, 물과 관계 있는데 담즙질은 불, 다혈질은 공기, 점액질은 물, 우울질은 흙과 관련이 있다. 기질은 인간 본질의 구성체인 물질체, 에테르체, 아스트랄체, 자아체와 혼합된다. 자아체가 지배적이면 담즉질, 아스트랄체가 지배적이면 다혈질, 에테르체가 지배적이면 점액질, 물질체가 지배적이면 우울질로 기질이 나타난다.
✔ 담즙질(choleric temperament) : 담즙질인은 화를 잘 내고 성격이 급하며 사고의 개념화를 잘하고 다소 공격적이며 의지가 강하다. 일반적으로 모험을 좋아하고 확실한 목표의식이 있으며, 성공에 대한 욕구와 표현력이 강하다. 담즙질의 유아는 하고 싶은 대로 잘 되지 않으면 인내하지 못하여 성급하게 화를 내고 참지 못하는 감정을 드러낸다. 타인에 대한 상냥함과 관용 및 인정이 결여되어 있고 나름의 정의감으로 남에게 강요하는 경우도 있다(강상희, 1993). 교사는 담즙질의 기질을 가진 유아를 가르칠 때 진정한 권위에 대한 존경을 보이도록 지도해야 한다. 유아에게 은밀하게 어려움을 제공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자신의 에너지를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 유아가 내면적으로 침착성을 갖추게 하고 인생의 어려움에 대해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지도한다.
✔ 다혈질(sanguine temperament) : 다혈질인은 아스트랄체가 지배적인 경우이며 다소 경솔하고 가벼운 형이다. 다혈질의 유아는 사회적 성공에 대한 열망과 표현력이 강하지만 우유부단하고 낙천적이어서 가볍게 보이기도 하며 자유로운 느낌을 준다. 정서적 불안을 보이고 행동의 침착성이 결여되어 있으며, 충동적이고 감정적이며 인내심이 부족한 경우도 있다. 행동이 침착하지 않기 때문에 약속을 잘 잊어버리기도 한다. 교사는 다혈질적인 유아에게 진실된 관심거리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다. 또한 특별히 사랑을 표현하여 진지함과 인내를 가지게 하고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 점액질(phligmatic temperament) : 점액질인은 에테르체가 내적 안정감을 유지하는 것과 관련이 있어서 조용하고 인내심이 강하고 수동적이며 기분대로 움직이는 것이 적다. 점액질의 기질을 가진 유아는 화를 잘 견디고 침착하나 다소 게으른 인상을 준다. 내적 안정감을 중시하고 외부에 대해 조화적이기는 하지만 냉정하고 무관심하다(강상희, 1993). 남에게 친절하지만 특별한 관심을 갖지 않아 남의 일에 방관하고 냉소적이며 수동적인 인상을 준다. 교사는 점액질의 기질을 가진 유아의 무관심이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다른 유아들과 사회적 접촉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좋다. 또한 외부 세계를 의식하고 자각하여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환경과 분위기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 우울질(melancholic temperament) : 우울질은 물질체가 지배적이며 걱정과 불안감이 심하고 사소한 일에도 신경을 쓰고 조용하고 생각을 깊게 한다. 부정적인 사고로 인해 사소한 일에도 마음을 써 여유를 잃기도 한다. 그러나 의지가 강하고 진실에 충실하다 보니 완벽주의 경향을 보인다. 교사는 우울질을 지닌 유아에게 접근할 때 우울질의 기질을 동정과 친근함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와 자극을 주어야 한다. 자신만의 분위기를 가진 삶이 심각하고 근심과 걱정이 많은 우울질 유아를 흥이 나도록 만들려고 하거나 치켜세우는 것은 오히려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타인의 경험을 알게 하고 자신의 일로 인해 힘들지 않도록 격려하며, 내적인 힘을 통해 고통과 불쾌한 일들을 어떻게 다룰 수 있는지 보여 주고, 자신의 일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해 주는 것이 좋다.
< 유아교육철학 및 교육사, 김희태·정석환, KNOUPRES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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