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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교육철학

실학주의와 유아교육

by ⍣Humpback whale⍣ 2023. 5.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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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학주의와 유아교육

1. 실학주의의 이해

실학주의(realism)는 인문주의에 대한 반동으로 나타난 사상으로 인문주의자들과 종교개혁자들의 편협성에 대한 반항으로 일어났다. 인문주의(humanism)는 고대 그리스나 로마의 문학을 바탕으로 자유교육의 이념을 부활하고자 했다. 그러나 고전을 탐구하고 형식에 얽매이며 암기와 훈련을 위주로 하여 개성을 실현하고 진리 탐구를 추구하고자 했던 인문주의의 정신은 상실되었다. 고대 문학이 수단이 아니라 점차 목적으로 사용되면서 인문(人文, humanity)은 고대의 언어나 문학만을 의미하게 되었고 고대의 문학작품들이 내포하는 내용이나 가치보다 형식적인 면에 치중하는 일이 나타났다. 이로 인해 인문주의가 초기에 지향했던 개성이나 진리 탐구의 이상이나 정신은 쇠퇴하고 형식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교육목적으로 생활보다 언어와 문학에 치중하였고, 교육내용도 키케로의 고전 연구, 키케로의 문체 모방, 라틴어 문법, 읽기, 쓰기 등을 모방하는 형태로 변질되었다. 인문주의의 이러한 변질이 키케로주의(Ciceronianism)로 지칭되면서 사람들의 거부감을 낳았고 이로 인해 사회의 일부분에서는 생활에 필요한 것을 추구하는 실학주의가 나타났다.

 

실학주의는 모든 점에서 실제의 현실과 관련된 교육을 해야 한다는 견해를 지향한다. 인문주의자들은 개인적이고 개별적이며 관능적인 심미적 목적 달성을 위해 노력했고 종교개혁가들은 종교적이고 도덕적인 목적에 치중하였지만, 실학주의자들은 현실에 대한 객관적 사실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인문주의자들의 관심은 대체로 주정적이고 심미적이며 사회의 복리와 개선에 지나치게 몰두하였고, 종교개혁가들은 종교적 교육에 주로 치중하였다. 그리고 문예부흥과 종교개혁으로 인해 나타난 학교들은 라틴어를 너무 중시하여 어구의 훈련을 목표로 하는 등 형식적인 키케로주의를 보였다. 이로 인해 키케로주의에 대한 반대운동이 나타났고 그러한 운동은 과학적 탐구와 발견에 의해 촉진되어 실학주의로 이어졌다.

 

초기의 실학주의는 그리스어와 고전문학을 연구의 가치로 삼아 이를 인문교육에 도달하는 이성적 수단이라고 생각하여 르네상스의 관점과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사회적·감각적 실학주의로 발전하면서 실학주의는 현실과 밀접한 자연과 과학으로 관심을 옮기게 되었고 과학적 사고와 실용적이고 실제적인 움직임이 적용되면서 르네상스 정신을 되찾고 개성을 실현하며 진리를 자유롭게 탐구하게 되었다(Monroe, 1993). 이로 인해 자유로운 정신으로 진리를 이해하고, 사물에 대한 실제적인 지식과 실용성 및 자연과학적 기술을 통해 지식을 습득함으로써 이를 실제 생활에 활용하려는 실학주의 정신이 형성되었다(Good & Teller, 1969). 예를 들어 뉴턴(Newton)은 1687년에 만유인력의 법칙을 증명하는 원리를 발표하였는데, 이러한 결과는 실학주의에 의한 과학적 방법의 실천이다. 실학주의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지닌다.

 

첫째, 사회제도나 자연현상을 통한 인간 정신의 도야를 강조한다.

둘째, 현실생활에 대한 구체적이며 실제적인 학습을 통한 실질적인 도야를 중시한다.

셋째, 지식은 감각을 통해 얻어지므로 교육은 감각기관의 훈련에 의존해야 한다.

 

이처럼 실학주의는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직접 교육과 실용성을 교육목표로, 교육내용으로는 실제 사물, 교육방법으로는 감각을 핵심으로 활용한다. 즉, 실학주의 교육은 실물이나 경험적 사물에 의한 교육과 인간과 관계된 사물과 실물을 통한 교육을 지향하며(Good & Teller,, 1969), 관념보다 사물을, 고전문학보다 자연과학적인 사물 교과를 중시하고, 자연의 직접적인 경험을 통한 탐구정신, 실용성, 실물교육, 자국어 등을 강조하였다. 교육과정의 주된 내용은 구체적인 사물에 대한 지식인 자연과학과 근대 외국어, 모국어 등이다. 구체적인 교육방법은 암기나 기억보다 이해와 경험, 시청각교육이나 여행, 관찰, 실험 등이며, 표본, 지도, 지구의 등과 같은 시각적 교구를 활용하였다.

 

실학주의는 인문적 실학주의, 사회적 실학주의, 감각적(과학적) 실학주의로 구분된다.

 

1) 인문적 실학주의

인문적 실학주의(humanistic realism)는 그리스와 로마의 고전을 연구하여 현실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유능한 인간의 양성을 목적으로 한다. 고전을 교재로 배우고 연구한다는 점에서는 인문주의와 동일하지만 고전이나 고전의 형식보다 고전을 통한 내용의 습득을 통해 이를 실제 생활에 유의하도록 이용한다는 점에서는 인문주의와 다른 입장을 가진다(Wilds & Lottich, 1970).

 

인문적 실학주의는 언어주의와 형식주의에 대립하는 내용주의이자 현실주의로, 내용과 현실은 고전에서 탐구하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인문적 실학주의는 고전을 존중하지만 성경을 연구하기 위해 고전어를 이해하려고 하였고 그리스와 로마 사람들의 생활과 사상에 대한 관점을 이해하고자 했던 것으로 인해 문예부흥의 인문주의의 정신을 계승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교육은 서적 중심이었고 고전을 존중한 것은 아니었으며, 고전의 내용 이해는 실생활에 필요한 유능한 인재를 양성하고자 한 점에서는 실학주의이다. 고전을 강조하는 것은 고전이 인간 정신을 잘 나타내는 인간 지성의 산물로 인생을 더욱 폭넓게 이해하게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문적 실학주의에서의 교육목적은 인간의 인격이나 실제 생활인으로서의 능력을 함양하는 것이다. 교육내용은 체조, 유희, 과학, 역사, 수학 등과 고대의 권위 있는 서적이나 라틴어, 그리스어 등이었다. 인문적 실학주의의 대표자는 영국의 밀턴(John Milton)이다.

 

2) 사회적 실학주의

사회적 실학주의(social realism)는 고전 서적을 통한 교육을 지향하기보다 상회생활의 경험을 교육의 주된 내용으로 신사로서 적당한 준비를 하고자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즉, 사회생활에 필요한 사회 도덕적인 품성 형성과 개인이 가진 신념을 실천하는 지식과 행동의 합일을 지향한다(Wilds & Lottich, 1970). 사회적 실학주의는 현실 강조의 측면에서는 인문적 실학주의를 한층 더 진전시킨 것으로, 인문적 실학주의는 실생활과 현실을 중요시하지만 고전의 내용에서 인생에 대한 지도원리를 얻으려 한 반면 사회적 실학주의는 사회생활에 기초를 둔 사물의 관찰과 사고로부터 생활상의 교훈을 얻으려고 하였다. 이로 인해 실생활과의 접촉을 통한 유능한 사회인, 세상에 밝은 인간을 양성하고자 했으며, 글을 통한 사회생활의 교육보다 여행을 통한 세상 및 인간과의 접촉 등과 같은 사회적 경험을 통한 교육을 강조하였다.

 

사회생활의 경험은 여행을 통해 풍속, 습관, 예의 등을 배우고 견문을 넓히고자 하였다. 즉, 자연과학뿐만 아니라 실물을 바탕으로 하는 직관주의, 호기심과 흥미의 이용, 여행을 통해 다양한 풍습이나 습관을 알고 견문을 넓히려고 하였다. 이것은 단순 기억을 통한 지식습득보다 이해와 판단을 강조하며, 누가 더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느냐의 문제보다 세상을 누가 더 현명하게 살아가느냐의 문제를 지향한다. 사회적 실학주의의 대표적인 학자는 프랑스의 몽테뉴(Michel De Montaigne), 영국의 로크(John Locke) 등이 있다.

 

< 유아교육철학 및 교육사, 김희태·정석환, KNOUPRES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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