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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교육철학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의 유아교육

by ⍣Humpback whale⍣ 2023.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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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사상이 사회를 지배하던 중세에는 아동기에 대한 관념이나 이해가 없었다. 유아는 신체 크기나 부피에서만 다른 성인의 축소판으로 생각하여 유아를 성인처럼 취급하였다. 또한 유아는 태어날 때부터 죄를 가지고 태어나므로 악한 인간 본성이 발휘되지 않도록 신체적인 체벌을 주거나 엄격하게 훈련시키기도 했다. 중세의 이런 현상으로 인해 유아에게 어른처럼 일을 시키거나 혹은 다른 가정이나 기관에 위탁시켜 교육하기도 했다.

 

르네상스 시대의 교육은 공동체로서 가문의 명예와 재산 유지, 운영 및 후계자 육성을 위한 인간의 개발과 교육이 주된 것이었다. 이를 위해 유아기부터의 교육이 강조되었다. 르네상스 시대의 유아교육은 공포심을 없애고 유아에 대한 애정과 이해를 강조하였다. 특히 중세의 강압적인 양육법은 유아의 활기와 자발적인 성향을 발휘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하여 지양하고 유아 심신의 건강한 발달을 중시하였다.

 

1. 아퀴나스

1) 생애

토마스 아퀴나스(Thomas Aquinas, 1225~1274)는 이탈리아 아퀴노 부근의 로카세카 성에서 귀족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초등교육을 받기 위해 1231년부터 몬테카시노 수도원의 오부라(수도 지원자의 자격으로 수도원에 거주하며 교육을 받는 아동)가 되었다. 1239년 나폴리 대학의 인문학과에 입학하여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을 공부하였으며, 그리스와 아랍에 대해 연구하였고, 1245년 파리에서 신학을 공부하였다(Gutek, 2001).

 

아퀴나스는 1256년에 신학 교수가 되어 파리 대학에서 가르쳤다. 1274년부터 나폴리 대학에서 강의를 하다가 교황의 부름을 받아 리옹으로 가는 도중 포사노바의 치스테르치엔스 수도원에서 1274년 3월 사망하였다. 저서로 《신학대전(神學大全, Summa Theologiae)》, 《대이교도대전(對異敎徒大全, Summa de Vwritate Catholicae Fidei Contra GentÍles)》, 《성서주해》 등이 있다.

 

2) 교육사상

아퀴나스는 신(神)과 결합된 인간을 강조하면서 인간은 영혼을 위해 존재하고 삶의 최종 목적은 무한한 선(善)인 하느님 안에서 찾아야 한다고 했다. 하느님은 인간과 자연의 창조주이므로 교육은 자연에서 나타나는 삶의 과정에서 하느님과의 결합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하였다. 아퀴나스는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을 바탕으로 이성적인 자연 지식 및 피조물에 대한 연구가 신학적 지혜에 접근하는 정당한 방법이라고 하는 이성교육을 주장하였다. 그에 의하면 이성교육은 ‘자연’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이루어진다. 신은 자연계를 창조했고 인간은 자연을 통해 신에게 접근할 수 있으므로 자연 지식 및 피조물에 대한 연구는 하느님에게 접근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아퀴나스의 이러한 생각은, 첫째, 신앙이 이성보다 우위에 있음을 보여 주며, 둘째, 인간의 교육은 자연적인 진리에 관한 것이고, 셋째, 진리는 하느님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을 보여 준다(Gutek, 2001).

 

아퀴나스에 의하면 교육의 목적은 성인(聖人)이 되는 성화(聖化)이다. 진리는 어떤 형상으로 자연에 이미 존재하며 교육을 통해 이것을 이해해야 하지만 하느님의 내적 작용을 통한 인간의 내적 능력이 함께 결부되어야 한다. 즉, 지식은 학습자의 마음에 진리의 빛을 비추는 하느님의 작용에 의해 형성된다. 따라서 완전한 교육은 하느님에 의한 교육이고 진정한 교사는 하느님이다(안인희, 1973).

 

교육에 대한 아퀴나스의 생각은 진리를 획득할 수 있도록 외부에서 도와주는 것과 교육이 하느님에 의한 것이라는 점을 보여 준다. 즉, 교육주체는 하느님이고 교사는 학습자인 인간과 하느님을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한다(Donagoe, 1968). 따라서 교사는 하느님의 도움을 받아 가르치는 신의 도구 혹은 대행자이며, 학습자의 지식이 현실에서 실행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아퀴나스는 교육방법으로 감각훈련과 직접 경험을 통한 방법을 강조하였다. 지식은 감각에서 오는 것이라고 생각하여 감각을 통한 훈련이 지식을 형성하는 데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하였고, 이러한 과정에서 사물을 직접 경험하는 것은 감각훈련과 더불어 지식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하였다(Gruber, 1973). 그에 의하면 지식은 기호나 상징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적인 사물의 지식을 통해 이루어진다. 기호나 상징을 통해 배운 사물은 어느 정도까지만 이해할 수 있으므로 사물의 실제적인 의미를 알기 위해서는 사물을 직접 경험해야 가능하다. 아퀴나스의 이러한 교육사상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철학적 관점과 종교사상 및 도덕교육과 관계한 교육 관점을 보이고 있다.

둘째, 교육의 목적은 하느닌ㅁ과의 관계를 설정할 수 있는 성화(聖化)이다. 교육은 하느님의 내적 작용을 통한 인간의 외적 조력이 결부되어야 한다.

셋째, 교사는 하느님과 인간 사이에서 중재하는 역할이다.

넷째, 기호와 상징에 의한 교육방법보다 실제 경험을 통한 교육을 강조하였다.

다섯째, 가정을 다스리는 것처럼 교사는 학생들을 엄격하게 지도해야 한다.

여섯째, 가부장적 가족제도가 인간교육의 기초이다. 가족관계의 분리는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이혼으로 인한 가정의 붕괴를 반대하였다.

 

2. 에라스뮈스

1) 생애

데시데리위스 에라스뮈스(Desiderius Erasmus, 1466~1536)는 1466년 네덜란드의 로테르담에서 태어났다. 아홉 살 때 수도원학교에 다녔고 18세에 어거스틴 수도원의 수도사가 되었다. 23세에 사제 서품을 받고 1495년에 주교의 승낙을 얻어 파리에서 공부하다가 스콜라철학을 접하였다.

 

영국과 네덜란드에서 공부한 후 파리와 영국에서 지내다가 이탈리아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유럽을 여행하면서 집필활동을 하였다. 에라스뮈스는 언어를 올바르게 이해할 때 성격의 참된 의미를 이해한다고 생각하여 그리스어에 통달하려고 노력하였다. 1516년에 신약성경과 몇몇 책들을 출판하였고, 교만과 완성되지 못한 인격으로 거드름을 피우는 지식인들의 지적 교만과 어설픈 지식주의가 무지(無知) 못지않게 사회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지적하면서 《우신예찬(Encomium Moriae)》을 저술하였다(Thompson, 1996). 에라스뮈스는 《우신예찬》에서 가톨릭교회의 문제점을 몇 가지 지적하였으며 루터와의 친분으로 인해 종교개혁가라는 비판을 받았다. 에라스뮈스는 루터가 로마 교황청을 비판하고 대항하자 1524년 《자유의지론》을 통해 루터를 비판하고 루터와 결별하였다. 그러나 가톨릭교회를 무조건 지지한것은 아니었다.

 

에라스뮈스는 신학자와 가톨릭교회의 병폐에 대한 비판과 옹호라는 태도로 인해 종교개혁 진영과 가톨릭 진영에서 모두 공격을 받았다. 그는 이들의 화해를 모색하는 회의에도 참석하지 않고 지내다가 1536년 7월에 생을 마감하였다(Gutek, 2001).

 

2) 교육사상

에라스뮈스의 교육사상은 후마니타스(humanitas)와 연결되어 있다. 후마니타스는 기독교적 인문주의로 에라스뮈스 사상을 설명하고 인문주의의 핵심 개념이다(김명신, 1996). 후마니타스는 태어날 때부터 인간의 존엄성에 어울리는 가치가 있는 행동이나 태도로 인간이 성취해야 하는 것을 믜미한다. 그리고 종교적 측면에서 인간의 완성도를 높이며 정신적 도야와 종교적 경건성을 합하여 진리로 나아가는 것을 강조한다.

 

후마니타스의 형성을 위해서는 고대 문화와 문학 및 철학을 탐구하고 고대 언어를 학습해야 한다. 특히 인간의 내면성 및 개인의 책임, 그리스도의 말씀 안에서의 정신적인 도야를 통해 후마니타스에 도달할 수 있다.

 

유아에 대한 에라스뮈스의 관점은 다음과 같다(Erasmus, 1990).

첫째, 유아는 왁스와 같이 변형될 가능성이 많은 존재이다. 유아는 휘기 쉬운 나무와 같으므로 더 이상 휘어지지 않고 부러지기 전에 교육을 해야 한다. 이것은 조기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둘째, 유아는 선한 존재이며 가공되지 않은 재로이고 가소성이 풍부하여 무엇이든 될 존재이다. 좋은 밭에서 나쁜 열매를 맺을 수 없듯이 유아의 본성은 좋은 밭과 같아서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재료이며, 교육과 환경의 영향으로 결정된다(양금희, 1999). 따라서 유아가 경험하는 것은 유아의 마음에 심상을 형성할 수 있으므로 교육은 중요하다.

 

셋째, 유아는 모방능력이 뛰어난 존재이다. 어린 시기는 어느 때보다 모방과 이에 따른 학습능력이 뛰어나다. 유아는 어른처럼 말을 잘하지 못해서 학습능력이 떨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유아의 학습능력은 다른 어느 시기보다 뛰어나므로 좋은 교육과 모범이 되는 생활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넷째, 성인과 다른 존재이다. 에라스뮈스는 유아의 특수성을 강조하였다. 유아는 그 자체로 개성 있는 존재이다. 성인과 달리 도덕적으로도 종교적으로도 덜 타락한 존재이다. 그러므로 신체훈련이나 언어교육은 유아가 따라갈 수 있는 속도와 내용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3) 교육내용과 방법

에라스뮈스는 단순한 지식수업보다 인간의 완성을 도모하기 위한 교육을 강조하였다(양금희, 1999). 이를 위해 신체교육, 도덕교육, 언어교육, 예절교육, 음악교육, 종교교육 등을 실시해야 하며 인간성과 경건의 함양을 가르쳐야 한다. 에라스뮈스가 주장하는 교육방법은 주지주의와 언어 중심의 교육이다. 그러나 단순히 지식을 위주로 하는 교육이 아니라 신체, 도덕, 경건, 언어, 음악, 문화교육 등을 포괄하면서 실천도 강조하였다. 에라스뮈스가 주장한 교육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모방을 통한 학습이다.. 에라스뮈스는 유아들은 모방능력이 있으므로 모방을 통한 교육을 행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예를 들어 유아가 교회에서 무릎 꿇고 손을 모으고 머리를 숙이는 것 등을 배우 경건해지는 것처럼(Erasmus, 1990), 외적인 태도의 습득을 통해 내면이 경건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둘째, 실제 능력과 자질을 통한 학습이다. 유아들이 읽고 이해하는 수준에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아직 이해할 수 없는 유아들에게 지식과 내용을 강요하는 것은 곤란하며 모두에게 동일한 것을 강요하기보다 개별화된 내용이 좋다.

 

셋째, 습관화를 통한 교육을 강조하였다. 에라스뮈스는 경건을 이룰 수 있는 방법으로 습관형성과 연습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또한 행위의 관찰과 이의 반복을 통해 행동을 습득하고 이를 통해 다른 것도 학습할 수 있다.

 

에라스뮈스가 생각하는 교사의 역할과 자질은 다음과 같다.

 

첫째, 유아의 자연적인 능력, 한계 등을 바탕으로 유아가 잘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수업은 가장 본질적인 것에 초점을 맞추고 가능하면 단순화시켜야 하며, 분명한 것을 설명하고 놀이처럼 해야 한다(김명신, 1996).

 

둘째, 유아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교사와 학생은 기능적이거나 권위적인 관계가 아니라 사랑으로 맺어진 관계이기 때문이다.

 

또한 에라스뮈스는 교육에서 부모의 역할을 강조하였다. 부모는 하느님의 명령을 최우선으로 수행하는 교사이므로 유아에 대한 교육 의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하였다. 자식은 태어나서 자연적으로 인간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 교육을 해야 한다. 자식을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어리석음과 무지, 악에 빠지게 하고 영혼을 죽이는 것과 같으므로 부모가 자식의 교육에 참여해야 함을 주장하였다. 또한 조부모나 친척 등과 같은 혈육들도 교육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자녀교육을 가정교사에게 위탁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보았다. 가정교사는 남의 손에 있는 사람들로 자유인의 품성을 가지고 있다기보다 남의 힘과 권력에 예속된 교육받은 시종들로 자녀의 품성 함양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 유아교육철학 및 교육사, 김희태·정석환, KNOUPRES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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