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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교육철학

아동관과 유아교육-2

by ⍣Humpback whale⍣ 2023.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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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능동적 아동관

능동적 아동관은 유아는 내적 능력으로 호기심이나 활동 성향 및 흥미를 가지고 있어서 이것이 발현된다고 바라보는 관점이다. 능동(能動)이란 스스로 움직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유기체는 기본적으로 활동 지향적인 성향 혹은 에너지를 가지고 있어서 이를 표현하려고 하며, 이러한 외부 지향 에너지를 외부로 나타내는 모습이 능동 성향이다. 그러므로 능동성이란 외부의 어떤 힘에 의해 내부의 에너지가 표출되는 것이 아니라 내부의 에너지나 성향이 자발적으로 외부로 표출되는 것이다. 따라서 능동적인 성향 혹은 능동적 아동관은 유아가 가지고 태어나는 외부 지향적이고 활동 지향적인 에너지가 외부로 표현되는 것을 강조한다.

 

능동적 아동관은 유아를 자연적으로 발달하는 존재로 바라보는 루소의 관점과 유사한 입장이다. 루소에 의하면 인간의 발달 성향은 식물의 성장 성향과 같다. 식물은 스스로 자랄 수 있는 성장의 힘을 내면에 가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한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나아간다. 유아도 식물처럼 자신의 성향을 발달시킬 수 있는 자연적인 내적 충동을 가진 존재이다. 이로 인해 유아의 발달은 내적 기관이 적절한 시기에 흥미와 호기심에 따라 능동적으로 펼쳐지는 모습을 보인다.

 

능동적 아동관은 환경결정론과 몇 가지 점에서 다르다. 첫째, 유아는 흥미와 호기심을 바탕으로 스스로 발달할 수 있는 존재이며 내적 흥미와 호기심은 외부와의 접촉을 통해 더욱 잘 발달하게 된다. 둘째, 유아는 환경과 적극적으로 상호작용하여 발달하는 존재로 주위 환경이 자신의 내적 상태와 다르다고 하더라도 한경과 상호작용하면서 내적 능력을 변화시키고 발달시킬 수 있다. 셋째, 유아는 내적 능력을 변화시키는 존재이다. 환경과의 적극적으고 능동적인 상호박용은 주위 환경에 적응하게 하며, 이를 통해 유아의 내적 능력은 변화한다. 넷째, 성인과 질적으로 다른 존재이다. 유아가 주위 환경을 적절히 변화시키거나 활용하여 발달하는 모습은 성인과는 다른 모습이다. 특히 발달의 내용이나 과정은 성인과 다른 양상을 띤다.

 

능동적 아동관은 오늘날의 아동 중심 교육과정에서 반영되어 있다. 아동 중심의 관점은 유아가 활동의 주체임을 강조하는 것으로 유아의 행동 지향적 성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이를 유아교육과정에 활용한다.

 

6) 인격적 존재로서의 아동관

유아를 인격적 존재로 바라보는 것은 아무리 어린 유아라고 하더라도 유아가 지닌 가치와 능력을 인정하고 인간으로서의 인격과 권리를 존중하는 아동관이다. 이관점은 현대에 들어와 유아도 개인으로서의 능력과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이로 인해 유아들이 인간으로서 누려야 하는 권리를 인정하는 관점이다.

 

유아가 권리를 가진 존재이자 인격체임을 인정하는 것은 한 개인으로서의 능력이나 가치를 발산하고 실현할 수 있는 기회와 자극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간주하는 것이다. 태어나 성장하여 성인으로서의 역할을 감당하고 스스로 권리와 책임을 다하는 인간으로서의 삶을 살 수 있는 것은 유아의 권리이기도 하지만 성인이 지켜 주고 보호해 주어야 할 의무이기도 하므로, 유아의 권리는 찾아야하는 것이 아니라 성인이 보장해 주고 존중해 주어야 할 권리이다.

 

유아가 가지는 권리의 핵심은 인격체로서 존중받을 권리, 놀 권리, 교육받을 권리이다. 인격체로서의 권리는 성인처럼 생각하고 느끼고 표현하며 존중받아야 함을 의미한다. 놀 권리는 유아가 놀이를 할 수 있는 기회와 시간을 가지는 것이다. 놀이는 유아가 가진 가장 좋은 학습 도구이자 발달 방법이며, 놀이를 통해 유아는 생존과 행복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으므로 놀 권리는 유아에게 중요한 권리이다. 교육받을 권리는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권리이다. 「헌법」, 「아동복지법」, 「교육법」 등에 의하면 교육받을 수 있는 권리는 누구도 막을 수 없는 권리이다. 빈부나 지역의 차이가 있든, 신체적 장애로 인한 부족함이 있든 교육받을 권리는 성인이 유아에게 제공해 주어야 할 권리이자 책임이다.

 

이 외에도 유아에게는 기회의 균등을 보장받는 것과 참여할 수 있는 권리도 중요하다. 유아가 균등한 기회를 가지는 것은 현대사회의 참정권으로부터 출발하지만 기본적으로 인간의 가치가 침해당하지 않아야 한다는 관점에서 기인한다.

 

인격체로서의 유아를 바라보는 입장은 유아가 가질 수 있는 기회와 사회적 존재로서의 유아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다. 성인의 권리가 있듯이 유아의 권리를 인정하는 것은 성인과 유아 간의 동등한 입장을 인정하는 것이다. 이것은 결국 성인지향적인 사회에서 유아의 입장과 태도 및 역할이나 삶을 존중한다는 것과 성인 지향적인 관점의 반성이다. 아울러 유아도 사회를 구성하는 중요한 존재이자 유아와 성인이 함께 공존 및 공생함을 지향하는 관점이다.

 

7) 아동관의 정리

아동관은 그 시대나 사회의 모습을 반영하기 때문에 과거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아동관이 존재한다. 이처럼 다양한 아동관을 달버그와 모스, 펜스(Dahlberg, Moss & Pence, 1999)는 다섯 가지로 분류하였다(신옥순, 2007 재인용, pp, 26~28). 첫째, 지식, 정체성, 문화의 재생산자로서의 아동이다. 이 관점은 유아를 생산자로 바라보는 입장이다. 유아는 백지 상태로 성인기의 성공을 위한 존재이므로 미완성의 부족한 상태이다. 둘째, 유아는 삶의 황금기에 있는 순수한 존재라는 입장이다. 이 관점에 의하면 유아는 순수함과 선함 그 자체이며 내재된 본성과 역량으로 자신의 삶을 지켜 나갈 수 있는 존재이다. 따라서 유아는 스스로 배울 수 있고 성장할 힘을 선천적으로 가지고 있다. 셋째, 자연으로서 혹은 생물학적 단계를 갖는 과학적 존재로서의 아동이다. 이 입장에 근거하면 유아는 성장하면서 보편적·자연적 단계를 거치고 이러한 과정은 태생적으로 예정되어 있다. 아동발달 심리학자들의 다양한 입장들이 이 관점에 해당한다. 넷째, 노동시장 공급 요인으로서의 유아이다. 이 관점은 유아를 사회의 경제적 생산과 안정을 위한 존재로 바라본다. 이것은 유아를 돌보는 일에서 국가의 책임을 일정 부분 강조하며 전통적인 성 역할의 엄격한 구분을 강조하지 않는 아동 관점이다. 다섯째, 지식, 정체성, 문화의 공동 구성자로의 아동 관점이다. 이것은 유아를 나름대로의 능력과 자질을 인정하며 또한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권리와 가치를 존중하는 입장이다. 그러므로 유아는 그들 나름대로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문화를 창조할 수 있는 존재이므로 유능성과 능동성을 가진 존재로 바라본다.

 

달버그 등(2002)이 정리한 다섯 가지 아동관은 역사적으로 흘러내려 온 아동관의 모습과 그 사회와 생활상이 어떠했는지도 잘 설명해 준다. 그러므로 아동관을 이해하면 역사적 측면에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유아와 성인과의 관계에서 아동관을 정리할 수도 있다. 아동관은 성인과 아동과의 관계를 보여 주는 것으로 이들의 관계에서 바라보면 수직적 아동관과 수평적 아동관으로 구분할 수 있다.

 

① 수직적 아동관

수직적 아동관은 위에서 아래로 바라보는 것으로 성인 지향적 아동관으로 성인의 입장에서 유아를 보호하고 돌보며 가르침을 제공해야 한다고 보는 입장이다. 수직적 아동관에서는 성인의 입장을 유아의 입장에 비해 훨씬 강조하고 유아의 인권이나 역할 및 가치 등은 중요하지 않다. 서양의 자녀양육 형태를 바라보면 스파르타와 같은 고대에는 영아의 생사여탈권이 성인에 의해 결정되거나 부족장에게 있었다. 이로 인해 갓 태어난 영아의 능력이나 발달은 고려되지 않고 성인의 입장에서 영아를 키울 것인지 버릴 것인지를 결정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입장은 시대가 흐르면서 더 이상 영아의 생사여탈을 성인이 결정하지는 않게 되었지만 부모로서의 권리를 쉽게 포기하거나 혹은 버리는 경우는 있었다.

 

수직적 아동관은 원죄설에 입각한 성악설의 관점에 의해서도 지탱된다. 즉, 유아는 죄를 지은 존재이자 그 자체로 악한 존재이므로 엄하게 키워야 한다. 따라서 협박 및 매질을 사용하거나 묶어서 기르기도 하였다. 이러한 행동은 유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유아기를 인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나왔고, 유아의 발달 측면을 잘 알지 못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들이다.

 

수직적 아동관은 성인의 이해 부족으로 인해 나타난 측면도 있지만 성인과 유아간의 관계에서 적응과 생존, 힘의 논리가 작용한 측면도 있다. 즉, 유아는 성인에 비해 작고 약하다. 유아로서는 외부의 침입을 막고 생존하기 위해서 주위의 보호자에게 의존해야 하는데 그 주된 대상자가 부모이다. 자신의 삶을 영위해야 하는 유아는 생존때문에 부모에게 의존해야 하지만, 이로 인해 성인은 유아에게 권력을 발휘함으로써 성인 중심적인 수직적 아동관이 나왔다는 관점이다.

 

성인은 보호자로서 유아에게 절대적이고 필요한 존재이지만, 유아를 인격체나 능력을 가진 존재라기보다 성인이거나 혹은 성인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존재로 바라보았기에 수직적인 아동관은 사회에서 통용될 수 있었다.

 

② 수평적 아동관

수평적 아동관은 유아는 개인으로서의 능력과 자질이 있으며 또한 인권을 가지고 있고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존재임을 인식하는 관점으로, 성인과 유아가 동등한 입장에서 상호작용한다고 본다. 수직적 아동관에서 수평적 아동관으로의 변화는 아동기에 대한 새로운 발견으로 이루어졌다. 이러한 발견은 현대로 넘어오면서 많은 진전을 이루었지만 이의 촉매 역할을 한 것은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이론이다(Cleverley & Phillips, 1986).

 

수평적 아동관은 성인 입장에서 유아의 능력과 역할을 존중하며, 성인과 유아의 삶 자체가 질적으로 다르다는 관점이다. 수평적 아동관에서는 유아를 인격체로 간주하기 때문에 존중의 원리, 기회균등의 원리, 교육의 기회, 참여의 권리 등을 보장하는 아동관으로 아동 중심적인 교육관으로 연결된다.

 

부모로서의 성인은 유아를 다룰 때 최대한 유아의 흥미와 능력을 고려하며, 잠재적 능력이 무엇인지 찾아내어 그에 합당한 환경이나 자극조건을 제공하고자 한다. 그러므로 유아를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존재로 바라보는 관점이기도 하다.

 

< 유아교육철학 및 교육사, 김희태·정석환, KNOUPRES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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