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몽주의 시대의 유아교육 – 루소의 교육사상과 교육내용 및 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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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교육사상

루소가 살았던 당시의 프랑스는 18세기 유럽의 사상이자 사회적 운동이었던 계몽주의가 보편화되어 있었다. 또한 정신기능이 감각에서 시작됨을 주장하는 감각주의자들 및 유물론이 활발하던 시대였다. 이러한 시대에 루소는 계몽주의의 영향을 받아 교육이론을 전개했다. 따라서 루소의 교육사상은 자연주의에 근거한다.

 

1) 자연주의 교육

루소는 자연의 의미를 꼬집어 말하지 않았지만 그가 말하는 자연은 다음과 같다.

 

첫째, 반사회적인 것으로서의 자연이다. 자연은 인위적으로 꾸며지거나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자발적이고 진솔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다. 사회의 구속적 상황은 부정과 불평등 및 불합리한 점들이 있기 때문에 참된 인간의 형성은 불가능하다. 불평등한 사회 상태보다 평등 상태가 자연의 상태이다. 그러므로 자연인이란 눈으로 보고, 자기 감정으로 느끼고 이성에 비추어 판단하고 행동하는 인간의 모습이며, 부조리와 불합리 및 부정과 부패로 가득 찬 사회에 있지 않은 인간이자 사회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은 인간을 의미한다. 이로 인해 루소는 시민이 주권자가 되어 시민의 의지에 의해 결정되는 자유와 평등의 사회계약을 강조하였다.

 

둘째, 내부로서의 자연이다. 이것은 이미 정해져 있는 내적 발달로서의 자연으로 심리적 발달이나 감각 및 신체의 발육을 의미한다. 내적 발달로서의 자연은 인간의 감각기능과 내적 기관을 계발하여 서로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감각기관이 정상적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적절하게 발달되어야 하며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즉, 자연적인 것은 내적 기관들의 발달이 서로 조화를 이루는 것을 말한다.

 

셋째, 자연 상태로서의 자연이다. 이것은 신이 내려 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며 진실하고 선(善)한 모습이다. 자연은 본래적으로 가지고 있는 인성으로서의 자연이며, 인간이 타고난 능력이자 본성이고 사회관습과 습관 등에 의해 변하기 이전읭 상태이다. 이러한 자연은 사회적으로 때묻지 않은 순수한 모습이다.

 

루소의 자연은 정신적인 측면과 물질적인 측면이 혼합되어 있다. 물질적인 측면은 눈에 보이는 자연이며, 정신적인 측면은 인간의 자유의지에서 기인하는 선천적인 능력이자 순수함이다. 이러한 자연을 부패하고 부조리한 사회가 교육한다는 것은 자연을 오염시키는 일이다. 그래서 루소는 사회에서 격리된 교육을 강조한다. 따라서 자연주의 교육은 부패나 불합리가 없는 자연에서의 교육과 발달 단계에 의한 교육을 말한다다. 이를 더욱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자연 상태에서 자연인을 교육하는 것이다. 자연인은 신이 창조한 자연에서 자신이 느끼고 눈으로 보고, 자기 감정으로 느끼고 이성에 비추어 판단하고 행동한다. 그러나 사회는 부조리와 부패, 불합리로 가득하며 이러한 사회에서 교육받는것은 자연인을 망친다. 그러므로 부패나 부조리가 없는 자연에서 교육받는 것이 자연주의 교육이다.

 

둘째, 내적 발달 단계에 근거한 교육이다. 내적 발달 단계에 근거한 교육은 자연의 원리를 따르는 것이다. 자연의 원리를 따르는 교육은 신이 인간에게 내려 준 능력과 성향을 인위적으로 변형하지 않는 것이다. 인간 내부의 자연적인 발달 순서에 따르는 것이 자연의 원리를 따르는 교육이다. 이러한 자연주의 교육은 자연에 의한 교육, 사물에 의한 교육, 인간에 의한 교육의 조화를 통해 이루어지며, 사물과 인간에 의한 교육을 자연의 교육에 일치시키는 것이다.

 

2) 발달 단계에 따른 교육

루소는 인간이 태어나 성장하고 결혼할 때까지를 다섯 단계로 나누었다.

 

첫째, 1단계는 영아기로 출생에서부터 5세까지의 시기이다. 이 시기의 유아는 즐거움과 고통의 감정이 명확하지 않고 무력하다. 따라서 유아가 움직일 수 있게 하되 다치지 않게 하고, 자유를 주어 근육이 발달하게 하여 강하고 건강한 육체를 기르도록 해야 한다. 또한 유아가 사물을 구분하는 것을 배우고, 감각을 통해 사물을 경험하고, 사물을 통해 즐거움과 고통을 경험하게 해야 한다. 특히 어머니의 역할이 중요하다. 어머니로 인해 자녀의 도덕적인 성향이 나타나므로 자녀를 신체적·정서적으로 압박하지 않고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고 사랑해야 한다.

 

둘째, 2단계는 5세에서 12세에 이르는 아동기로 신체의 여러 기관들이 성장하는 시기이다. 유아의 신체는 강해져 혼자 힘으로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이 시기에 자기애(amour de soi)와 이타애(amour proper)의 도덕개념을 발달시킨다. 자기애는 자연적이고 본능적인 개인의 흥미에서 나오며 이타애는 타인과 관계하며 타인 지향적인 관계에서 나온다(Gutek, 1997).

 

유아가 12세가 되면 도덕적이고 합리적이게 되므로 추론하게 한다. 그러나 명령과 지시는 좋지 ㅇ낳다. 또한 설교를 통해 도덕성을 불어넣거나 선과 악, 옳고 그름을 언어적으로 가르치려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유아가 읽을 준비가 되고 읽을 필요를 느끼면 자연적으로 읽기 때문에 독서를 강요하지도 않아야 한다.

 

셋째, 3단계는 12세에서 15세의 소년기이다. 이 시기는 이성에 눈뜨고 대상에 호기심을 가진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자연현상을 관찰하고 질문하며, 숲을 걷고 정원에 식물을 심고 기하학을 배운다. 또한, 지도와 지구본을 통해 현상을 관찰하고 경험하여 학습하고 목공과 같은 수작업을 배우며 정신적·육체적 노동의 조화를 이루는 것을 배우게 된다.

 

넷째, 4단계는 15세에서 18세의 청소년기이다. 이 시기는 성적 호기심이 발산되므로 특별한 안내가 필요하다. 성적 호기심으로 질문하면 대답을 상징적으로 하기보다 직접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또한 사회적 관계를 학습하고 타인의 관심과 필요를 이해하고 사회에 밈ㄴ감해지도록 여행을 하는 시기이다.

 

다섯째, 5단계는 18세에서 20세의 청년기이다. ‘인간성의 시기(age of humanity)’로 주변 환경보다 넓은 환경으로 나아가는 시기이다. 역사를 연구하여 인간의 선과 사회의 부패현상을 이해하며 도덕과 가족, 사회, 국가에 대해 이해하는 시기이다.

 

3) 아동 중심 교육

루소는 성선설을 주장하면서 유아들을 위한 교육은 인간이 가지고 태어나는 성선(性善)을 보존하는 것이며, 이는 유아를 위한 교육이고 자연법칙이라 하였다. 유아는 유아이며, 성인도 아니고 동물도 아니므로 유아를 위한 교육은 자연적 경향성을 존중하고 자연적 성장과 발달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교육은 유아의 미래를 위한 교육이 아니라 현재를 중요시하는 교육이어야 하고 지식 위주의 교육보다 감성 위주의 느끼는 교육이어야 한다. 또한 유아의 흥미와 욕구 및 자연적 경향성을 반영하고 존중하는 교육이어야 한다. 그리고 교사가 교육의 주인이기보다 유아가 주인이 되며, 자연적으로 나타나는 흥미와 호기심에 따른 교육을 실시하여 유아의 성장을 도와주는 것이 유아를 위한 참된 교육이다.

 

4) 소극적인 교육

소극적인 교육(negative education)은 교사 중심의 적극적인 교육과는 다른 개념이다. 당시 유럽은 암기 위주의 전통적인 지식 지향 교육이었다. 아동에게 금욕을 강조하고 자기 정진을 이끌어 내기 위해 엄격한 훈련과 끊임없는 자아성찰의 방법 등의 성인 지향적 교육방법을 적용하였고 아동은 성인 위주의 윤리적 행동규범에 따르도록 강요받았다.

 

이처럼 당시의 교육은 사회의 가치와 도덕 등을 교사가 전달하는 적극적인 방식의 교육이었다. 이로 인해 성인의 가치관이 아동에게 그대로 주입되고 교육은 지식위주로 이루어졌다. 따라서 유아가 가지고 태어난 자연적 발달 단계에 따른 교육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자연인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감각을 통해 스스로 보고 느끼고, 자신의 이성으로 판단하여 행동의 주체로 성장할 수 있는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 이러한 교육은 유아의 내면적인 발달을 최대한으로 보장하고 외부의 자극이나 환경의 영향을 최소한으로 제한하는 것으로 이것이 소극적인 교육이다. 그러므로 소극적인 교육은 유아의 내적 발달에 따른 흥미나 호기심을 바탕으로 교육내용과 방법이 결정되며 그것의 궁극적인 목적은 자연인의 양성이다.

 

루소는 《에밀》에서 인간의 타락과 부패를 지적하면서 이러한 사회에서는 유아의 자연스러운 발달을 조장할 수 없으므로, 유아를 기존 사회로부터 격리시켜 자연 속에서 교육할 필요가 있다고 하였다. 즉, 소극적인 교육이란 교사에 의한 직접적인 교육이 아니라 주위 환경을 통한 교육이다.

 

5) 가정교육의 중요성

가정은 가장 자연적인 사회로 사랑의 근원이며 선과 평등의 모체이다. 가정이 질서가 없고 자연성을 상실하면 사회도 질서가 없어지고 자연성을 상실하고 부패한다. 그러므로 가정은 사회의 근본으로 질서를 배우는 기관이다. 가정은 자녀들이 부모와의 사랑을 통해 스스로의 능력을 자연스럽게 발달시키는 인격형성과 교육의 장(場)이다.

 

루소는 가정에서의 양육과 교육에 대한 부모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부모는 자연적인 최초의 교사이자 영원한 교사라고 하였다. 양육은 어머니가 담당하는 것이 좋고, 교육은 아버지가 담당하는 것이 좋다고 하였다. 아버지를 자녀의 교육에서 중요한 존재로 간주하면서 남자아이는 아버지가, 여자아이는 어머니가 교육시킬 것을 주장하였다. 그렇지만 어머니가 교육을 잘하는 것이 아버지도 교육을 잘하는 근본이 된다고 한다. 가정교육에서 어머니의 역할에 대해 강조한 루소는 가정에서 어머니가 없으면 아이도 없다고 하면서 어머니의 가치를 강조한다.

 

4. 교육내용 및 방법

루소는 교육은 자연에 의한 자연의 교육이며, 교육의 시작과 끝은 자연이라고 한다. 자연은 인간에게 거짓을 주지 않고 본질적으로 선하며 자연 속에서는 인간이 행복할 수 있다. 루소의 교육방법과 원리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합자연의 원리이다. 루소는 자연성에 따라 교육하는 것이 진정한 교육이라 생각하였다. 자연의 법칙에 순응하고 자연성에 근거한 교육이란 학습자에게 외적인 것을 적극적으로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에 의한 교육, 사물에 의한 교육, 인간에 의한 교육이 서로 조화를 이루어 인간의 자연적 발달 단계에 맞도록 하는 것이다. 자연에 의한 교육은 인간의 능력과 기관의 내부적인 발달을 말하고, 사물에 의한 교육은 인간의 외부에 존재하는 사물에서 감각을 자극받고 인간이 경험으로 획득하는 경험교육을 의미한다. 그리고 인간에 의한 교육은 인간에 의한 능력과 기관의 내부적인 발달을 어떻게 활용하는가를 가르치는 교육이다.

 

둘째, 실제적 감각교육이다. 이것은 자연에 근거한 생활 그 자체의 경험을 통한 교육과 감각훈련을 통해 느끼고 깨달아 가는 방법으로 교육하는 것을 말한다.

 

셋째, 실물관찰을 통한 교육이다. 실물과 시청각을 통한 직관주의적 교육방법을 강조하였다. 즉, 책을 통하여 교육시키기보다 사물을 통해 직접 경험하고 느끼고 만져 보는 등의 실제 감각을 이용한 교육방법을 강조하였다.

 

넷째, 소극적인 교육이다. 학습을 사회의 목표에 맞추어 인위적으로 이끌어 가기보다는 자연적인 발달 단계에 따르는 것이다. 전자는 교사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교육이지만, 후자는 유아의 흥미와 호기심에 근거하므로 교사의 적극적인 개입이 없다.

 

다섯째, 흥미 위주의 자발성의 원리이다. 유아의 자연성을 키우기 위해 유아가 가진 내적 흥미 위주의 자발성을 존중하고 특히 개성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

 

5. 시사점과 비판점

1) 시사점

첫째, 루소는 전통적인 학교가 교육적이지 않으며 ‘준비된 환경’으로 되어 있는 교실이 자연으로 대체되기를 원했다. 유아는 자연환경에서 자연을 직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학교는 자연적인 장소로 변할 필요가 있다. 또한 루소는 가정이 자연성을 가지고 있다면 가장 좋은 교육의 장소라고 하였다.

 

둘째, 루소는 새로운 의미의 교육인 자연적인 교육을 소개하였다. 자연적인 발달 단계에 따라 자연에 의한 교육을 함으로써 신분계층과 관계없는 교육을 강조하였다.

 

셋째, 자연주의 교육과 아동 중심 교육이다. 루소는 유아는 본질적으로 선하며 자연적인 모습이라고 하였다. 자연주의 교육은 인간 내부에 존재하는 발달 단계에 따른 아동 중심 교육으로 교육방법에서 유아의 흥미나 실제 경험에 근거한 교육을 강조한다.

 

넷째, 교육의 방법에서는 감각적 실학주의에 근거하였다. 이것은 그 당시의 시대적 사회상에 비추어 볼 때 다른 점으로 실질적인 경험과 감각을 통한 학습은 전통적 주지주의의 성격과 다른 모습을 가진다.

 

2) 비판점

루소는 여성 교육을 강조하지 않았다. 어머니의 역할을 강조하면서도 여성이 교육받아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소홀히 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은 그의 교육 저서인 《에밀》에도 잘 나타난다. 에밀에 대한 교육을 펼쳐 나가면서도 소피에 대한 교육은 펼치지 않았다. 또한 자신의 자녀교육을 《에밀》처럼 책임지지 못했다는 점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3) 현대교육에서의 의미

루소는 인간의 본성에 대한 언급을 통해 아동 중심 교육사상을 강조하였다. 루소의 교육은 자연주의에 근거한 자연의 교육이자 아동 중심 교육이다. 즉, 유아의 현재 경험과 흥미를 근거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한다. 발달 단계를 강조하면서 이에 따른 교육이 이루어질 것도 강조하는데, 이런 점은 현대 유아교육에서의 ‘발달에 적합한 실제(DAP)’, 아동 중심 교육 등의 이론과 실제의 형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 유아교육철학 및 교육사, 김희태·정석환, KNOUPRES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