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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정

교육과정의 개념과 영역

by ⍣Humpback whale⍣ 2024. 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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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과정의 개념

교육과정에 대한 개념은 학자들마다 보는 시각과 관점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규정하고 있으며 합의된 정의는 없다. 교육과정을 넓게 생각하느냐 좁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질 수 있으며, 어디에 중점을 두고 있느냐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 원래 쿠레레(curere)라는 어원으로부터 출발한 교육과정, 즉 ‘curriculum’이라는 용어는 경기 코스, 트랙, 가르쳐야 할 교수요목(course of study)을 의미하고 있다.

 

교육과정에 대한 개념 정의는 이론가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태너 등(D. Tanner & L. N. Tanner, 1980)은 교육과정의 다양한 개념을 대체로 목적과 수단, 내용과 방법 이라는 이원론으로 나눌 수 있다고 보았다. 즉, 학생들이 달성해야 하는 목적이나 내용 혹은 계획으로 보는 입장과, 그 목적을 달성해 가는 과정이나 환경 혹은 학교의 지도하에 갖게 되는 경험으로 보는 입장의 두 부류로 나누어진다. 그러나 이것은 교육과정을 서로 다른 측면에서 정의 내린 것에 불과하며, 교육과정 개념의 논의에는 내용과 방법의 두 측면이 모두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교육과정은 내용(content)으로서의 교육과정, 경험(experience)으로서의 교육과정, 계획(plan)으로서의 교육과정, 결과(outcome)로서의 교육과정으로 나누어 생각할 수도 있고, 의도된 교육과정, 전개된 교육과정, 실현된 교육과정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교육과정에 대한 개념 정의들이 다양해지자 아이스너와 발렌스(E. W. Eisner & E. Vallence, 1974)는 다양한 교육과정의 개념들을 교육에서 추구해야 할 목적을 기준으로 하여 ‘인지과정의 발달에 중심을 둔 교육과정’, ‘기술로서의 교육과정’, ‘자아실현으로서의 교육과정’, ‘학문적 이성주의로서의 교육과정’, ‘사회재건으로서의 교육과정’의 다섯 가지 입장으로 분류하였다. 이는 학습지중심과 사회중심, 가치교육과 기술교육, 현재와 미래의 차원 중에서 어느 것에 더 치중하는가, 그리고 어떤 심리적 모델을 사용하고 있는가와 같은 요인들에 의해서 구분된 것이다. 이 중에서 개인적 적절성과 인지과정의 발달을 중심으로 하는 교육과정 입장은 NAEYC(미국유아교육협회)가 제안한 ‘발달에 적합한 실제’의 입장과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S. A. Kessler, 1991).

 

파이너(Piner, 1988) 등은 현행의 교육과정 동향을 교과의 효율적 운영과 같은 실천적 해답을 추구하는 ‘전통주의 입장’과 기존의 교육과정 개념을 비판하면서 새로운 관점에서 교육과정을 재개념화하려 시도하는 ‘재개념주의’ 입장이다.

 

전통주의 입장이란 교육과정 개발의 차원에서 교육목표를 규명하고 학습경험을 선정·조직하며, 교육 프로그램을 평가하는 체계적 계획에 초점을 둔 입장으로서, 타일러(Tyler)와 타바(Taba) 등의 이론을 들 수 있다. 이들의 연구는 실천 지향적이며 이론의 개발보다는 교실과 학교 현장의 실질적인 문제해결에 초점을 두는 것으로서 교육행정가들이 할 일을 분명히 밝혀 준다. 우리나라의 현행 유치원교육과정도 많은 부분이 전통주의자의 이론을 따르고 있다. 개념-경험주의로도 불리우는 전통주의 입장은 의도된 학습성과와 경험된 사실에 강조점을 두고, 교육의 당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문제들을 분류·조사·연구하는 접근방법을 도입함으로써 교육과정 연구의 이론 정립에 공헌하였다.

 

재개념주의는 교육과정을 과거의 관심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으로 재규명하고자 하는 것으로, 교육과정의 개념을 학교 밖의 사회문제와 관련지어서 파악하기 위하여 정치·경제·문화 구조와의 관련 속에서 이해하려 한다. 이러한 입장을 유아교육에 도입하여 양승옥(1987)은 유아교육과정의 재개념화를 시도해 본 바 있다.

 

이상 분류의 준거를 토대로 지금까지 교육과정 문헌에 자주 언급되었던 교육과정의 여러 유형들을 이귀윤(1990)의 분류를 이용하여 다음과 같이 분류하였다. 이는 교육과정에 대한 의미 파악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첫째, 교과중심 교육과정으로 이는 학교의 지도하에 학생이 배우는 모든 교과와 교재를 말한다. 교과중심 교육과정은 철학적 관점을 분류기준으로 삼을 경우 전통주의적 입장이라 볼 수 있고, 또 지식이나 학문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내용선정의 원천 중 지식을 분류기준으로 한 것이다.

 

둘째, 학문중심 교육과정으로, 이는 지식이나 학문의 구조를 가르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식이나 학문의 구조는 학습의 전이를 높이며 기억을 오래 가게 할 뿐만 아니라 고등지식과 기초지식 간의 간격을 좁힐 수 있다는 주장을 한다. 학교중심 교육과정도 교과중심 교육과정과 마찬가지로 철학적 관점에서의 분류에서는 전통주의적 입장에 기초하고 있으며, 내용선정의 분류기준에서 보면 지식에 비중을 두고 있다.

 

셋째, 인지과정중심 교육과정은 탐구결과로서의 지식 그 자체를 가르치기보다는 문제해결력, 창의력, 비판적 사고력 등 사고의 방식이나 학습하는 방법을 중시하는 교육과정 유형이다. 이 유형의 교육과정은 인지과정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교육과정의 구조에서 보면 교수계획과 교육과정을 일원적인 것으로 보는 입장이고 내용선정 기준에서는 지식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넷째, 경험중심 교육과정은 교육의 수단과 목적이 하나의 과정, 즉 경험과 분리될 수 없다는 입장으로 교사와 학생 간의 상호작용을 중시한다. 경험중심 교육과정은 철학적 관점에서 보면 진보적 입장으로 분류될 수 있으며, 교육의 목적에서 보면 개인과 사회를 동시에 중시하고 있다. 또한 내용선정의 원천에서 보면 문화적 측면을 많이 강조하고 있다.

 

다섯째, 인간중심 교육과정은 인간의 성장 가능성을 최대한으로 신장시키고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줌으로써 개인의 자아실현을 지향하는데 궁극적인 목적이 있다. 인간중심 교육과정은 철학적 관점에서 보았을 때 진보주의적 가치관에 입각하고 있으며 내용선정의 원천으로 보면 생활경험을 중시하는 입장으로 분류될 수 있다.

 

여섯째, 사회재건중심 교육과정은 학교가 사회의 중요한 문제들을 분석하여 이를 실천에 옮기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교육과정은 교육의 목적 중 사회에 초점을 둔 교육과정 유형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이상과 같은 교육과정에 대한 개념체계는 지식·인간·사회·자연·환경·문화 등을 보는 시각에 따라 다양한 의미로 해석될 수는 있으나, 의도적이고 계획적인 학교 교육에 적용하고자 하는 교육과정은 ‘형식적인 교육을 위한 교육목표나 교육내용, 교육방법, 평가를 체계적으로 조직한 교육계획’이라고 포괄적으로 정의할 수 있다.

 

▶ 교육과정의 영역

교육과정 영역에 관한 논의는 다양하다. 뷰챔프(George Beauchamp)는 교육과정 지식을 계획·적용·평가로 구분하였다. 최근에 잉글리시(Fenwick English)는 교육과정을 이데올로기적(혹은 철학적·과학적)·기술적(혹은 설계)·조작적(혹은 관리적) 쟁점으로 구분하고 있다. 쇼트(Edmund Short)는 교육과정의 영역을 정책수립·개발·평가·변화·의사결정·연구활동 혹은 분야, 그리고 탐구의 형태 및 언어(혹은 이론)로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다. 베허(Linda Behar)가 최초로 ‘교육과정 영역’(20년 이상 가장 영향력 있는 교육과정 교과서에 근거를 둔 광범한 지식의 영역)과 ‘교육과정 실제’(교사와 교육과정 전문가들이 교육과정에 관해 탐구하고 계획하고 실행하는 동안 종사하는 활동)를 확인하는 데 필요한 경험적 형식을 확립하였다. 이러한 교육과정 실제는 범주화되어 아홉 개의 교육과정 영역을 정의하고 정당화하기 위하여 사용되었다. 그것은 ① 교육과정 철학, ② 교육과정, ③ 평가 교육과정, ④ 연구 교육과정, ⑤ 역사 교육과정 개발, ⑥ 교육과정 설계, ⑦ 교육과정 평가, ⑧ 교육과정 정책, ⑨ 하나의 연구 분야로서 교육과정이다. 교육과정 영역을 규정하는 것은 이론가에 따라서 다르다.

 

글래트혼(Allan Glatthorn)은 다양한 방식으로 학교에 영향을 미치는 일곱 개 유형의 교육과정을 설명한다. 즉, ① 교육과정 학자들과 전문기관에 의한 ‘추천 대상으로서의 교육과정’, ② 주 또는 학교 지역구의 문서로 나타나는 ‘문서로서의 교육과정’, ③ 교사가 학교와 교실에서 적용하고 전달하고자 하는 ‘수업내용으로서의 교육과정’, ④ 교과서, 컴퓨터 등 교육과정의 적용을 지원하거나 도와주는 ‘지원체제로서의 교육과정’, ⑤ 측정되거나 검증되는 ‘평가 대상으로서의 교육과정’, ⑥ 학습자가 실제로 배운 ‘학습결과로서의 학습과정’, ⑦ ‘잠재적 교육과정’ 혹은 ‘무의도적 교육과정’이다. 전통적으로 교사는 대부분 학습결과로서의 교육과정과 평가 대상으로서의 교육과정의 영향을 받았고, 수업내용으로서의 교육과정에 대한 학생의 요구와 반응에 근거하여 교육과정을 결정하였다. 글래트혼의 구분을 넘어서서 ‘학습결과로서의 교육과정’이 진정한 의미의 교육과정이고 나머지는 모두 이차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교육과정 영역을 정의하는 데에 합의점은 없지만, 이론적 또는 실제적 교육과정 결정에 필수적으로 중요한 교육과정 지식인 교육과정 영역을 개념화하는 기본 틀을 확립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문제는 교육과정 저술가들이 교육과정 지식의 영역과 관련하여 의견의 일치를 볼 수 없는 데에 있으며, 또 교육과정을 그 자체의 범위, 내적 구조, 관계, 그리고 활동을 가진 독립된 분야로 보는 기본적 관점도 존재하지 않는 데 있다. 그러나 모든 교육과정의 지식 영역 중에서 어떤 경우에도 중요한 영역은 교육과정의 개발과 설계이다. 이것을 교육과정의 이론적인 측면으로 부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교육과정의 기술적인 측면으로 부르는 사람도 있다.

 

< 교육과정, 홍순정·김재춘 / KNOUPRES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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