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과 현대의 유아교육 – 성숙이론의 발달 패턴과 발달의 기타 원리 및 성숙이론에 대한 평가

1. 발달 패턴

성숙이론의 발달은 어떤 패턴을 지닌다. 이러한 패턴이란 뚜렷한 모양이나 형태를 가지고 있는 거승로, 어떤 행동들이 조직화되고 이것이 점차 누적되어 발달이 일어난다(김희태·정석환, 2012). 예를 들어 어떤 물건을 집기 위해서는 눈과 손의 협응이 이루어져야 한다. 눈과 손이 서로 협응되지 않는다면 물건을 집을 수 없기 때문에 눈과 손은 각각 발달되어야 하고, 이러한 발달은 서로 통합되어야 하며, 이로 인해 비로소 어떤 행동이 표출된다. 따라서 발달에서의 패턴은 분화와 통합의 과정을 거쳐 이루어진다. 분화와 통합의 모습은 발달이 어떤 형태를 지니고 있다는 것으로 곧 발달에서의 패턴화 과정(Patterning process)을 의미한다. 패턴화 과정을 통해 행동은 체계화되며, 이로 인해 발달은 모습을 갖춘다.

 

2. 발달의 기타 원리

(1) 상호교류

상호교류(reciprocal interweaving)란 서로 다른 두 개의 부분이 점차 효과적으로 기능하도록 체계화되어 가는 과정을 말한다. 게젤은 상호교류의 원리가 행동에 광범위하게 적용된다고 한다. 예를 들어 엎드리는 행동은 기기와 걷기를 통해 이루어지며, 그림을 그리는 것도 보고 움직이는 등의 발달이 서로 상호교류되어 점차 체계화됨으로써 이루어진다.

 

(2) 기능적 비대칭

기능적 비대칭(functional asymmetry)이란 성장과정에서 나타나는 완성 상태는 대칭이 아니라 비대칭적인 모습으로 나타나며, 이럴 때 가장 효과적으로 기능함을 의미한다(김희태·정석환, 2012). 인간의 발달은 어느 특정한 하나의 형태로 이루어지기보다는 서로 같은 형태의 다른 두 개가 조합되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때 두 개의 서로 다른 형태가 조합될 때 대칭적으로 조합하지 않고 비대칭으로 조합되어 기능한다. 게젤은 기능적 비대칭은 정면이 아닌 약간 비스듬한 위치에서 환경이나 현상을 접할 때 가장 효과적으로 기능한다고 하면서, 이를 ‘기능적 비대칭의 원리’라고 하였다.

 

(3) 자기규제

자기규제(self-regulation)는 우리가 유아에게 너무 일찍, 많은 것을 가르치려고 시도할 때 유아들이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처럼 자기 스스로의 내적 시간계획에 의해 발달을 조절하는 현상이다. 자기규제를 통해 인간의 발달은 점차 성숙의 방향으로 나아가며 새로운 발달 영역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3. 성숙이론에 대한 평가

성숙이론은 우리에게 내적으로 준비되지 않은 발달을 요구하고 지향하는 것은 발달의 역효과를 낳을 수 있음을 알려 준다. 자기규제의 원리에 의하면 너무 일찍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은 발달의 부적합 현상을 낳을 수 있고 완전한 발달이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 준다.

 

발달에서의 성숙이론은 유아교육에서 루소의 자연주의 교육사상 및 아동 중심교육으로 연결되고 NAEYC(미국 유아교육협회)의 ‘발달에 적합한 실제(DAP)’로 활용된다. 즉, 유아들의 내적 준비와 이에 따른 흥미와 호기심이 유아교육의 중요한 원리가 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유아교사는 유아를 관찰하고 유아의 현재 발달 상태에 적합한 환경을 준비하는 역할로 연결되었다.

 

게젤에 대한 비판은 ‘표준행동목록’이 연령과 연계되어 있다는 점 때문이다(김희태·정석환, 2012). 즉, 연령에 의한 표준행동목록의 규준은 너무 획일적이어서 규준적이지 않은 변화를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중류 가정의 유아들을 대상으로 추출된 것이어서 문화적 배경이 다른 유아들에게는 적합하게 적용되지 못할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그러나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유사함을 보여 주고 있는 것으로 가치가 있는 것으로 간주한다.

 

4. 성숙이론과 유아교육

성숙주의자들은 유아가 그들의 활동, 즉 무엇을 할 것인지, 언제 할 것인지, 얼마나 오랫동안 할 것인지를 선택하면서 자신의 행동에 자연스럽게 끌릴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유아에게 상당량의 자유를 부여할 것을 주장한다(양옥승 외, 2001). 성숙주의자들은 바람직한 환경 속에서 유아가 자신의 내적 수행능력에 따라 발달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가르치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유아의 흥미와 요구에 적합한 허용적이고 편안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본다(이기숙, 2004). 따라서 유아에게 자연스러운 환경을 제공하려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유아들에게 제공한다.

 

성숙이론은 학습에서의 준비도 개념을 이끌어 냈으며(Spodek & Saracho, 1994), 질 높은 교육을 실시하기 위해서는 유아의 발달 수준에 적합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강조하였다. 만약 유아가 무언가를 배울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판단되면, 교사는 유아가 좀 더 성숙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며 효과적인 학급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학습준비도가 비슷한 유아들로 집단을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이기숙, 2004).

 

교사는 유아의 연령에 맞는 행동과 경험을 잘 알고 적절한 자료나 활동을 준비할 책임이 있다. 교사는 유아가 주도하는 행동을 관찰하여 반응하고 유아가 자발적으로 하는 행동들이 형식적 학습의 토대가 되도록 교육적인 순간을 포착해야 한다. 또한 유아가 감정표현을 쉽게 하고 자아존중감을 증진시키도록 도와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즉, 따뜻하게 의욕을 고취하고 양분을 공급하는 환경을 만들어주어 발달이 잘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양옥승 외, 2001).

 

성숙이론에 의한 유아교육의 일반 원리는 다음과 같다(이기숙, 2004).

 

첫째, 유아는 자신의 발달 수준에 적합한 활동을 선택할 수 있으므로 많은 선택의 기회를 주고 불필요한 성인의 개입을 최소한으로 줄인다.

 

둘째, 유아가 자신의 발달 수준에 적합하지 않는 과제를 수행하도록 강요당하거나 압력을 받아서는 안 된다. 유아에게 압력이 주어지지 않고 허용적인 분위기가 제공된다면, 그들은 모든 영역에서 자신의 가능성을 점진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셋째, 유아의 발달은 자신의 내적 성장의 힘에 따라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유아교사는 유아가 자신을 수용하고 이해하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 양육적이고 수용적인 환경이 유아에게 제공된다면 유아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성장한다.

 

넷째, 유아는 다양하고 풍부한 자료를 사용하여 발달하므로 성인은 이를 제공하도록 한다. 따라서 성인은 유아의 흥미와 발달에 적합한 자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제공된 자료들 중 어떤 것을 유아가 사용하지 않는 다면 그 자료는 그들의 발달 수준에 적합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다섯째, 유아들의 작업이나 놀이의 결과에 대해 성인이 수정하는 것은 최소한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교사는 유아의 발달 수준과 경험에 적합한 행동이나 반응을 보여야 한다. 교사가 유아를 수용하고 친절히 안내하며 그들의 요구와 흥미를 자극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일방적인 지시나 수정, 행동의 적극적인 수정 등은 바람직하지 않다.

 

여섯째, 바람직하고 적절한 경험은 유아에게 아무 조건 없이 제공되어야 한다. 체계적으로 외적 강화를 제공함으로써 유아의 본질적인 성향을 전환시키려는 시도는 발달에 대한 근시안적인 조치이며 역효과를 초래한다.

 

일곱째, 유아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집단 구성방법은 발달 수준이 같은 또래끼리 집단을 이루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발달적으로 지체된 유아나 장애를 겪고 있는 유아는 그들과 비슷한 유아들과 그룹지어야 한다. 그리고 특정 활동은 매일 일정한 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좋다. 동적·정적인 활동, 집단·개별 활동, 지시적·비지시적 활동의 균형은 대상 유아의 연령, 집단규모, 활동 특징에 따라 적절히 안배되어야 한다.

 

< 유아교육철학 및 교육사, 김희태·정석환, KNOUPRESS ＞